AI 핵심 요약
beta- 청호나이스는 30일 상속세보다 경영 판단 미흡으로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 비상장사 구조 속 승계 준비와 재원 마련을 미리 하지 않았다.
- 상속세 희생양으로만 보는 시각은 사실을 단순화했다고 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3천억 상속세에 가려진 아쉬운 경영 판단
잘못 소비된 청호나이스 서사 바로잡기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청호나이스는 정말 상속세 때문에 무너진 것일까"
고(故) 정휘동 전 회장이 세상을 떠났을 때도, 그의 숨겨진 친자가 상속재산을 요구하며 법적 분쟁이 불거졌을 때도, 그리고 글로벌 사모펀드(PEF) 칼라일이 청호나이스의 새로운 주인으로 등장한 지금에 이르기까지도 이 질문은 좀처럼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청호나이스는 상속세에 무너진 것이 아니라 스스로 무너졌다고 보는 편이 맞다. 진짜 문제는 막대한 상속세 자체가 아니라, 비상장사라는 구조적 한계 속에서 상속세를 감당할 재원을 미리 마련하지 못했다는 데 있었다.

청호나이스와 마이크로필터 등 그룹의 주요 계열사는 모두 비상장사다. 상장사라면 보유 지분 일부를 시장에 매각해 상속세 재원을 마련할 수 있지만, 비상장사는 이런 통로가 사실상 막혀 있다.
그리고 청호나이스가 비상장사 체제를 유지한 것은 자율 경영, 다시 말해 오너 일가의 경영권과 사적 이해관계를 지키기 위한 자발적인 선택이었다.
실제로 청호나이스는 정휘동 전 회장 등 오너 일가가 개인 명의로 보유한 건물을 장기간 임차해 사용하는 구조를 유지해 왔다. 법인이 지급한 임차료가 오너 개인에게 귀속되는 방식이다.
만약 청호나이스가 상장사였다면 이런 구조는 훨씬 큰 논란에 휩싸였을 가능성이 높다. 특수관계인과의 부동산 거래는 공시 대상이며, 이러한 거래가 지속될 경우 주주가치 훼손이나 사익편취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환금성이 낮은 비상장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데도 오너 일가는 승계 준비에도 소극적이었다. 상속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사전 증여나 지배구조 정비 등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승계 절차를 사실상 밟지 않았다.
정휘동 전 회장 역시 생전 별도의 승계 작업에 나섰다는 흔적은 찾기 어렵다. 알려진 것은 유언장에 전처소생 정성훈 씨에게 "미안하지만 네게 줄 것은 없다"는 말을 남긴 것뿐이었다.
결국 청호나이스를 위기로 몰아넣은 것은 상속세를 감당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지 않은 경영 판단이었다. 비상장사를 유지하며 얻은 경영 자율성과 사적 이익은 누렸지만, 그에 따르는 승계 리스크에는 제대로 대비하지 않았다.
이미 칼라일에 매각된 지 한참 지난 회사를 왜 이제 와 꺼내느냐고 묻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이에 사족 하나만 덧붙이자면.
사실관계 하나를 바로잡는 일은 그 이후의 논의까지 바꾼다. 이것은 기자로서 늘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이다.
요즘 청호나이스는 상속세 인하 논리의 대표 사례처럼 소비된다. 오너 일가에 부과된 3000억원 규모의 상속세만 부각되면서, 마치 과도한 상속세 때문에 무너진 기업인 것처럼 말이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도 이달 초 정책 세미나를 열고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최고 수준의 상속세율 탓에 청호나이스와 같은 우리 기업이 외국 자본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상속세가 과하다는 주장에는 일정 부분 공감한다. 다만 정책은 정확한 사례 위에서 출발해야 한다. 청호나이스를 상속세의 희생양으로만 남겨두는 것은 사실을 지나치게 단순화하는 일이다.
그래서 청호나이스가 왜 무너졌는지, 그 이유만큼은 제대로 기록해 두려는 것이다.
stpoemseo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