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은 "익명 유럽 외교관들의 완전한 가짜 뉴스"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로베르토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가 최근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신 상태가 정상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2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피초 총리는 EU 정상 중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정책을 지지·옹호하는 몇 안 되는 인물 중 한 명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는 또 대표적인 친푸틴·친러시아 성향으로 분류된다.
폴리티코는 "피초의 발언은 그가 유럽 내에서 가장 친트럼프 성향의 정치인 중 한 명이라는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고 진단했다.

보도에 따르면 피초 총리는 지난 2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긴급 EU 정상회의에서 자신이 지난 1월 17일 미국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을 때의 일을 공유했다.
EU 정상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그린란드 압박과 유럽 8개국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등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 정상회의를 열었다.
이날 피초 총리는 일부 정상들과 EU 핵심 관계자들만 참석한 비공식 모임에서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만난 트럼프는 위험하다(dangerous)는 인상을 줬다"며 그의 심리적 상태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는 것이다.
폴리티코는 이 같은 내용을 EU 4개국 출신 외교관과 EU 고위 관계자 등 외교관 5명으로부터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 외교관은 피초 총리가 트럼프와의 만남으로 "트라우마를 입은 것처럼 보였다"고 했다. 또 다른 외교관은 대화에 직접 참여했던 자국 정상으로부터 전해 들은 말을 인용해 피초가 트럼프를 "제정신이 아닌(out of his mind)" 사람으로 묘사했다고 했다.
다만 이들 외교관들은 트럼프가 무슨 말을 했기에 피초 총리가 그런 생각을 갖게 됐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피초 총리의 이 같은 비공식 발언은 그가 마러라고 방문 이후 공개적으로 표명한 입장과는 상당히 달랐다.
그는 페이스북에 올린 영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마러라고 자택으로 초청한 것은 "높은 존중과 신뢰의 표시"라며 두 정상이 우크라이나 문제와 EU가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다는 공동의 인식을 '비공식적이고 개방적인 대화' 속에서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미국이 우리 견해를 구한 이유는 우리가 '브뤼셀(EU)의 앵무새'가 아니기 때문"이라며 "이는 슬로바키아가 EU의 입장을 그대로 따라 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미국 측은 폴리티코의 보도 내용을 강하게 부정했다.
애나 켈리 미 백악관 대변인은 "보도된 내용은 주목받고 싶어하는 익명의 유럽 외교관들이 퍼뜨린 완전한 가짜 뉴스"라며 "마러라고 회동은 긍정적이고 생산적이었다"고 말했다.
두 정상 회동에 참석했다는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어색하거나 부적절한 순간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두 정상의 만남은 피초 총리의 요청으로 이뤄졌으며 분위기는 즐겁고 정상적이었다"고 했다.
슬로바키아 정부는 폴리티코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한편 피초의 발언과 별개로 유럽 지도자들과 EU 고위 관리들은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성"에 점점 크게 우려를 하고 있다고 또 다른 EU 외교관이 폴리티코에 말했다.
브뤼셀과 각국 수도 간 정치 논의에 관여하는 한 EU 관계자는 "미국 대통령의 건강에 대한 우려가 모든 수준에서 점점 더 자주 논의되는 주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ihjang6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