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링턴 지분 투자...외국인 수급 재유입
SKT 시총 1위 복귀…통신 대장주 자리 재탈환
'KT·LGU+' 주주환원 정책 기대...목표 주가 상향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중심의 쏠림 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무선통신서비스 업종이 주주환원 기대와 외국인 수급 유입을 계기로 재평가 국면에 접어드는 모습이다. 해킹 사태 등 지난해 주가를 짓눌렀던 악재가 점차 해소되면서 이동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1~27일) 주가 흐름은 SK텔레콤(SKT)이 가장 두드러진다. SK텔레콤 주가는 최근 한 달간 약 29% 상승하며 이동통신 3사 가운데 가장 가파른 오름세를 기록했다. 지난 27일에는 장중 7만16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SK텔레콤은 전날 기준 시가총액이 약 14조9064억원으로 확대되며 KT(14조1132억원)를 제치고 통신 업종 내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이는 지난해 초 역전됐던 양사 간 시가총액 순위가 1년 만에 다시 뒤바뀐 것이다. 같은 기간 KT와 LG유플러스(LGU+)도 각각 9.1%, 13% 상승하며 현재 5만6000원대와 1만60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실적 시즌을 앞두고 주가 반등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증시 강세 속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통신주 주가가 점진적으로 회복되는 모습으로, 지난해 연말 불거졌던 해킹 이슈와 배당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국계 기관투자자의 유입도 통신주 재평가 기대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영국계 자산운용사 웰링턴운용(Wellington Management)는 올해 초 SK텔레콤 지분 5.01%를 확보하며 4대 주주로 올라섰다. 앞서 웰링턴은 지난해 11월 KT 지분을 매입해 현재 6.53%를 보유하고 있다. 60개국 이상에서 약 1조달러(약 1425조 3000억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웰링턴이 국내 통신사에 5% 이상 지분 투자를 단행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웰링턴은 두 회사 모두에 대해 투자 목적을 '단순 투자'로 밝혔다.
시장에서는 통신사들의 배당 정상화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분기배당 도입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3분기 유심 해킹 사태 여파로 분기 배당을 지급하지 못했다. 다만 올해부터는 배당이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최소 주당 배당금이 3500원 수준으로 회복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엔트로픽 지분 보유에 따른 현금흐름 개선이 배당 재개 여력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홍식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부진 및 배당 미지급 가능성을 대다수 투자가가 인지하고 있고 독자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수급상 이점이 생겨날 전망"이라며 "SK텔레콤은 미국 AI 기업 엔트로픽 지분을 보유 중이며 기업공개(IPO) 이후 매각을 계획 중이다. 연내 매각 시 매각 차익은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라고 평가했다.
KT 역시 연말 해킹 논란과 위약금 면제 조치로 4분기 실적은 다소 부진할 수 있으나, 주주환원 기조 자체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KT는 밸류업 정책의 일환으로 오는 2028년까지 매년 시가총액의 약 2%에 해당하는 2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추진하고 있다. 배당수익률은 5% 안팎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 예상 주당 배당금은 2400원, 배당수익률은 약 4.6%로 추정된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고려할 때 KT에서 주주환원이 지속적으로 강화될 가능성이 높고 배당소득 분리과세 혜택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LG유플러스에 대해서도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기대가 이어지고 있다. 하나증권은 LG유플러스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자사주 매입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올해 자사주 매입 규모는 900억원으로 확대되고, 주당배당금(DPS)도 650원에서 700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홍석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익 증가와 함께 배당 가능한 주식 수가 감소하면서 자사주 매입 규모 확대와 주당배당금 증가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LG유플러스의 이익 성장과 배당 확대를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른 측면이 있지만, 최근 지표를 통해 점차 확인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상향도 이어지고 있다. 하나증권은 SK텔레콤의 목표주가를 기존 대비 약 45% 상향한 8만원으로 제시했다. 외국인 수급 유입과 함께 통신 중심 사업 구조에서 AI 기반 사업으로의 확장이 중장기 재평가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SK텔레콤은 '통신주'에서 'AI주'로의 전환을 본격화하며, LG·업스테이지와 함께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2단계에 참여하고 있다.
KT에 대한 목표주가 컨센서스도 상향 조정되는 흐름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6만6000원이던 컨센서스는 새해 들어 6만6706원으로 높아졌다. 하나증권은 KT의 목표주가를 7만6000원으로 제시했다.
LG유플러스 역시 증권가의 평가가 개선되고 있다. 하나증권은 LG유플러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1만6000원에서 약 25% 상향한 2만원으로 제시했다. 김홍석 하나증권 연구원은 "본격적인 이익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며 "비용 구조 정상화와 이동전화 매출 반등이 맞물리며 실적 개선이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nylee5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