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정지석 부상으로 '흔들'···아시아쿼터 이든 영입으로 반등 노려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줄곧 선두를 지켜오던 대한항공의 위치가 달라졌다. 시즌 중반까지 1위를 유지하던 대한항공은 올스타 휴식기를 앞두고 결국 선두 자리를 내줬다. 이제는 현대캐피탈을 뒤쫓는 '추격자'의 입장에서 후반기를 맞이하게 됐다.
진에어 2025-2026 V리그는 23일을 끝으로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선수들은 올스타전을 치른 뒤 짧지만 소중한 휴식을 갖고, 오는 29일부터 다시 5라운드 일정에 돌입한다. 각 팀당 12~13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팬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정규리그 우승 경쟁으로 향하고 있다.

남자부에서는 특히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선두 다툼이 최대 관심사다. 개막 이후 카일 러셀(등록명 러셀)과 정지석이라는 확실한 공격 옵션을 앞세운 대한항공은 시즌 내내 선두를 지켜왔다. 하지만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올스타 휴식기를 앞두고 흐름이 급격히 흔들렸다.
가장 뼈아팠던 변수는 정지석의 이탈이었다. 정지석은 훈련 도중 오른쪽 발목을 다쳐 병원 검진을 받았고, 발목 인대 파열이라는 진단을 받아 한동안 코트에서 모습을 감췄다. 설상가상 정지석의 공백을 메우던 임재영마저 부상으로 쓰러졌다. 임재영은 지난달 28일 우리카드와의 경기 중 왼쪽 무릎 반월상 연골판을 다쳐 수술대에 올랐고, 이로 인해 대한항공은 순식간에 왼쪽 날개 자원 두 명을 동시에 잃는 악재를 맞았다.
대한항공의 헤난 달 조토 감독은 김선호, 곽승석, 서현일 등 가용 자원을 활용해 라인업에 변화를 주며 돌파구를 모색했지만, 공격력 저하는 쉽게 해결되지 않았다. 결국 대한항공은 두 주전 날개가 빠진 이후 치른 4라운드 6경기에서 단 1승에 그치며 5패를 떠안았고, 1위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었다.

그 사이 현대캐피탈은 완전히 다른 흐름을 탔다. 3라운드에서 4승 2패를 기록한 데 이어, 4라운드에서는 6경기에서 5승을 쓸어 담으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현재 두 팀은 나란히 15승 8패를 기록 중이지만, 현대캐피탈이 승점 47로 대한항공(45점)에 2점 앞서 선두에 올라 있다. 공수 밸런스와 경기 운영 면에서 현대캐피탈이 안정감을 보이고 있다.
다만 현대캐피탈 역시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팀의 핵심 공격수 허수봉이 허리 통증으로 올스타전에 뛰지 못해 우려를 낳고 있다.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지만, 리그와 국가대표 일정을 오가며 쉼 없이 달려온 허수봉의 몸 상태는 민감한 사안이다.
허수봉은 현재 333점으로 국내 득점 1위를 달리고 있으며, 공격 성공률 53.44%로 전체 2위, 오픈 공격 성공률에서도 상위권에 올라 있는 국내 최정상급 아웃사이드 히터다. 그의 컨디션 변화는 현대캐피탈 전력에 직결될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 역시 반격을 위한 준비에 나섰다. 정지석이 올스타 휴식기 직전에 코트로 돌아왔지만, 발목 부상의 여파로 아직 100% 컨디션은 아니다. 이에 대한항공은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주전 리베로로 활약하던 아시아쿼터 이가 료헤이(등록명 료헤이)와 결별하고, 호주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이든 게럿을 영입했다.
료헤이는 지난 시즌 후반기 모라디 아레프의 대체 아시아쿼터로 합류해 18경기 76세트를 소화하며 리시브 효율 50.71%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에도 22경기 80세트에 출전해 수비에서 안정감을 더했지만, 리시브 효율은 38.27%로 다소 하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에 적잖은 기여를 했던 자원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결단을 내렸다. 수비 안정감보다 공격력 보강이 절실하다는 판단이었다. 정지석의 복귀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컨디션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고, 추가 공격 옵션 확보가 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료헤이가 빠진 리베로 자리는 강승일로 메울 전망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베테랑 곽승석을 리베로로 기용하는 선택지도 열려 있다.

새롭게 합류한 이든은 호주 남자배구 국가대표 출신으로, 2024-2025시즌 그리스 리그에서 주전 아웃사이드 히터로 활약했다. 2025-2026시즌을 앞두고는 아랍에미리트 리그 하타 클럽 두바이로 이적을 준비 중이었으나, 대한항공의 제안을 받아 한국행을 결정했다. 시즌 후반기에 합류하는 만큼, 세터와의 호흡을 얼마나 빠르게 끌어올리느냐가 관건이다.
헤난 감독은 "료헤이 선수는 팀의 주전 리베로로서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 줬지만, 팀 사정상 불가피하게 교체를 결정했다"라며 아쉬움을 전한 뒤, 이든에 대해서는 "젊고 성장 가능성이 크며 다양한 리그 경험을 갖춘 선수다.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현재 두 팀의 승점 차는 단 2점. 더욱이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은 남은 일정에서 세 차례나 맞대결을 치러야 한다. 5라운드 첫 경기부터 변수는 존재한다. 현대캐피탈은 4위 한국전력과, 대한항공은 3위 KB손해보험과 각각 맞붙는다. 모두 봄 배구를 노리는 강팀인 만큼, 이번주 결과에 따라 선두 경쟁 구도가 다시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