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희·정현백·이정옥 "젠더 이퀄리티 이제야"…女노동·거버넌스 과제 제시
원민경 "컨트롤타워 강화·임금공시제 도입…디지털성범죄 통합지원단 설치"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폐지 위기에서 장관 공백까지 겪었던 여성가족부가 성평등가족부로 확대·개편됨에 따라 올해 여성신년인사회는 성평등부 장·차관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됐다. 역대 장관들은 "이제야 성평등이라는 제 이름을 찾았다"며 ▲여성 노동·저임금 문제 ▲평화통일·민주시민 교육과의 젠더 관점 결합 ▲국제 기준에 맞춘 성평등 거버넌스 강화 등을 새해 과제로 제시했다.
지은희 제2대 여성부 장관은 2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6년 여성 신년인사회에서 "여성부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 '젠더 이퀄리티'(성평등)를 지향했는데, 이제야 제 이름을 찾아간 느낌"이라며 "사회 양극화가 심각한 만큼 여성 노동자의 저임금·노동조건 문제를 주요 과제로 삼은 점에 기대가 크다"라고 말했다.

여성 신년인사회는 성평등부의 후원으로 1990년부터 매년 열리는 행사로, 각계의 여성 대표들이 모여 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 새해의 도약을 다짐하는 교류·협력의 장이다.
윤석열 정부 시절 전신인 여가부가 존폐 기로에 놓이며 장관 공백이 장기화되자, 지난해 인사회에는 신영숙 당시 차관만 참석했다. 이후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부처가 성평등부로 확대·개편되면서 올해는 원민경 장관과 정구창 차관 모두 자리를 함께했다.
폐지 위기를 딛고 맞은 신년인 만큼 이날 인사회에는 지 전 장관을 비롯한 역대 장관들이 참석해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정현백 여가부 장관은 "지난 몇 년간 부처 정체성이 의심받고 폄하되는 시기를 견뎌온 구성원들에게 감사하다"며 "통일부·교육부가 추진 중인 평화통일·민주시민 교육 흐름 속에서 젠더 관점을 어떻게 교차할지 성평등부가 고민해 달라"라고 주문했다. 젠더 이슈를 둘러싼 사회 인식 지형이 바뀌는 만큼 "정부와 시민사회가 더 적극적으로 대화하는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도 촉구했다.
이정옥 전 여가부 장관 역시 "2026년은 연대기적 시간이 아니라 '카이로스'적(결정적) 시기"라며 "세계적으로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가운데 성평등 역시 국제 기준을 도입해 격차를 줄여온 한국의 경험을 다른 나라와 공유할 때"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문진영 청와대 사회수석비서관의 대독을 통해 한동안 축소됐던 성평등 정책을 복원하고 공백을 채우기 위해 여가부를 성평등부로 확대 개편했다며 "대한민국이 명실상부한 실질적 성평등 국가로 거듭나도록 전력을 다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노력이 쌓여 우리 사회의 높은 차별의 비율이 낮아지고 대한민국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면서도 "여전히 유리천장이 존재하고 성평등 지수는 OECD 주요국 중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다양한 구조적 차별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가 누군가에게는 멀게만 느껴지는 현실"이라며 "성별에 따라 기회의 폭이 달라지고 안전과 존엄이 위협받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성평등 정책 방향에 대해 "차이가 차별이 되지 않고 다름이 배제의 이유가 되지 않는 사회, 누구나 안전하고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는 공동체를 반드시 만들어가겠다"며 "정부가 놓친 부분이 있다면 바로잡아주시고, 올바른 길을 가고 있는지 날카롭고 매섭게 지켜봐 달라"라고 촉구했다.
원 장관은 "지난해 성평등부는 회복과 복원의 시간을 가졌다"며 "부처 조직을 개편하고 팀을 확대했으며, 중앙과 지방·정부와 민간 간 정책 거버넌스를 강화해 성평등 정책 주무부처로서 위상과 역할을 높이고자 했다"라고 밝혔다.
올해 추진 과제로는 컨트롤 타워 강화와 젠더폭력 대응을 전면에 내세웠다. 원 장관은 "양성평등위원회의 기능을 전면 개편하는 등 컨트롤 타워 기능을 강화해 전 부처 정책에 성평등 관점이 반영되도록 하겠다"며 "양성평등센터를 전국 17개 시·도로 확대해 지역 특성에 맞는 성평등 환경을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노동 분야에서는 고용평등 임금공시제를 본격 도입해 노동시장의 성별 격차를 완화하겠다고 했다.
디지털 성범죄를 포함한 젠더폭력 대응 강화도 예고했다. 그는 "관계기관 합동의 '디지털 성범죄 피해 통합 지원단'을 설치해 상담부터 삭제 지원, 수사 요청까지 원스톱으로 연계되는 지원 체계를 완성하겠다"며 "경찰 등 관계부처와 협력해 스토킹·교제폭력의 재발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고 긴급주거 지원, 치료·회복 서비스를 통합 제공해 피해자 지원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이날 인사회를 개최한 김삼화 양성평등교육진흥원장은 "기술 대전환과 디지털 전환 속에서 성평등 가치가 일상에 굳건히 뿌리내리도록 성평등 가치 확산의 선도기관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겠다"라고 다짐했다.
jane9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