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3000점 기증·의료 지원 1조로 사회공헌
"문화는 미래 위한 시대적 의무" 이건희 철학 반영
상속세 12조 연부연납 막바지…4월 최종 납부 예정
삼성일가 28일 美 '이건희 컬렉션' 갈라 참석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12조원이 넘는 삼성 총수일가의 상속세 납부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이 남긴 문화 유산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21년 상속세 부담이 12조원을 넘자 삼성 일가가 상속 자산을 대규모로 매각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유족은 매각 대신 2만3000점이 넘는 '이건희 컬렉션'을 기증하고 의료 공헌에도 1조원을 내놓는 방식으로 사회 환원을 선택했다. 이 선대회장은 생전 "문화는 미래를 위한 시대적 의무"라고 강조해 왔다. 이번 미국 전시는 그 철학을 바탕으로 한 삼성의 사회공헌 행보를 해외 무대에 알리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삼성의 사회공헌 철학, 미국으로
21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과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 삼성 일가는 오는 28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이건희 컬렉션 전시 기념 갈라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스미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이건희 선대회장의 70여년에 걸친 수집의 결실이다. 이 선대회장 유족이 지난 2021년 기증한 2만3000점 이상의 컬렉션 가운데 엄선된 작품을 미국 관객에게 처음 선보이는 전시다. 앞서 우리나라에서 진행된 순회전에는 350만명 이상이 다녀갔고, 미국에서도 현재 4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몰렸다.
정윤 삼성전자 북미총괄 부사장은 앞서 삼성 뉴스룸에서 "이 회장의 아낌없는 기부는 한국의 문화유산을 세계와 나누고자 하는 깊은 헌신을 보여준다"며 "이번 전시는 한국 예술의 풍요로움과 업적을 미국 대중에게 알리는 동시에, 이재용 회장과 삼성 일가가 이어온 사회공헌 철학을 공유하는 의미 있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건희 "문화유산 보존은 시대의 의무"
이 선대회장은 평소 "사람들의 일상적인 생활에서 문화적인 소양이 자라나야 한다"며 국민의 문화적 소양을 높이는 데 큰 관심을 기울였다. 지난 2004년 리움미술관 개관식에서도 "비록 문화유산을 모으고 보존하는 일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들어갈지라도 이는 인류 문화의 미래를 위한 것으로서 우리 모두의 시대적 의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특히 이 선대회장은 소중한 문화재가 국내외에 흩어져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흩어져 있는 문화재를 모아 국립박물관의 위상을 높여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재능 있는 인재를 선발해 해외 연수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예술 생태계 기반을 다지는 데도 힘을 보탰다. 아울러 '삼성호암상' 예술상을 제정해 인류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 예술인을 시상하며 한국 문화 발전을 뒷받침했다.

◆상속세 12조 부담 속 매각 대신 '기부'
이재용 회장을 비롯한 유족은 지난 2021년 문화재와 미술품을 기증하는 동시에 ▲감염병 극복 7000억원 ▲소아암·희귀질환 지원 3000억원 등 의료공헌에도 1조원을 기부했다. 문화재 기증과 의료 기부를 합치면 사회 환원 규모는 1조원을 넘어선다. 상속세 부담이 12조원을 넘는 상황에서도 상속 재산을 대규모로 매각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사회 환원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속세 납부 역시 종착점을 향하고 있다. 삼성 총수일가는 이 선대회장 별세 이후인 2021년부터 5년간 총 6회에 걸쳐 연부연납 방식으로 상속세를 납부해왔다. 현재 5회차 납부를 마친 상태다. 마지막 상속세 납부는 오는 4월로 예정돼 있다.
상속세 부담액은 홍 명예관장 3조1000억원, 이재용 회장 2조9000억원, 이부진 사장 2조6000억원, 이서현 사장 2조4000억원 순으로 알려졌다. 세 모녀는 보유 지분 매각과 주식 담보 대출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해왔다. 이 회장은 배당금과 일부 신용 대출로 상속세를 충당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syu@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