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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정치분석] ①의회 속기록에 담긴 민주주의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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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핵심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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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는 의회 속기록을 통해 민주주의의 언어적 질서를 분석하는 두 가지 지표를 제시했다.
  • 설득 기술을 측정하는 CPS-15와 민주주의 건강성을 진단하는 DRHI 지표로 국가 흥망에 따른 의회 언어의 변화를 추적한다.
  • 바이마르 공화국부터 현대 한국까지 의회 속기록의 문장 변화를 통해 민주주의 붕괴 과정을 규명할 예정이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이른 아침, 스웨덴 의회도서관에서 낡은 제본을 펼치면, 민주주의는 생각보다 단순한 형태로 나타난다. 선거 포스터도, 혁명의 군중도, 정열적인 연설문도 아니다. 회의록이다. 정확히 표현하면 의회 속기록이다. 표지에는 날짜와 본회의 회차가 찍혀 있고, 안쪽에는 수백 개의 문장이 단정한 글씨로 쓰여 있다. 누가 누구에게 무엇을 물었는지, 어떤 장관이 어떻게 답했는지, 어떤 의원이 어떤 단어로 상대를 규정했는지, 그리고 그 말들이 어떤 표정으로 받아들여졌는지. 민주주의의 흥망을 말하려면, 우리는 결국 이 숨어 있는 속기사들의 문장들 안으로 들어가 봐야 한다.

스웨덴 의회도서관 [사진=Raphael Saulus, Wikimedia Commons]

정치학 연구에서 민주주의를 제도로만 이해하려는 습관은 오래되었다. 헌법과 선거, 정당과 의회, 권력 분립과 법치. 물론 이것들은 핵심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순간이 있다. 제도가 살아 있는데도 민주주의가 병들어 가는 순간, 법률이 존재하는데도 공적 논리가 무너지는 순간, 선거가 치러지는데도 시민이 서로를 시민으로 대하지 않는 순간이다. 이때 먼저 흔들리는 것은 보통 제도가 아니라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에서부터 시작된다. 공적 정당화의 언어가 거칠어지고, 근거가 줄어들고, 상대의 시민성을 인정하는 문장이 사라지고, 반대자를 설명의 대상으로 삼기보다 제거의 대상으로 삼는 단어들이 늘어난다. 위르겐 하버마스가 민주주의를 공적 정당화의 절차로 이해했던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민주주의는 투표 이전에, 서로에게 이유를 제시하고 반박을 견디는 언어적 질서라는 뜻이다(Habermas 1996).

이 글에서 붙잡고 싶은 것은 그 언어적 질서의 온도다. 지도자의 말은 중요하다. 한 문장이 시대를 규정하는 순간이 있다. 그러나 지도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민주주의가 매일 작동하는 현장은 의회다. 그리고 의회의 실체는 속기록이다. 런던 웨스트민스터의 Hansard, 스톡홀름의 Riksdagsprotokoll, 워싱턴의 Congressional Record, 파리의 Journal Officiel, 그리고 바이마르 공화국 시기의 Reichstagsprotokolle. 이 문서들은 단지 과거를 기록하는 종이가 아니다. 민주주의가 자신을 유지하려고 어떤 말을 반복하는지, 반대로 스스로를 좀먹을 때 어떤 말을 습관처럼 내뱉는지, 그 흔적을 남기는 역사적 기록물이다.

이 글을 시작하기 위해 나는 한 장면을 떠올린다. 본회의장. 의장석의 망치 소리. 의사 일정을 알리는 목소리. 이어서 야당 의원이 일어나 정부를 향해 질문한다. 왜 이 정책을 추진했는가, 왜 이 예산을 삭감했는가, 왜 이 전쟁을 지지하는가. 질문은 민주주의가 살아 있다는 징표처럼 보인다. 그런데 질문이 질문으로 남지 않을 때가 있다. 질문이 이유를 묻는 장치가 아니라 낙인을 찍는 장치로 바뀔 때다. 답변이 책임을 지는 언어가 아니라 회피와 위협의 언어로 바뀔 때다. 토론이 설득이 아니라 굴복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바뀔 때다. 정치 커뮤니케이션 연구가 반복해서 보여주듯, 시민은 정책의 기술적 복잡성보다 갈등의 감정적 신호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정치인의 적대적 신호는 대중의 적대와 불신을 증폭시키는 경향이 있다(Iyengar and Westwood 2015). 의회가 그 신호를 매일 생산한다면, 사회 전체는 어떤 방향으로 이동할까.

AI 생성 이미지

앞으로 제시할 글에서 제안하는 관찰 도구는 두 개다. 하나는 설득의 기술을 해부하는 지표이고, 다른 하나는 민주주의 언어의 건강성을 진단하는 지표다. 전자는 CPS-15(Civic Persuasion Score)라는 이름으로 정리했다. 고전 수사학에서 현대 정치 커뮤니케이션에 이르는 이론들을 묶어 설득의 구조를 15개의 관찰 변수로 분해한다. 주장과 근거, 증거와 반박, 상대를 어떻게 호명하는지, 감정이 논리를 어떻게 감싸는지, 제도와 법치가 정당화의 근거로 사용되는지, 논리적 오류와 인지적 편향이 어느 정도 동원되는지.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ethos, pathos, logos의 균형(Aristotle), 키케로의 발상과 배열, 문체와 전달(Marcus Tullius Cicero), 버크의 동일시(Burke 1969), 툴민의 논증 구조(Toulmin 1958), 페렐만의 신수사학(Perelman and Olbrechts-Tyteca 1969) 같은 전통을, 의회 토론이라는 살아 있는 장르에 맞춰 측정 가능한 형태로 전환한다.

후자는 DRHI(Democratic Rhetorical Health Index)라는 6개 지표다. 다원적 시민성을 유지하는가, 갈등을 절제하는가, 정당성을 법과 제도에 묶는가, 사실과 증거에 대한 책임을 지는가, 상처를 통합과 화해의 언어로 다루는가, 시민을 판단의 파트너로 대우하는가. 이 여섯 가지는 민주주의가 언어로 유지되는 최소 조건에 가깝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설득력이 높다고 해서 민주주의적 건강성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역사상 가장 위험한 순간은 종종 설득 기술이 뛰어난 말이 공적 규범을 파괴할 때였다. 언어는 진실을 드러내는 도구이기도 하지만, 권력을 정당화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한나 아렌트가 경고했던 것은 바로, 진실과 현실 감각이 무너질 때 정치가 어떤 깊은 어둠으로 떨어지는가였다(Arendt 1967). 말이 현실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대체하기 시작하면, 남는 것은 강제와 믿음의 경쟁이다.

이 두 측정 지표는 저자가 16개의 설득 이론을 기반으로 개발했다. 방법론은 뒤에서 더 상세히 소개하고자 한다. 따라서 앞으로의 분석은 숫자를 내세우되 숫자만으로 말하지 않으려 한다. 점수는 초행자의 여행을 돕는 지도처럼 이해 도구로 안내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다큐멘터리의 방식으로 의회 속기록 속 장면들을 불러내고 싶다. 경제 위기의 해, 예산안 토론이 길어지던 밤. 외교 위기가 번지던 아침, 한 의원이 국가의 존엄을 말하며 타협을 배신으로 규정하는 순간. 총리의 답변이 근거를 제시하는 대신 상대의 동기를 공격하는 방향으로 기울던 장면. 반대자를 시민으로 남겨두는 문장과, 반대자를 적으로 밀어내는 문장이 공존하다가 어느 순간 후자가 우세해지는 과정. 이러한 변화를 우리는 이야기로 체험할 수 있고, 동시에 지표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한스 로슬링(Hans Rosling)이 숫자를 가난과 질병 퇴치라는 삶의 이야기로 바꾸어 보여주었듯(Rosling 2018), 민주주의의 언어도 궤적의 형태로 시각화할 수 있다.

여의도 국회의사당 [사진=뉴스핌 DB]

여기서 한 가지 오해를 미리 피하고 싶다. 말의 질을 논한다고 해서 품격이나 예의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예의는 중요하지만, 핵심은 더 깊다. 공적 토론이 갖춰야 할 최소한의 규칙, 즉 이유의 제시, 증거에 대한 책임, 상대의 시민성 인정, 법과 절차의 존중, 갈등의 절제, 통합의 언어가 유지되는가를 묻는 것이다. 논리적 오류나 인지 편향 목록은 누군가를 조롱하기 위한 사전이 아니다. 그것은 민주주의가 병들 때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언어적 증상이다. 인신공격이 정책 논의를 대체하고, 무지에 호소하는 말이 증거를 밀어내고, 위협의 논증이 설득의 자리를 차지하고, 조롱이 반박을 대신하고, 허수아비 공격이 상대의 실제 주장을 지워버리는 순간, 의회는 점점 '설명하는 곳'이 아니라 '오염시키는 곳'이 된다. 정치학자들은 민주주의 붕괴가 어느 날의 쿠데타로만 오지 않고, 규범의 침식과 상호 관용의 붕괴로 서서히 진행될 수 있다고 지적해 왔다(Levitsky and Ziblatt 2018). 그 침식은 종종 의회 속기록의 단어 선택에서 먼저 드러난다.

앞으로 진행할 이 시리즈의 첫 질문은 단순하다. 국가가 흥할 때 의회의 말은 어떤 모습을 띠는가. 국가가 정체할 때 의회의 말은 어디에서 경직되는가. 국가가 쇠퇴하고 자멸로 향할 때 의회의 말은 어떤 방향으로 기울어지는가. 나는 바이마르 공화국의 13년을 이 질문의 가장 잔혹한 교과서로 삼을 것이다. 그러나 결론은 바이마르에서 멈추지 않는다. 북유럽 의회의 언어가 왜 높은 민주주의의 토양이 되었는지, 웨스트민스터의 대립이 왜 붕괴가 아니라 제도 경쟁으로 수렴하는지, 미국과 프랑스 같은 강한 민주주의도 언제 DRHI가 흔들리는지, 일본의 군국주의 시기에 중의원과 참의원 본회의에서 어떻게 전쟁의 언어를 정상화했는지,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 정치의 말이 어떤 궤적을 그려왔는지까지 이어갈 것이다.

마지막에 남는 질문은 결국 현재형이다. 우리는 지금 어떤 속기록을 쓰고 있는가. 오늘의 의회에서 누군가가 상대를 어떻게 부르고 있는가. 증거가 사라진 자리를 무엇이 채우고 있는가. 시민은 판단의 주체로 존중받고 있는가, 아니면 동원의 도구로 취급받고 있는가. 민주주의는 완성된 건물이 아니라 매일의 언어로 유지되는 공사 현장이다. 그리고 그 공사 기록이 바로 의회 속기록이다. 내일의 국가를 예측하고 싶다면, 오늘 의회에서 어떤 문장이 반복되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다음 글에서는, 이 문제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바이마르 의회 본회의장으로 들어가 보려 한다. 한 번의 연설이 아니라, 수백 번의 질문과 답변이 축적되며 민주주의의 체온을 떨어뜨리는 과정을, 날짜가 박힌 속기록의 문장들로 따라가 보고자 한다.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학교 교수 [사진=뉴스핌 DB]

*필자 최연혁 교수는 =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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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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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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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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