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13개 중 8개 완판 잇달아...뷰티 플랫폼으로 자리매김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아성다이소가 국내 중저가 뷰티 시장 판도를 다시 한번 뒤흔들고 있다. 지난 5일 다이소가 선보인 정샘물 뷰티 제품이 잇달아 '품귀 현상'을 빚으며 조기 품절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다이소가 5000원 이하의 균일가 생활용품 마켓을 넘어서, 화장품 트렌드를 선도하는 'K뷰티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 정샘물 품절 대란...판매 첫날부터 완판 행렬
9일 업계에 따르면 다이소가 지난 5일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샘물과 협업해 선보인 전용 브랜드 '줌 바이 정샘물'은 출시 직후부터 제품 다수가 조기에 품절되며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이날 다이소 온라인몰에서는 '광프렙 부스터', '톤프렙 부스터', '프렙 스킨패드(3매입)' 등 8개 제품이 판매 수량 소진으로 일시 품절된 상태였다. 줌 바이 정샘물은 총 13개 제품으로 론칭됐는데, 출시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았으나 이 중 60%가 넘는 제품이 판매량이 모두 소진되며 벌써부터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소비자 반응은 뜨겁다. 서울 주요 도심에 있는 다이소 매장의 경우 일부 제품이 조기에 품절돼 빈손으로 발길을 돌리는 소비자들도 쉽게 목격되고 있는 상황이다. 예상보다 빠른 판매 속도에 힘입어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제2의 리들샷'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다이소 관계자는 "줌 바이 정샘물 제품의 판매 속도가 다른 제품에 비해 상당히 빠르다. 독보적인 반응"이라며 "일부 제품의 경우에는 판매 첫날 품절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협업의 핵심은 가성비와 제품 품질 신뢰의 결합이다. 줌 바이 정샘물 제품군은 대부분 5000원 이하 균일가로 출시됐다. 스킨 패드, 스파츌라 파운데이션, 쿠션 등으로 구성됐으며, 가격은 1000원부터 5000원까지 다이소의 가격 정책에 맞춰 책정됐다.
특히 글로시 업·세범 다운 두 가지 타입으로 출시된 필터 쿠션은 기존 정샘물 대표 제품과 비교하면 가격 차이가 확연하다. 정샘물 에센셜 스킨 누더 쿠션(리필 포함·4만5000원), 마스터클래스 래디언트 쿠션(리필 포함·5만5000원)과 비교할 경우 약 88~90% 저렴한 수준이다. 기존 정샘물 브랜드 제품의 평균 가격대가 2만~5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용량과 구성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가격 격차는 뚜렷하다.
뷰티 전문가 브랜드의 제품을 1000~5000원대 균일가로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은 소비자 진입 장벽을 크게 낮췄다는 분석이다. 중·고가 브랜드에서 기대하던 품질 신뢰에 다이소의 가격 경쟁력이 더해진 점이 흥행 배경으로 지목된다.

◆작년 뷰티 매출 80% 성장...뷰티 플랫폼 자리매김
그동안 다이소는 저가 화장품을 중심으로 뷰티 카테고리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왔다. 토니모리,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등과 협업한 전용·기획 상품을 통해 기초부터 색조까지 라인업을 넓혔고, 최근에는 전문가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질적 확장에도 나서고 있다.
현재 다이소에서 판매 중인 뷰티 상품 수는 초기 120여 개에서 1400여 종으로 늘었다. 2022년 말 7개에 불과하던 입점 브랜드 역시 현재는 140여 개 수준까지 확대됐다. 기초 화장품과 색조 제품은 물론 헤어·네일, 마스크팩, 피부 패치형 제품, 브러시·퍼프 등 뷰티 소품까지 선택 폭도 크게 넓어졌다.
실적도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다이소의 화장품 카테고리 매출 성장률은 2023년 약 85%, 2024년 약 144%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1~11월 기준으로도 약 80% 성장했다. 최근 3년 간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잘나가는 상품군도 분명하다. 가성비를 앞세운 마스크팩과 피부 진정 패치, 간편 색조 제품, 소용량 기초 화장품 등이 대표적이다. 브이티(VT)의 리들샷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다이소는 2023년 브이티코스메틱의 'VT 리들샷 페이셜 부스팅 퍼스트 앰플'을 입점시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해당 제품은 50ml 본품을 2ml 스틱형 6개입 세트로 구성해 용량을 줄이고 패키지를 간소화했다. 특히 3000원이라는 가격이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리들샷 300과 100의 본품 정가가 각각 4만3000원, 3만2000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1ml당 가격 차이는 압도적이다.
수치로도 성과는 확인된다. 토니모리의 서브 브랜드 '본셉'은 2024년 4월 첫 출시 이후 1년 2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500만 개를 기록했다. LG생활건강과 협업한 스팟젤·크림 등 6종 역시 출시 9개월 만에 100만 개 이상 판매됐다. 아모레퍼시픽도 같은 해 9월 마몽드의 세컨드 브랜드 '미모 바이 마몽드'를 다이소에서 론칭해 4개월 만에 100만 개, 7개월 만에 200만 개 판매를 돌파했다.
과거에는 다이소 입점이 곧 '저가 이미지'로 굳어진다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가격이나 브랜드보다 성능과 사용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 인식이 확산되며 화장품 선택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다수의 뷰티 브랜드가 다이소를 단순한 저가 유통 채널이 아닌, 가격 접근성을 낮추고 매출 볼륨을 키울 수 있는 전략적 판매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이소 전용 세컨드 브랜드를 운영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흐름이 이어지면서 한 제품에 큰 돈을 들이기보다 소용량 제품으로 다양한 경험을 하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앞으로 다이소를 테스트베드나 세컨드 브랜드 유통 채널로 활용하려는 뷰티 브랜드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nr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