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우량 회사채 선별, 통화별 차별화 필요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유안타증권은 31일 한국과 일본의 대외차입이 구조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환헤지 비용 상승과 환율 변동이 내년 채권시장과 자본시장에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재형 연구원은 "한일 양국 5년물 국채 CDS 프리미엄이 비교적 안정된 만큼 위기의 촉발 요인은 신용이 아니라 환율과 금리"라며 "코로나19 이후 저금리·유동성 환경을 활용한 해외 조달이 크게 늘었지만 지금은 한·미·일 통화정책 차이와 환헤지 비용이 실제 부담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MSCI 한국·일본 지수와 각국 CDS, 환율의 상관관계를 보면 주가 조정이 곧바로 신용불안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으며 한국과 일본은 여전히 '중위험·중수익'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달러/원, 달러/엔 환율이 한·미·일 5년물 금리 스프레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금리차가 확대되는 구간마다 원·엔 약세와 환헤지 비용 상승이 반복되는 구조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단순한 달러 강세장이 아니라 정책 경로의 차별화가 낳은 통화별 비대칭 장세로 규정했다.
채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의 원화채 매수가 상당 부분 환헤지와 결합된 거래로 추정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금리와 신용 여건만 보면 매력적이지만 환헤지 비용이 높아지면 외국인 자금 유입 여력은 자연스레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본 역시 엔화 약세 국면에서 해외 채권 투자와 환헤지가 동반 확대됐고 이 과정에서 엔화 채권 수급과 일본 국채금리, 엔·달러 환율이 서로를 자극하는 순환 구조가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환헤지 수요는 채권 수급과 환율을 동시에 흔드는 숨은 플레이어로 단기 자금 흐름보다 중기적인 헤지 수요 변화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투자 전략 측면에서 환율과 금리를 분리해 접근할 것을 제안했다. 신용 리스크가 안정된 만큼 국고채·우량 회사채는 금리 레벨 위주의 접근이 유효하지만 환율 급등 구간에서는 달러 표시·역외 채권 투자를 보수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또 원화 강세 전환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환헤지 비용을 감안한 달러 자산 비중 관리가 중요하고 환헤지 없이 달러 채권을 과도하게 늘리는 전략은 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와 국채 매입 축소 여부가 엔화와 글로벌 채권시장에 미칠 파장이 큰 만큼, 한국 채권 투자자도 엔·달러 흐름을 동시에 체크해야 한다는 점도 거듭 강조됐다.
보고서는 "대외차입은 늘고 환헤지 비용도 오르고 있지만 신용 여건이 뒷받침되는 한 이를 '위기'라기보다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2026년 채권시장은 환율과 금리의 미세한 균형 싸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peterbreak2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