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영국이 오는 2027년부터 유럽연합(EU)의 교환 학생 프로그램인 '에라스무스 플러스(+)'에 다시 참여한다고 BBC 등 외신이 17일(현지 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를 계기로 이 프로그램에서 이탈한지 6년여 만에 복귀하는 것이다.
영국의 노동당 정부는 작년 7월 집권 이후 EU와의 '관계 재설정'에 심혈을 기울여 왔는데, EU 측은 그 동안 에라스무스 복귀 여부를 영국의 진정성을 가늠하는 주요한 척도 중 하나로 여겨왔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은 2027/28학년도에 5억7000만 파운드(약 1조1000억원)의 부담금을 내고 에라스무스 프로그램에 동참하기로 했다. 그 이후 부담금은 협상을 통해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정부는 "합의한 부담금이 다른 비EU 국가 기본 부담금보다 30% 낮은 금액"이라며 "첫 해에만 영국 학생 10만명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닉 토마스-시몬즈 EU 관계 담당 장관은 "에라스무스 복귀는 우리 젊은이들에게 엄청난 승리"라며 "장벽을 허물고 시야를 넓혀 모든 배경의 사람들이 해외에서 공부하고 훈련받을 기회를 보장한다"고 말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번 협정이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공동 경험의 문을 열어줄 것이며, 영국과의 새롭게 다져진 파트너십에 있어 또 다른 진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차기 EU-영국 정상회담에 맞춰 공동 의제를 계속해서 이행해 나갈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영국대학연합(Universities UK) 최고경영자(CEO) 비비안 스턴은 "이번 합의가 EU와의 관계에서 큰 진전이며 수천 명의 학생들에게 인생을 바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제1야당인 중도우파 보수당은 "노동당 정부가 아무 대가 없이 EU 요구에 무조건 항복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5억7000만 파운드는 브렉시트 이전 영국이 매년 지불했던 금액보다 상당히 많은 수준"이라며 "2015~2019년 영국은 매년 이 프로그램을 위해 2억~3억 파운드를 냈다"고 말했다.
지난 1987년 시작된 에라스무스는 유럽의 젊은이들이 자국 대학과 동일한 학비를 내고 다른 나라 대학에서 공부하거나 훈련할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영국은 지난 2016년 6월 국민투표를 통해 브렉시트를 결정했고, EU 공식 탈퇴 기한을 앞두고 2020년 12월 에라스무스 프로그램에서 탈퇴했다.
한편 영국과 EU는 전력 시장 통합에 대한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으며, 식품 및 음료 무역 협정과 탄소 시장 연계를 내년까지 마무리하기로 했다고 성명은 밝혔다.
ihjang6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