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강북횡단선과 지하도는 수요 겹치지 않아…병행추진 가능
[서울=뉴스핌] 이동훈 선임기자 = 서울시가 기존 내부순환도로와 북부간선도로를 지하로 이전하는 '강북횡단지하도시고속도로'사업의 빠른 추진을 위해 약 3조4천억원 수준의 사업비를 전액 서울시 재정으로 투입키로 했다. 아울러 앞서 마련된 서울시 도시철도계획의 강북횡단선의 사업 지연없이 병행해 추진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땅꺼짐(싱크홀) 현상과 같은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하천 하부 구간을 주로 이용키로 했으며 지하 20미터 밑 대심도 터널로 지하도로를 만드는 방안도 구상한다. 이와 함께 도로 진입부와 진출부는 6차로 이상 터널을 조성해 빠른 차량 진출입을 지원한다.
18일 서울시가 이날 발표한 '강북횡단지하도시고속도로' 계획안에 따르면 이 사업은 서울시 재정사업으로 추진되며 기존 강북횡단 도시철도와 병행해 이뤄질 방침이다.

서울시는 이번 사업에 총 3조38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서울시는 당초 이를 재정사업으로 추진할지 민자사업으로 추진할지에 대해 고민했지만 빠른 사업 추진을 위해 재정사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민자사업도 서울시 재정이 약 50% 들어가게 돼있는데 결국 시 재정이 투입되는데도 조기 건설 효과를 얻기 어렵다는 판단에 빠른 사업 추진을 위한 재정사업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1단계 사업은 내부순환도로 성수 나들목(IC)에서 하월곡 분기점 그리고 북부간선도로 하월곡 분기점에서 신내 나들목(IC)까지 20.5㎞ 구간에 대한 지하화다. 서울시는 내년부터 2030년까지 준비과정을 거친 뒤 착공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2035년 지하도로를 완공하고 2037년 기존 고가도로 철거까지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내년 1년간 예산이 51조원인 점을 감안하면 이의 6%에 해당하는 비교적 많은 재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단기적으로 예산이 과다 집행되는 것은 맞지만 준공 30년을 맞게 된 이들 내부순환·북부간선도로에는 이제부터 유지·보수 비용이 점차 확대 지출될 것인 만큼 이를 조기에 해결하기 위해 지하화사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두 도시고속도로의 유지관리비는 올해 391억원이 들었지만 2055년에는 989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앞서 지난해 서울연구원은 내부순환·북부간선 두 도시간선도로의 지하화 사업에 약 6조원 가량의 예산 투입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줄어든 사업 예산 대해 서울시는 서울연의 연구 결과는 1~2단계 전 사업 추진을 바탕으로 된 것이며 특히 지하도로 건설과 고가도로 철거 비용만 상정한 서울시 예산안과 달리 자치구 영역인 고가도로 주변지역 정비사업 비용까지 모두 예산으로 포함했기 때문에 책정된 예산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시는 우선 3조4000억원을 들여 동서 횡단노선인 성수 나들목~신내 나들목 사업을 먼저 추진하고 2037년 이후 남북 종단노선인 하월곡분기점~성동분기점 구간에 대한 지하화 사업을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이번 사업으로 현행 4~6차로 고가도로인 내부순환·북부간선 도로는 6차로 이상으로 용량이 늘어나며 특히 현행 대부분 1차로인 진입램프도 크게 확장해 도로 진입시 병목현상을 없앤다는 방침이다.
서울시가 2차 서울시도시철도기본계획에서 제시했지만 아직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강북횡단선 도시철도 사업은 이번 사업과 별개로 병행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강북횡단지하고속도로 사업에 많은 재정이 투입되면 같은 재정 사업 추진이 예고된 강북횡단선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울 것이며 특히 강북횡단선과 강북횡단지하고속도의 수요가 겹쳐 강북횡단선 예비타당성 조사시 경제성분석(비용-편익 분석)을 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강북횡단지하고속도로는 기존 내부순환도로와 북부간선도로 수요와 거의 일치하고 있는 만큼 강북횡단선 철도수요가 옮겨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서울시는 시뮬레이션 결과 강북횡단지하고속도로의 용량이 커져도 강북횡단선 철도 수요의 1.4%만 흡수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용자와 통행시간이 달라 강북횡단선 수요와 강북횡단고속도로의 수요가 서로를 뺏는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진단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강북횡단선은 서울시의 주력사업으로 강북횡단지하고속도로와 상관없이 속히 추진돼야하는 사업"이라며 "다만 BC비가 여전히 저조한데 이의 타개를 위해 노선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강북횡단선의 예타 통과를 위해 구간을 세분화 해 단계별로 잘라서 추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30년 착공 계획이 너무 빠른 것이 아니냐하는 질문에 대해 서울시는 당장 강북 전성시대 기획단이 꾸려져 추진할 것인 만큼 빠르지 않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당장 착공해야하겠지만 안전 등 사업 추진의 모든 문제점을 사전에 충분히 파악하기 위해 2030년으로 착공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최근 지하공간 개발사업이 늘며 발생 빈도가 늘고 있는 땅꺼짐(싱크홀) 위험과 20㎞에 달하는 초장거리 지하도로에서 발생하는 사고 시 후속 조치에 대해서도 대책 마련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먼저 땅꺼짐 사고 방지를 위해 대심도 터널방식으로 공사를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홍제천과 묵동천 등 개천이 지나는 노선은 모두 개천 밑으로 지나도록 해 땅꺼짐 우려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현행 내부순환·북부간선도로 나들목과 새로 지어지는 강북횡단지하고속도로의 나들목은 거의 비슷한 위치에 건립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추가 협의할 부분이지만 기존 나들목 구간과 유사한 위치에 설치 될 것"이라고 말했다.
dongle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