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간) "중국과 유럽의 무역 불균형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이런 흐름이 계속 유지된다면 심각한 무역 분쟁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자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을 통해 "중국의 대(對) 세계 무역흑자는 현재 무려 1조 달러에 이르고, 유럽연합(EU)에 대한 흑자는 지난 10년간 거의 두 배로 늘어나 3000억 유로에 달한다"며 그같이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달 초 중국을 국빈 방문하고 돌아온 지 불과 이틀 만에 프랑스 경제지와 인터뷰에서 "중국이 무역 흑자를 줄이지 않는다면 미국식의 고율 관세 등 강력한 조치를 피할 수 없다"고 경고했는데, 열흘 만에 또 다시 강력 메시지를 중국에 전달한 것이다.

그는 "미국의 관세와 위축된 내수 소비가 맞물리면서 중국의 수출품이 대거 유럽으로 유입되고 있다"며 "(유럽이) 중국산에 대해 관세와 쿼터를 부과하는 것은 비협조적인 해법"이라고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중국과 EU 모두 이러한 불균형을 되돌릴 수 있는 수단을 갖고 있다고 했다.
EU 측에서는 우선 경쟁력과 혁신, 보호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어젠더를 실현해야 한다고 했다.
EU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에너지와 보건, 디지털 분야에서 내부 시장을 완성해야 하고,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진 산업에서 혁신·파괴적 연구·기술에 투자를 단행해야 한다고 했다.
또 기업들이 규모를 키우고 글로벌 라이벌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자동차와 에너지, 헬스케어, 테크 등 전략적 산업의 생산을 유럽 역내에서 지원하는 것을 의미한다면 '유럽 우선주의'를 부끄러워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그는 "신뢰할 수 있는 보호 전략은 규칙을 위반하는 국가에 맞설 수단을 갖추는 것을 전제로 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관세 등 다양한 무역 방어 수단이 존재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이 수단을 사용할 의지가 있다는 점에 대해 누구도 의심하게 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순진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투자를 위한 재원으로 약 30조 유로에 달하는 유럽 내 저축 자금을 활용해야 한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매년 3000억 유로가 해외에 투자되고 있는데, 이제 유럽인들이 자국 기업에 투자할 위험을 감수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유로화 스테이블코인 개발, 디지털 유로 도입, 국방과 첨단기술 투자를 위한 안전하고 유동적인 자산 창출을 통해 유로화의 국제적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며 "규제 간소화, 증권화, 통합 감독은 절실히 필요한 자본을 풀어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유럽의 경쟁력이 달러와 위안화의 평가절하로 인해 훼손되어서도 안 된다"고 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내부 불균형을 해소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했다. 저축을 줄이고 내수 소비와 서비스 경제 발전을 촉진하는 보다 우호적인 재정 정책은 중국의 장기 성장에 필수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중국은 오랫동안 기술 협력을 포함한 유럽의 해외직접투자(FDI) 혜택을 누려왔다"며 "이제 FDI 흐름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했다.
현재 중국은 에너지 전환과 친환경 모빌리티 기술에서 선도적 위치에 있으며, 유럽은 여전히 다수의 서비스 산업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양 지역 간 최적의 관계는 협력적 관계라고 했다.
그는 "최근 중국 국빈방문 때 경제 관계를 협력적으로 재조정하지 못할 경우 유럽은 중국에 대해 보다 보호주의적인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서로의 필요와 이해관계를 진정으로 고려한다면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국제 거시경제 어젠다를 구축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내년 프랑스가 주요 7개국(G7) 의장국 역할을 맡게 됐다고 강조하면서 내년 정상회의 의제는 글로벌 불균형 해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