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12일(현지 시간) 유럽 주요국의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인공지능(AI) 거품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다시 제기되면서 위험 회피 심리가 강해지는 모습이었다.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은 영토 문제 등 핵심 쟁점에서 현격한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다는 현실이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3.10포인트(0.53%) 내린 578.24로 장을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108.12포인트(0.45%) 떨어진 2만4186.49로,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54.13포인트(0.56%) 후퇴한 9649.03에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17.14포인트(0.21%) 물러난 8068.62에,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188.06포인트(0.43%) 떨어진 4만3513.95에 장을 마쳤다.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28.60포인트(0.17%) 내린 1만6854.40으로 마감했다.

AI 거품론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브로드컴은 분기 실적 발표에서 매출이 예상을 웃돌았지만 AI 관련 매출 비중이 커지면서 전체 이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아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
오라클은 분기 실적과 미래 전망이 월가의 예상에 못미쳤다. 2분기 매출이 161억 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약 14% 증가했지만 시장 예상치 168억 달러를 밑돌았다. 다음 분기에도 조정 주당순이익(EPS) 1.64~1.68 달러, 매출 성장률 16~18%를 전망했는데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예상 1.72 달러, 19.4%를 하회했다.
스위스쿼트은행의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 이펙 오즈카르데스카야는 "오늘 시장에서 기술주에 대한 선호가 매우 뚜렷하게 줄어들었다"며 "현재 시장 심리는 AI 랠리를 놓칠까 두려워 하는 단계에서 AI 버블을 걱정하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ASML과 슈나이더 일렉트릭 등 AI 노출도가 높은 종목들이 각각 5%, 4.2% 하락했다.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은 교착 가능성이 높아지는 분위기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국의 타협안이 여전히 우크라이나의 돈바스 지역 철수 요구를 담고 있다"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마르크 뤼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은 "러시아가 유럽에 전쟁을 다시 가져왔고, 우리는 조부모 세대나 증조부모 세대가 겪었던 규모의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날 1850억 유로의 러시아 자산을 동결하고 있는 벨기에 유로클리어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서방을 압박했다.
영국 경제는 10월 예상 밖으로 -0.1% 역성장을 기록해 2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였다. 8~10월 3개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0.1%를 보였다.
주요 섹터 중에서는 기초자원 섹터가 1.3% 하락하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위험 회피 분위기는 원자재 중심 자산으로도 확산되었고, 구리 가격은 3% 이상 떨어졌다.
은행 섹터도 1.3% 하락하며 최근 4일간의 상승세가 꺾였다. 그럼에도 주간 기준으로는 2.2% 상승하며 상위권 성과를 기록했다.
주간 기준으로 보험은 2.2% 상승했다. 여행·레저 업종은 이번 주 2.5% 상승하며 우수한 성과를 냈다.
명품 지수는 구글의 내년 AI 안경 출시 발표가 레이밴 안경 제조사 에실로룩소티카에 부담으로 작용하며 이번 주 3.2% 하락해 주요 업종 중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개별주 움직임으로는 아디다스와 푸마가 미국 동종업체 룰루레몬의 연간 이익 전망 상향 조정 이후 각각 2%, 2.5% 상승했다.
루프트한자는 케플러 셰브뢰가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한데 힘입어 4.7% 올랐다.
다음 주에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올해 마지막 금리 결정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예정이다. 이자벨 슈나벨 집행이사가 "ECB의 다음 조치가 금리 인상일 수도 있다"고 매파적 발언을 하면서 ECB 행보가 미 연준과는 다른 것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