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심위 "정신적 고통을 유발할 수 있는 학교폭력 행위"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한국프로야구(KBO) 2026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키움의 선택을 받았던 천안북일고 투수 박준현이 학교폭력 논란과 관련해 '학폭 아님'으로 결론 났던 기존 처분이 행정심판에서 뒤집혔다.
충남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는 천안교육지원청이 박준현에게 내렸던 '학폭 아님' 판정을 취소하고, 그의 행위를 학교폭력으로 인정한 뒤 1호 처분인 '서면 사과'를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9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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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키움 유니폼을 입은 박준현. [사진 = 키움] |
이번 결정은 지난 5월 제기된 피해자 A군의 문제 제기에서 시작됐다. A군은 오랜 기간 같은 야구부 동료인 박준현에게 폭언과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학폭 가해자로 신고했다. 그러나 천안교육지원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증거 부족을 이유로 '학폭 아님'이라고 판단했고, 박준현 측은 이를 근거로 일체의 의혹을 강하게 부인해 왔다.
그러나 행정심판 결과는 정반대였다. 행심위는 박준현이 피해자에게 지속적으로 사용한 욕설 등을 "정신적 고통을 유발할 수 있는 학교폭력 행위"로 규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기존 '학폭 아님' 처분은 취소되고, 가해 학생에게 내려지는 가장 낮은 단계의 조치인 1호 서면사과 명령이 내려졌다.
학교폭력예방법은 가해 학생에게 1호부터 9호까지 총 9단계의 조치를 규정하고 있으며, 4호 이상의 처분부터는 학생생활기록부에 기록된다. 재결 자료에 따르면 박준현은 반성 정도와 피해자와의 화해 부분에서 '매우 높음(0점)' 평가를 받아 3호 처분(교내봉사)을 간신히 피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과거 휘문고 시절 폭행 전력으로 국가대표 영구 자격 정지를 당한 키움 투수 안우진이 서면사과(1호)와 교내봉사(3호) 처분을 받았던 사례와 비교되며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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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손지호 기자 = 계약금 7억원에 사인하는 신인 전체 1번 키움 박준현(오른쪽). [사진=키움 히어로즈] 2025.09.24 thswlgh50@newspim.com |
박준현은 시속 155km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던지는 미래의 선발 자원으로 평가받으며 1순위 지명 순간 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드래프트 이전부터 학폭 의혹이 불거지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일부 동급생과 후배들의 폭언·괴롭힘 진술, 피해자 A군의 "오랜 기간 따돌림을 당했다"라는 주장이 제기됐고 여러 언론도 이를 보도했다. 당시 박준현은 "떳떳하다"라며 학폭 의혹을 일축했고, 박준현 측은 2차 가해로 간주되는 행동에 대해 강경 대응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키움 구단 역시 당시에는 학교 측의 '학폭 아님' 결과를 신뢰하며 박준현을 지명한 배경을 설명했다. 허승필 단장은 "학교폭력 사실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결과를 존중한다"라며 "전체 1순위 지명에 전혀 이견이 없다"라고 강조했고, 박준현을 "내년 1군에서 곧바로 활약할 재목"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행정심판을 통해 기존 결론이 공식적으로 번복되면서 상황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박준현 측과 피해자 A군 측이 이에 불복할 경우 행정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열려 있다. 키움 구단 또한 향후 거취와 대응 방향을 다시 검토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