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의존 낮추고 자율주행·반도체로 외연 확대
라이다·레이더·로봇 부품 가시 성과 속 주가도 반등
2030년 신사업 매출 25% 목표…실적화가 최대 과제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LG그룹이 정기 임원 인사에서 '쇄신'을 전면에 내세우며 핵심 계열사 수장을 교체한 가운데, 문혁수 LG이노텍 대표이사가 사장으로 승진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광학 중심 구조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자율주행·반도체·로보틱스 등 신사업에 속도를 내온 전략이 성과로 이어지면서다. 기술 중심 경영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강조해온 구광모 체제의 방향성과도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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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혁수 LG이노텍 대표이사 사장 [사진=LG이노텍] |
◆애플 의존도 낮추고 자율주행·반도체·로보틱스로 다변화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문 사장은 지난 2023년 말 취임 이후 모바일 카메라 모듈 의존도가 높은 사업 구조를 전면 재정비했다. LG이노텍 급성장을 견인해온 광학솔루션사업부는 여전히 매출 비중 80%를 웃돌며 확실한 '캐시카우' 지위를 갖고 있다. 실제로 지난 3분기까지 LG이노텍의 누적 매출은 14조2868억원으로 이 중 81.7%인 11조6723억원이 광학솔루션사업부에서 나왔다.
그러나 스마트폰 시장 성숙과 고객사 경쟁 심화는 구조적 리스크다. 특히 애플 편중이 높은 환경에서, 모바일 사업 사이클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는 꾸준히 제기돼왔다. 문 사장은 이 지점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판단했다. "이노텍의 미래는 확장성 높은 원천기술에 있다"고 강조하며 사업 다각화 드라이브에 나선 배경이다.
가장 가시적인 성과는 자율주행 센싱 부품 확장이다. LG이노텍은 미국 라이다 업체 아에바(Aeva)와 협력하며 FMCW(Frequency Modulated Continuous Wave, 주파수 변조 연속파) 기반 고정형 라이다 모듈을 글로벌 완성차에 공급할 계획이다. 양산 시점은 오는 2028년으로 잡혀 있다. 초슬림·초장거리 라이다 기술은 기존 카메라가 넘지 못하는 완전자율주행 시대의 핵심 센싱 기술로 꼽힌다. 문 사장은 라이다 조직을 광학솔루션사업부로 이관하며 생산 역량을 끌어올리는 등 본격 사업화를 준비 중이다.
4D 이미징 레이더 기술 확보도 병행한다. 이노텍은 비정형 어레이 안테나 기술을 보유한 스마트레이더시스템에 지분 4.9%를 투자하며, 차량용 레이더 경쟁력 확보를 서두르고 있다. 라이다·레이더·카메라를 묶는 센싱 포트폴리오 완성 전략이다.
반도체 부품 분야도 속도를 올렸다. 올해 차량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모듈 시장 진입에 이어, FC-BGA(고부가 반도체 패키지 기판) 확대로 차량 전장 및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망에 본격 참여할 기반을 다지고 있다.
로보틱스도 잠재력이 크다. 이노텍은 보스턴다이내믹스와 휴머노이드 로봇 센싱 부품 공동 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휴머노이드 시장은 오는 2035년 51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으로, 광학·기판·액추에이터 등 이노텍 핵심 기술이 적용될 수 있는 영역이 넓다.
이 같은 행보는 숫자로도 일부 확인된다. LG이노텍 주가는 지난 2일 종가 기준으로 24만8000원을 기록하며 52주 최저가를 찍었던 지난 4월(12만1000원) 보다 두 배 넘게 뛰었다. 같은 기간 외국인 지분도 22%대에서 28%까지 늘었다. 증권가에서는 "본업의 회복과 신사업 기대가 밸류에이션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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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이노텍이 개발한 차량용 AP 모듈 [사진=LG이노텍] |
◆과제는 '탈(脫)광학'…신사업 실적화가 관건
시장 기대만큼 과제도 뚜렷하다. 우선 '광학 하나로 먹여살리는 구조'를 얼마나 빠르게 벗어나는지가 핵심이다. 광학 부문은 글로벌 1위 기술력을 보유한 확실한 기반이지만, 자율주행·반도체 기판·로보틱스 등 미래 사업은 아직 매출 기여가 크지 않다.
지난 3분기 기준 전장부품사업부와 기판소재사업부 매출 비중은 각각 9.7%, 8.6%다. 지난해 대비 광학솔루션사업부 매출 비중이 84%에서 81.7%로 다소 낮아지고 기판소재사업부 매출 비중이 6.9%에서 8.6%로 늘어난 점은 위안거리다. 오는 2028년 라이다 양산 이전까지 실질적인 성과가 확인되지 않으면, 성장성이 과장됐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다.
LG이노텍은 광학솔루션사업의 견고한 토대 위에, 미래 사업 육성에도 드라이브를 걸며 지속 성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자율주행 부품과 고부가 반도체 기판, 로봇·드론·우주 산업용 부품 등을 미래 육성사업으로 지정하고, 오는 2030년까지 관련 매출을 8조원 이상, 전체 매출의 25%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문 대표는 앞서 사업장 현장경영에서 "자율주행과 같은 미래 모빌리티 및 로보틱스는 물론, AI·우주·메디컬 분야까지 LG이노텍의 원천기술이 적용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며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만들어낼 고객과 시장을 빠르게 선점해 신뢰받는 기술 파트너로 자리잡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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