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일본 경제가 6분기 만에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내각부가 17일 발표한 3분기(7~9월)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실질 GDP성장률은 전기 대비 0.4% 감소, 연율 1.8% 감소하며 예상보다 큰 폭의 둔화를 보였다.
경기의 하방 압력은 미국의 관세 정책 여파로 인한 수출 감소에서 비롯됐다. 3분기 수출은 전기 대비 1.2% 줄며 전체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미국의 관세 인상으로 자동차와 부품 부문 수출이 급감한 점이 주요 원인이다.
식품과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해 GDP의 절반을 차지하는 개인소비는 전기 대비 0.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주택 투자도 에너지 절약 기준 강화(4월 시행)로 3월까지 선행 수요가 몰린 데 따른 반작용으로 전기 대비 9.4% 감소했다.
다만 경기 하락은 일시적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집계한 이코노미스트 10명의 평균 전망에 따르면, 4분기(10~12월) 실질 GDP성장률은 전기 대비 연율 0.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이 0.3% 감소하며 여전히 경기의 발목을 잡겠지만, 기업의 설비투자(0.3% 증가)가 견조하고, 개인소비(0.2% 증가)도 완만한 개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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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요코하마항에서 수출 대기 중인 일본산 자동차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 중국과의 갈등과 엔저 리스크 부상
그러나 중국과의 관계 악화와 엔화 약세에 따른 인플레 리스크가 회복을 제약할 잠재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가장 큰 불확실성은 최근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중일 관계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대만 유사 관련 발언을 계기로 중국 정부는 자국민에 일본 여행 자제를 권고했다.
중국발 관광객은 코로나19 이후에도 전체 일본 방문객의 30%에 육박하는 핵심 수요층이다. 노무라증권은 중국인 방문객이 단기적으로 '제로'가 될 경우, 일본의 여행수지가 월간 2000억엔(약 1조9000억원)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엔화 가치는 최근 1달러=155엔대 전반까지 떨어졌다. 다카이치 정권 출범 이후 엔저가 가속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일본은행(BOJ) 역시 1월 금리 인상 이후 정책금리를 동결하고 있다.
금리 인상이 지연될 경우 '엔저 지속→수입물가 상승→인플레 가속→소비 회복 지연'이라는 악순환이 우려된다.
다카이치 정권은 경기 악화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17조엔(약 160조원) 이상의 경기 대책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대규모 재정 투입은 필요성이 크지 않고,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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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갑에서 엔화를 꺼내는 일본인 [사진=뉴스핌DB] |
goldendo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