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초환 완화 검토 '급제동'…강남 특혜 논란에 여당 신중론
'대출규제·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등 10·15 대책 일부 완화 필요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정부가 잇단 부동산 대책에도 민심 악화를 겪자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재초환) 완화·폐지를 검토하고 있지만 분분한 의견에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서울지역 내 공급 확대를 위해선 재초환 완화가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강남 재건축 단지 특혜 논란이 불거지자 여론 악화를 의식한 정부가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15 대책으로 가격과 거래가 얼어붙은 상태인 만큼 재초환 완화에 따른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활성화를 위해선 대출규제와 조합원 지위 승계 제한 등이 완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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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초환 완화 검토 '급제동'…강남 특혜 논란에 여당 신중론
28일 업계에 따르면 재초환 완화를 통한 시장 활성화를 위해선 10·15 부동산 대책으로 묶어놓은 규제의 일부 완화가 동반돼야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연이은 부동산 대책에도 여론이 악화되자 여당이 재초환 폐지·완화 검토에 나섰다. 과도한 규제가 공급 동력을 떨어뜨린다는 비판과 규제 일변도인 정책으로 성난 여론을 달래기 위해 당근책을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재초환은 재건축 시 조합원 1인당 8000만원을 초과하는 이익에 대해 최대 50%를 국가가 분담금 형태로 환수하는 제도다. 민주당은 대선 당시 재초환 현행 유지 입장을 고수했다. 아직 환수된 사례는 없지만 조합원 1인당 평균 부담금은 약 1억328만원(서울 1억4741만원) 수준으로 예상돼 정비사업 동력을 떨어트리는 주 요인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여당 내에서 재초환을 대폭 완화하거나 폐지해야 된다는 의견이 의원들 사이에서 제기됐지만 며칠 사이 논의할 계획 자체가 없다고 선을 그으며 사실상 신중론으로 돌아선 것이다.
문진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완화 논의를 공개적으로 언급하자 '민주당이 불로소득 환수 원칙을 뒤집었다'는 비판이 확산됐다. 일부 의원 사이에선 강남 재건축 부자들에게만 혜택이 돌아간다며 강남 재건축 단지에 대한 특혜 논란을 의식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재초환 폐지가 특정 지역에 대한 특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중론이다. 강남권의 경우 높은 집값이 형성된 만큼 그에 따른 세금을 내기 때문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강남권의 경우 재건축을 통해 높은 집값이 형성된다"면서 "다만 집값에 따른 종부세 등 보유세를 내는 만큼 특혜라고 볼 순 없다"고 말했다.
◆ '대출규제·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등 10·15 대책 일부 완화 필요
현재 규제가 대폭 강화된 만큼 재초환이 완화되거나 폐지된다 하더라도 정비사업 활성화는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비사업 촉진을 위해선 부동산 대책으로 강화된 규제 역시 같이 완화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 교수는 "정비사업은 인근 부동산 가격이 올라야 촉진된다"면서 "현재 거래가 끊기며 가격 상승폭이 크지 않지만 재초환이 폐지된다면 공급이 늘면서 활성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 정상화를 위해서는 대출규제 완화와 1가구 1주택자나 무주택자의 경우 예외로 인정해주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10·15 대책으로 서울 전 지역이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면서 강화된 규제도 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채겡 따르면 재건축은 조합설립인가 이후, 재개발은 관리처분계획인가 이후부터 조합원 지위양도가 금지된다.
예외도 있다. 매도자가 해당주택을 10년이상 보유, 5년이상 거주, 1주택자인 경우에 한해서는 조합원 지위양도가 가능하다. 하지만 조건을 만족하기가 쉽지 않다 보니 사실상 매도의 퇴로가 막히는 것으로 시장에서는 받아들이고 있다.
권대중 한성대 일반대학원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재초환이 폐지되면 정비사업은 활성화가 될 것"이라면서 "다만 거래가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0·15 대책으로) 재건축은 조합인가 이후, 재개발은 관리처분계획인가 이후 거래가 안 되는 부분을 풀어줄 필요가 있다"면서 "비아파트 부분에서도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min7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