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어 올해 교육귀 국감서도 '교육감 직선제' 향방 질의
유권자 무관심 속 고비용 선거에 폐지론…지역별 선택·러닝메이트제 대두
선거제도보다 교육 수요자 목소리 주목해야…일각선 선거연령 하향 제안도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올해 교육당국 국정감사에서도 교육감 직선제의 향방이 화두로 떠올랐다. 지역민들이 교육감을 직접 선출한다는 점에서 지역 교육의 자주성과 민주성을 지킨다는데 의의가 있지만, 낮은 관심에 비해 큰 비용이 들어 폐지론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국회가 논의해 내린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이지만, 교육계에서는 교육 수요자인 학생 등의 의견을 우선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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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특별시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해 10월13일 오전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에서 서울시 교육감 보궐선거 투표 참여 캠페인을 열고 있는 모습. [사진=이형석 기자] |
◆정치적 중립성 지킬 보루라는데…18살 된 직선제, 폐지론 '스멀스멀'
26일 교육계에 따르면 정 교육감은 최근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이 "미국부터 핀란드까지 대부분의 나라들이 교육감 직선제를 하고 있지 않다"라고 지적하자 "의원들께서 잘 논의해 결정하면 저희들은 따라가는 선수들"이라고 답했다.
교육감 선출 방식은 그동안 ▲임명제 ▲간선제 ▲직선제로 변화해 왔다. 지금의 교육감 직선제는 헌법에 규정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킬 수 있는 최선의 선출 방식으로 꼽힌다. 실제로 단체장과 달리 현행법상 교육감은 정당 공천 없이 출마해야 한다. 정 교육감 역시 이번 국감 질문에 답하며 "중립적인 교육을 위해 교육감 선거를 시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공천을 못 받는 건 폐지론의 근거로 작용하기도 한다. 정당 지원이 없다 보니 개인이 선거를 치러야 하고, 이에 따라 선거 자금을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 선거 자금은 득표율 15%가 넘으면 보전받지만 선거자금이 수십억원임을 고려할 때 보전 금액이 큰 편은 아니다. 서지영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2022년 선거 당시 시도광역단체방 후보들은 8억9000만원의 선거자금을 썼는데, 교육감 후보들은 평균 10억8000만원을 지출했다.
정치권 지지가 없다 보니 단체장에 비해 유권자 관심도 떨어진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022년 제8회 동시지방선거 이후 실시한 '3차 유권자 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육감 선거에 대한 관심도는 43%에 그쳤다. 광역단체장(74.1%)이나 기초단체장(71.3%) 선거에 비해 크게 낮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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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교육감 선출방식 변천사. [사진=챗GPT] |
◆"지역별 선택", "러닝메이트제" 대두되지만…가장 중요한 건 '교육 수요자'
내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회에서는 교육감 직선제를 손볼 방안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가장 최근에 발의된 법안은 최형두 국민의힘이 발의한 교육자치법 개정안으로 각 시·도가 교육감 선임 방식을 주민직선제나 임명제 중 하나를 조례로 선택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직선제 잡음이 많은 만큼 각 지역 실정에 맞게 선출하자는 이유다.
'시·도지사-교육감 러닝메이트제'는 가장 대표적인 대안이다. 시·도지사 후보자와 교육감 후보가 함께 출마하는 형태를 만들자는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이주호 전 교육부 장관이 지지한 대안이었지만 정당 공천을 받는 시·도지사 후보와 엮이면 정치적 중립성 침해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반대도 거세다. 교육감 후보자의 정당 추천을 금지하는 교육자치법에 위배돼 해당 법 개정도 필요한데, 헌법상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기반으로 한 내용이라 개정 과정도 상당히 복잡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계에서는 선출 방식 논의부터 실제 선거에 이르기까지 실질적인 교육 수요자들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조성원 교육부 서기관은 지난달 국회에서 '교육감 선거제도 이대로 괜찮은가'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교육감 선거제도 개편은 교육의 수요자가 될 수 있는 학부모나 교원, 다양한 국민의 의견을 듣고 수기를 거칠 필요가 있다"며 "교육감 선거 제도는 교육자치 제도 중 일부로 지나치게 선거제도에만 몰두하다 교육 자치 강화에 대한 다른 방안을 놓쳐서는 안 된다"라고 당부했다.
학생들이 실제 선거에 참여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강영미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회장은 "지금의 교육감 선출 방식은 교육과 관련된 선거임에도 학생들은 전혀 선택권이 없다"라며 "직선제를 유지하되 선거 연령을 만 16세로 낮춰 학생들이 교육감 선거의 중심이 되도록 하고, 후보들이 학생 유권자의 목소리를 경청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jane9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