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이용객 베팅액의 15~20% 포인트 지급
허성무 의원 "도박 자금이 다시 순환되는 구조"
석유공사, '혈세 3조' 투입해 하베스트 부채 탕감
광해공단, 부채 1.2조 급증…'낙하산' 인사 폐해
박지혜 의원 "핵심광물 재자원화 시스템 시급"
[세종=뉴스핌] 최영수 선임기자 = 20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원공기업들의 부실경영이 도마에 올랐다.
한국석유공사는 해외 자원개발의 대표적인 실패사례로 꼽히고 있는 캐나다 하베스트 사업에 최근 3년간 3조원 넘게 추가로 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은 최근 4년 만에 부채가 1조2000억원이나 급증했는데, 전문성이 없는 산업통상부 출신 낙하산 인사가 폐단으로 지적됐다.
강원랜드가 지역상생을 위해 발행한 하이원포인트(콤프)가 도박자금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에 '혼쭐'이 났다.
◆ 콤프 사용액 70%가 강원랜드 내 재사용…도박자금 활용 의혹
우선 강원랜드(사장 직무대행 최철규)는 콤프가 도박자금으로 변질되어 재사용되는 이른바 '콤프깡' 문제로 질타를 받았다.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강원랜드가 운영하고 있는 '콤프' 제도가 지역상생 취지와 달리 사실상 도박자금을 카지노 안으로 다시 순환시키는 구조로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콤프 제도는 카지노 이용객이 게임을 할 때 베팅 금액의 일정 비율(약 15~20%)을 포인트로 적립해, 리조트 내 직영시설이나 지역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보상 시스템이다. 본래 취지는 '폐광지역 경제 활성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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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 하이원포인트 '콤프깡' 의혹 사례 [자료=허성무 의원실] 2025.10.20 dream@newspim.com |
그러나 이 제도를 통해 매년 1000억원이 넘는 포인트가 적립·사용되고 있으며, 허 의원실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콤프 사용액의 70% 이상이 강원랜드 내부 직영시설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가맹점 매출 비중은 30% 수준에 그쳤다.
문제는 이 같은 구조가 단순한 '소비 편중'을 넘어, 도박자금이 다시 도박장으로 되돌아가는 순환 구조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허 의원은 "도박을 많이 할수록 포인트가 쌓이고, 그 포인트가 현금처럼 거래돼 다시 카지노로 흘러들어 간다"면서 "결국 잃은 돈을 또 잃게 만드는 악순환을 강원랜드가 방조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이어 "게임에 몰입한 이용객이 포인트를 브로커에게 30~40% 시세로 되팔고, 그 돈으로 다시 카지노에 들어가는 일이 다반사"라며 "강원랜드가 이를 알고도 묵인하고 있다면, 공기업으로서의 책임을 포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최철규 강원랜드 사장 직무대행은 "지적하신 대로 소홀한 부분이 있다"면서 "앞으로 더욱 철저히 관리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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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규 강원랜드 사장 직무대행(오른쪽)이 2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국회 의사중계시스템 갈무리] 2025.10.20 dream@newspim.com |
◆ 석유공사, 최근 3년간 '혈세 3조' 투입…하베스트 부채 탕감
한국석유공사(사장 김동섭)는 해외 자원개발의 대표적인 실패사례로 꼽히고 있는 캐나다 하베스트 사업에 3조원 넘게 추가로 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권향엽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하베스트 부채 상환을 목적으로 22억1500만달러(약 3조1500억원)을 추가로 출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석유공사는 지난 2009년 하베스트를 인수하고 현재까지 약 9조원을 투자하고 약 505억원만 회수한 것으로 나타나 누적회수율은 0.57%에 불과하다.
그런데 투자액 중 30%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난 3년간 투입한 것이다. 그런데 이 금액은 단순한 투자액이 아니라, 하베스트가 기존에 떠안고 있던 부채를 대신 갚아준 금액이었다. 투자액 22억1500만달러는 전액 차입금 상환 목적으로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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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왼쪽)이 2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한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국회 의사중계시스템 갈무리] 2025.10.20 dream@newspim.com |
권향엽 의원은 "캐나다 부실기업 하베스트가 기존에 안고 있었던 빚을 갚기 위해 3조원을 쏟았다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혈세로 외국 부실기업의 부채를 탕감해준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9조원 짜리 자원외교 실패를 주도했던 담당자가 다시 천문학적 규모의 동해 가스전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것은 조직의 도덕적 해이"라고 질타했다.
◆ 광해광업공단, 4년만에 부채 1.2조 급증…부실경영 심각
한국광해광업공단은 최근 4년 만에 부채가 1조2000억원이나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광해광업공단의 부채는 8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1년 말 7조2000억원 대비 1.2조원이나 급증한 것이다.
공단의 영업적자 규모도 2021년 374억원에서 2022년 876억원, 2023년 1042억원, 2024년 1319억원으로 빠르게 악화됐다. 올해도 6월 말 현재 698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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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박지혜 의원실] 2025.10.19 dream@newspim.com |
이로 인해 공단은 '2024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전체 공공기관 중 유일하게 'E등급'을 받았다. 공단은 통합 출범 직후인 지난 2021년 B등급을 받은 이후 2022년과 2023년 C등급으로 떨어졌고, 지난해 결국 E등급으로 추락했다.
전문성 없는 산업부 출신 퇴직자를 사장으로 임명한 '낙하산 인사'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2021년 3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공단 수장을 맡았던 황규연 전 사장은 광업 관련 전문성이 전혀 없는 인사로 평가된다.
박지혜 의원 "공단의 경영평가 부진은 단순한 성적표 문제가 아니라, 국가 자원안보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며 "공단은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핵심광물 재자원화를 위한 시스템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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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박지혜 의원실, 광해광업공단] 2025.10.19 dream@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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