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에 LH 팝업스토어 '메이커스 스튜디오' 개관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국민이 만든 도시 기록 전시
게임 콘텐츠와 각종 경품까지… 방문객 만족도 높아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찍는다, 찰칵!"
1990년 자유로 건설 시공식 현장을 재현한 세트 안에서 연이어 휴대폰 카메라 셔터 소리가 울렸다. 색이 바랜 옛 자유로 사진을 배경으로 선 관람객들은 서울과 일산신도시를 잇는 새 육로 개통을 기다리는 시민으로 되돌아갔다. 또 다른 공간에선 어린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와 속도 경쟁을 벌인다. 화면 속에서 올라가는 시속에 환호성이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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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LH의 팝업스토어 '메이커스 스튜디오' 내 포토존이 설치돼 있다. 2025.10.17 chulsoofriend@newspim.com |
17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팝업스토어 '메이커스 스튜디오'(Maker's Studio)가 MZ세대의 성지로 불리는 성수동에 문을 열었다. '국민이 주인공인 영화를 만든다'는 주제 아래, 토지·주택·도시정책의 흐름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체험형 공간이다.
◆ 1950년대 국민주택부터 3기 신도시까지…LH 주택 역사 '한눈에'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역사존'이 보였다. 벽면에는 1950~60년대 한국 주택과 인프라 건설 사진이 줄지어 있다. 중앙에는 '한국 건설 연대기'가 연도별로 정리된 모습이다. 흑백 화면 속 웃고 있는 아이들과 당시 집과 거리, 사람들의 표정이 담긴 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다.
▲국민주택(1950~60년대) ▲마포아파트 동호추첨(1962년) ▲자유로 기공식(1990년) 등 3가지 시대적 배경을 구현한 세트장에서 즉석 사진 촬영도 가능하다. 30대 직장인 A씨는 "어릴 땐 국민주택이 뭐였는지 몰랐는데 지금 보니 진짜 한국 아파트의 출발점이었다"며 "지금의 3기 신도시로 이어진다는 게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과거 한국의 다양한 모습들과 역사적 사실들을 오래된 필름으로 만나볼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집을 짓기 위한 설계도면부터 과거 삶의 방식이 담긴 광고와 점점 발전해나가는 필름이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역사존에서 다음 '게임존'으로 넘어가기 전 LH와 1기와 2기 신도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타임루프 월' 공간도 마련돼 있다. 분당과 일산이 신도시의 표준을 세웠다면, 이후 등장한 동탄과 판교가 삶의 질과 신도시 자체의 인식을 크게 개선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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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LH 성수동 팝업스토어 '메이커스 스튜디오' 방문객이 게임을 즐기는 모습. 2025.10.17 chulsoofriend@newspim.com |
게임존에선 자전거를 타고 GTX 노선을 따라 달리는 추격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페달을 빨리 굴러 화면 속 GTX를 따라잡으면 된다. 화면에는 지난해 개통한 GTX-A 노선 수서~동탄역 노선도와 열차 그래픽이 그려져 있다.
바로 옆에선 '신도시 밸런스 게임'을 할 수 있다. 각자의 연애 스타일에 따라 남양주·하남·고양 등 어울리는 3기 신도시를 정해주는 콘텐츠다. 진지하게 게임에 참여하니 기계에서 '부천대장 스타일'이라고 쓰인 카드가 인쇄됐다. 3기 신도시를 잘 모르는 이들에게 어렵지 않게 각 사업지를 소개할 수 있는 좋은 콘텐츠로 느껴졌다.
이날 만난 한 신혼부부 관람객은 "요즘 청약이랑 신도시 얘기를 자주 하는데, 이렇게 직접 보고 체험하니 더욱 관심이 생긴다"며 내년 있을 3기 신도시 청약에의 참여 의사를 드러냈다. 이어지는 '미디어룸'에는 미래 도시를 4면 미디어아트로 구현했다.
관람객들은 각 공간을 체험할 때마다 입장 시 찍은 QR코드로 연결되는 AI(인공지능) 도슨트를 통해 스티커를 하나씩 모을 수 있다. 총 7개 수집을 마치면 엽서와 키링, 마스킹테이프 등 각종 기념품을 제공한다. 엽서에는 대한주택공사 시절부터 추진된 각종 사업 관련 이미지가 그려져 있어 의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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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LH 성수동 팝업스토어 '메이커스 스튜디오'에서는 각종 게임을 통해 3기 신도시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2025.10.17 chulsoofriend@newspim.com |
◆ 딱딱한 정책 대신 즐기는 전시로… 홍보 효과 '톡톡'
LH가 팝업스토어를 연 건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뉴:홈'과 청약 제도 등을 소개했던 1년 전과 달리 올해 행사장은 관람객 친화적인 콘텐츠가 다양하게 마련됐다는 특징이 있다.
LH 관계자는 "작년에는 정책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며 "올해는 체험 중심으로, 부드럽고 재미있게 회사를 알리고자 했다"고 말했다.
LH의 전신인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 당시 진행했던 사업을 소개한다는 의미도 있다. 공공주택 사업을 영위하는 LH의 현재를 홍보하는 데 초점을 맞췄던 과거와 달리 이전 역사를 되짚어보는 데에 의의를 둔 것. LH 관계자는 "2009년 통합된 두 공사가 LH로 재탄생한 지 10년이 훌쩍 넘었다"며 "진주 LH 본사에 위치한 박물관에 가야 볼 수 있는 이른바 '주공' 아파트 시절 어떤 개발사업이 시행됐는지를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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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성수동 팝업스토어 '메이커스 스튜디오' 전경. [사진=LH] |
올 6월부터 기획을 시작한 이번 팝업스토어는 3개월 간의 콘셉트 회의를 거쳐 10월 초 공사를 마쳤다. LH가 희망하는 총방문객 수는 2~3만 명이다. LH 관계자는 "한국 건설 역사를 단순히 보여주는 전시가 아니라 국민이 함께 만들어온 도시의 이야기를 담은 공간"이라며 "3기 신도시의 미래 비전도 시민들이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덧붙였다.
메이커스 스튜디오는 팝업스토어의 '성지'로 불리는 지하철 2호선 성수역에서 도보 10분이면 닿을 수 있다. 오는 12월 31일까지 3개월간 운영된다.
chulsoofrien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