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파트너사 연내 FDA NDA 제출 예정
"유럽 기술이전 계약 체결 위해 노력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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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의 미국 진출이 임박했다. 미국 파트너사가 4분기 중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품목 허가를 신청할 예정인 가운데, 유럽 기술이전에도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HK이노엔의 미국 파트너사 세벨라 파마슈티컬스는 4분기 중으로 FDA에 케이캡 품목 허가 신청(NDA)을 제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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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K이노엔 케이캡시리즈 [사진=HK이노엔] |
앞서 세벨라는 케이캡의 미란성 식도염 치료 후 유지 요법을 평가한 미국 3상 시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미란성 식도염과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적응증에 대해 FDA NDA를 신청할 방침이다.
케이캡은 HK이노엔이 개발한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신약이다. P-CAB은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로, 위산을 분비하는 양성자 펌프의 칼륨 결합 부위에 직접 작용해 위산 분비를 가역적으로 차단하는 기전을 지녔다. 기존 PPI(양성자 펌프 억제제) 계열 약물의 한계를 보완한 차세대 치료 옵션으로 꼽히며, 투여 첫날부터 위산 억제 효과가 나타나 증상 개선 속도가 빠르고 식사와 무관하게 복용할 수 있어 환자 편의성이 높다.
케이캡은 이러한 빠른 약효 발현과 6개월 장기 복용 시 안전성 확보 등을 바탕으로 국내 소화성 궤양용제 원외처방 실적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출시 3년째인 2022년에는 국산 신약 중 최단 기간 내 연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올 상반기 누적 처방액만 이미 1000억 원을 넘어섰다. 대웅제약의 펙수클루,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자큐보 등 국내 P-CAB 계열 경쟁 약물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음에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입지도 빠르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현재 해외 53개국과 기술수출 또는 완제 수출 계약을 체결했으며, 18개국에 출시됐다. 특히 중국에서는 미란성 식도염을 시작으로 십이지장궤양,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요법 등 세 가지 적응증을 확보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주사제 요법에 대한 임상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 규모 세계 4위인 인도 시장에도 진출했다.
증권가는 HK이노엔이 올 3분기에도 케이캡을 앞세워 매출 2800억 원대, 영업이익 300억 원대를 웃도는 호실적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케이캡의 국내외 매출액은 500억 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케이캡은 이르면 내년 FDA 허가를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미국에서 사용되는 P-CAB 계열 약물은 패섬파마슈티컬스의 '보퀘즈나'(성분명 보노프라잔)가 유일하다. 미국 또한 국내와 마찬가지로 P-CAB이 기존 PPI 약물을 대체하는 추세가 뚜렷해지면서 케이캡도 시장 점유율 확대 기회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특히 FDA가 보퀘즈나의 특허권을 2032년까지 연장하면서 케이캡의 시장 진입 여건도 한층 개선됐다. 미국 시장에 진출할 경우 보퀘즈나와의 경쟁은 불가피하지만, P-CAB 계열 제네릭 약물의 진입이 차단되면서 시장 입지 확대에 대한 불확실성이 줄어들었다.
업계와 증권가는 케이캡의 미국 진출이 가시화되면서 유럽 기술이전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케이캡은 현재 동유럽권 국가에 진출한 상태로, 서유럽 진출을 목표로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마켓 리서치 퓨쳐에 따르면 유럽은 글로벌 소화성 궤양 치료제 시장 중 북미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쟁사 신클러스는 임상 3상을 시작한 후 결과를 확인하기 전 젠티바와 유럽 판권 계약을 체결했고 계약 규모도 3400억 원, 경상기술료는 10% 후반에서 20%를 초과하는 수준으로 조건도 좋다"며 "테고프라잔(케이캡)은 비미란성 및 미란성 유도 요법뿐만 아니라 유지 요법에서도 효능을 확인했으므로 계약 조건이 더 좋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현재 유럽 기술이전 계약 체결을 위해 노력 중에 있다"고 밝혔다.
s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