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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기술보안 없는 연구자유는 없다" 대학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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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인 단국대대학원 과학기술정책융합학과 연구교수

최근 수년간 우리나라 대학에서는 국가핵심기술이 해외로 유출되는 사건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이공계 매해 35000명 해외 유출 가운데 대학교수, 즉 선생님을 따라 학교를 옮기는 분위기를 미루어볼 때 대학교수에 대한 존중과 연구중심 대학에 대한 존중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

2021년 S대 교수 사건과 2019년 K대 교수의 사건 등 대학교수가 애국심이 부족했다고 처벌되기에는 글로벌 협업의 단계에서 국가기술안보의 최전선을 과학자들이 매회 알아차리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

국가가 연구자 편에 서 주지 않는 한 존중받지 못하는 연구자가 국가의 편에 설수 없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대학은 본질적으로 '지식 공유'를 중심 가치로 한다.

그러나 이 개방성과 자율성은 동시에 기술보안의 사각지대를 만든다. 교수 개인이 연구성과의 소유권을 자신에게 있다고 착각하거나, 대학의 산학협력단을 통한 기술이전 절차의 법적 구속력을 명확히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외국 대학이나 기업과의 공동연구가 늘어남에 따라, 국가핵심기술 보호와 관련된 법률(「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국가연구개발혁신법」 등)을 위반할 소지가 커지고 있다. 대학의 보안 체계 역시 기업에 비해 현저히 느슨하다.

박정인 교수

연구보안 전담조직이 존재해도, 실제로는 문서 반출·클라우드 업로드·연구데이터 접근통제 등을 실시간으로 관리하기 어렵다. 또한 '학문의 자유'라는 명분 아래 연구자의 외부활동을 통제하는 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많다. 결과적으로 대학은 국가핵심기술 보호의 제도적 공백지대로 남아 있는 셈이다.

그러므로 진정 대학교수의 기술유출 방지를 위하려면 첫째, 법에서의 명문화 규정을 지금이라도 마련하여야 한다. 대학 연구자가 수행하는 과제 중 국가핵심기술이 포함된 연구에 대해선, 산업부 고시 단계에서부터 보호대상 기술로 지정하고 관리해야 한다.

「산업기술유출방지법」의 적용 대상을 기업 중심에서 대학·공공연구기관까지 확대하고, 교수·연구원의 고의적 유출행위에 대해 형사처벌 및 연구참여 제한제를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 「국가연구개발혁신법」 내에 '연구보안 책임제'를 신설하여, 연구책임자에게 기술보안의무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

둘째, 모든 연구과제에 Research Security Officer(RSO) 를 지정하여, 연구자료의 접근·저장·전송을 관리하게 해야 한다. 교내 정보시스템 외의 외부 클라우드 저장소 이용은 보안심사 후 허가하는 사전 승인제로 전환해야 한다. 외국 기관과의 공동연구 협약 체결 시, 기술이전 가능 범위 및 지식재산 귀속을 명문화하는 법률 검토 절차를 필수화해야 한다.

정부세종청사 중소벤처기업부 전경 [자료=중소벤처기업부] 2023.04.19 victory@newspim.com

셋째, 연구자 보안교육의 실질화하여야 한다. 교수와 연구원은 매년 1회 이상 '연구보안 및 기술유출 방지'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현재와 같이 형식적인 연구, 즉 단순한 이론 중심이 아니라 실제 사례를 기반으로 한 시뮬레이션 교육을 실시하여, 위법 행위 발생 시 형사적·행정적 책임을 명확히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 외국인 연구자 및 유학생 참여 과제에는 접근등급제와 보안서약서를 병행 도입해야 한다.

넷째, 내부 신고제 및 윤리 기반을 확립하여야 한다. 기술유출의 상당수는 내부자의 부주의나 경제적 유혹에서 시작된다. 대학은 연구윤리센터와 별도로 익명 신고 가능한 연구보안 헬프라인을 설치하고, 신고자 보호제도를 강화해야 한다.연구자의 개인적 일탈을 넘어 조직 차원에서 '기술보안이 곧 연구윤리'라는 인식을 정착시켜야 한다.

대학은 학문의 자유를 보장받는 공간이지만, 그 자유는 국가의 기술주권을 지키는 윤리적 책임과 함께해야 한다. 기술유출은 단순한 개인의 도덕적 일탈이 아니라, 국가안보와 산업경쟁력을 동시에 위협하는 범죄다. 따라서 정부, 대학, 연구자 모두가 '개방과 보호의 균형'을 재정립해야 한다.

이제는 "기술보안 없는 연구자유는 존재할 수 없다"는 원칙이 대학의 새로운 윤리 규범이 되어야 한다. 학문은 자유로워야 하지만, 국가전략기술은 보호되어야 한다. 대학에서 개방공간과 연구공간을 분리하여 강의동과 도서관은 더욱 개방하되 연구동은 철저하게 보안을 강화하여야 한다. 그것이 21세기 지식국가의 생존 조건이며, 대한민국 대학이 세계 속에서 신뢰받는 길이다.

※ 박정인 교수(법학박사)는 대통령 국가지식재산위원회 본위원회 위원, 문체부 저작권보호심의위원회 심의위원, 문체부 여론집중도조사위원회 상임위원, 인터넷주소분과위원회, 웹콘텐츠 활성화위원회 자문위원, 강동구 공직자윤리위원회 심의위원, 경찰청 사이버범죄 강사 등 여러 국가 위원을 역임했다. 특허법, 저작권법, 산업보안법, 과학기술법 등 지식재산과 산업 보안, 방위기술 전략 등의 이슈를 다뤄왔으며 스포츠 엔터테인먼트법을 전문 연구하는 한국스포츠엔터테인먼트법학회 연구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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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가 '이재명 사무관' 경계령 [세종=뉴스핌] 나병주 기자 = 정부 업무보고에서 보여준 이재명 대통령의 '예리하고 꼼꼼한' 질문이 관가를 잔뜩 긴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담당사무관이 아니라면 알기가 쉽지 않은 내용까지 놓치지 않는 예리함에 관가에서는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 예상 못한 '정원' 질문에 기후부 '멘붕'…장관·국장 모두 답변 못해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 오후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보고에서 "왜 기후부는 정원이 2930명인데 현원이 2973명으로 초과됐느냐"는 '깜짝' 질문으로 모두를 당황하게 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질문에 김성환 장관은 물론 기후부 간부들 모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20초가량 침묵이 이어졌습니다. 이 대통령이 담당국장이 누구냐며 재차 묻자 그제야 정책기획관(국장)이 "자세히 확인은 못 했지만 긴급하게 필요한 것에 대해 추가 고용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엉뚱한 대답을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업무보고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라는 특별한 상황이 있었지만, 기후부는 그런 상황이 없었는데 정원 초과된 게 이상하다. 원래 환경부 시절부터 추가가 됐는지, 아니면 기후부로 전환되면서 추가된 건지 답해달라"며 재차 물었습니다. 이에 김성환 기후부 장관이 "환경부에서 추가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모호하게 답하자, 이 대통령은 "추정으로 답하지 말라"며 확답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질문에 답하는 사람은 결국 아무도 없었습니다. <뉴스핌>이 확인한 결과, 이유는 엉뚱한 곳에 있었습니다. 인원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육아휴직자 51명을 현원에 포함하는 실수를 저질러 벌어진 해프닝이었습니다. 결국 현재 기후부 현원은 2922명으로 정원보다 8명이 적어 오히려 인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다행히 상황파악 후 업무보고가 끝나자마자 이 대통령에게 보고해 오해는 풀었다고 하네요. ◆ 李대통령 예리한 질문에 관가 긴장…'이재명 사무관' 별명 생겨 이번 해프닝에 대해 기후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 재생에너지, 탈탄소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예상치 못한 질문에 '한방' 얻어맞은 셈이죠. 사실 인원현황은 기후부 업무보고 1페이지에 제일 처음 나와 있는 내용이에요. 대부분의 사람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넘어가는 부분이지만, 이 대통령은 이를 놓치지 않고 꼼꼼히 살펴본 거죠. 기후부 관계자는 "사실 이번 건은 실무를 담당하는 과장도 놓칠 수 있는 내용이다"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깜짝 놀랐다"고 혀를 내두르기도 했어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7일 오후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년도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핌TV 갈무리] 2025.12.17 dream@newspim.com 작은 부분까지 세세하게 확인하는 대통령의 모습에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실무자인 사무관 같은 대통령의 꼼꼼함에 관가는 앞으로 있을 보고에 대해 부담감이 커졌습니다. 다만 지나치게 꼼꼼한 모습에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A 씨는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지적하기엔 사소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국민이 지켜보는 만큼 현안에 더 집중했으면 어땠을까 싶다"고 아쉬움을 전했습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최근 고(故) 김용균 씨 때와 비슷한 사고가 다시 발생한 서부발전에 대해서는 별다른 지적 없이 넘어갔습니다. 이 대통령이 서부발전 사장에게 질문한 시간은 답변을 합쳐도 약 10초에 불과했습니다. 앞으로 관가에는 '이재명 사무관'의 꼼꼼함을 경계하라는 '경계령'이 내려졌습니다. 작은 숫자 하나도 놓치지 않는 그의 꼼꼼함이 국정 운영의 새로운 기준이 될지, 아니면 과도한 긴장으로 작용할지 주목됩니다. lahbj11@newspim.com 2025-12-19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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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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