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민주당 일방 강행 탓에 합의 불발"
민주당 "野, 필리버스터 건다면 상대해줄 것"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여야 원내지도부가 23일 국회에 모여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을 논의했으나 전날에 이어 또다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양측은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 대치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유상범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만나 본회의 상정 안건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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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9.23 mironj19@newspim.com |
양측은 약 30분간 논의를 이어갔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추가적인 회동 일정 조율에도 실패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오는 24일 운영위·법사위 전체회의를 거쳐 25일 본회의에서 법안 처리를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비롯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설치법과 국회법 개정안, 국회상임위원회 위원 정수에 관한 규칙 개정안, 국회증언감정법 개정안 등을 우선 처리할 계획이다. 이 밖에 60여개 비쟁점 민생 법안도 함께 올릴 예정이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검찰청 폐지와 경제부처 개편이 핵심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검찰청을 폐지할 경우 형사사법상 혼란이 발생한다며 반대하는 입장이다. 방송미디어통신위 설치법에 대해서도 이진숙 현 방통위원장을 몰아내기 위한 '위인 폐관' 입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25일 본회의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보류하고 비쟁점 민생 법안을 먼저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지만, 이날 합의도 결국 불발되면서 필리버스터 카드를 꺼내 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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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9.22 mironj19@newspim.com |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 쟁점 법안은 물론 비쟁점 민생 법안에 대해서도 '무제한' 필리버스터를 진행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경우 최소 60일 이상 필리버스터 대치가 이어질 전망이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나 "민족의 큰 명절 추석을 앞두고 민생 법안을 먼저 처리하는 게 좋겠다고 의견을 전했지만, '정부조직법 관련 사항을 우선적으로 처리하겠다. 합의되지 않으면 일방적으로 강행하겠다'는 민주당의 의지에 막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전했다.
김 원내대표는 "내일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예정대로 법안을 처리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걸면 상대해주겠다"고 말했다.
r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