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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카카오톡 15년 만의 대변신…AI와 결합해 '일상 플랫폼'으로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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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개발자 컨퍼런스 'if(kakao)25' 통해 발표
정신아 대표 "말 한마디로 원하는 기능 실행, 다양한 서비스와 연결되는 경험 제공할 것"
카카오톡에 온디바이스 AI '카나나' 적용…통화 녹음·대화 요약 등 기능 공개
오픈AI와 협력, 챗GPT 연내 카톡에 탑재 예정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카카오톡이 출시 15년 만에 가장 큰 변화를 시도한다. 채팅 기능과 대화 환경 혁신, 자체 개발 AI 모델 '카나나' 적용, 오픈AI의 AI 모델 '챗GPT' 도입 등을 통해 카카오톡을 단순한 메신저를 넘어 '일상 플랫폼'으로 도약시키겠다는 게 카카오의 계획이다.

23일 카카오는 경기도 용인 카카오AI캠퍼스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if(kakao)25'에서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인공지능(AI) 기반 플랫폼으로 전환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가능성, 일상이 되다'를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서 카카오는 AI 모델 '카나나(Kanana)'와 오픈AI의 챗GPT를 카톡에 직접 탑재하며, 국민의 일상 전반에 AI 경험을 확산시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카카오톡은 지난 15년간 국민의 일상을 연결하며 성장해 왔고, 이제는 AI 시대를 맞아 더 큰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며 "AI가 옷과 공기처럼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세상에서 카카오가 그 접점을 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23일 경기도 용인 카카오AI캠퍼스에서 열린 'if(kakao)25' 컨퍼런스 현장.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기조연설을 통해 카카오톡 개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양태훈 기자]

이어 "이번 개편은 카카오톡 역사상 최대 규모의 변화"라며 "대화의 스트레스를 덜고, 카카오톡 속 다양한 서비스들을 더 똑똑하게 연결하며, 글로벌 AI와의 협업으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전했다.

또 "카카오톡은 이제 단순한 메신저가 아니라, 대화와 검색, 쇼핑, 금융, 콘텐츠가 자연스럽게 얽히는 일상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이라며 "카카오톡 안에서 말 한마디로 원하는 기능을 실행하고, 다양한 서비스와 연결되는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는 이번 개편을 통해 대화 환경을 전반적으로 재정비하고, 통화와 검색 기능에 AI를 결합해 사용성을 크게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홍민택 카카오 CPO는 "전 국민이 사용하는 서비스인 만큼, 카톡 속 크고 작은 불편들을 개선하는 데 집중했다"며 "채팅방이 목적별로 정리될 수 있는 폴더 기능, 읽지 못한 대화를 요약해주는 AI 요약·미리보기, 통화 녹음을 자동 텍스트로 변환하는 기능, 대화 맥락을 읽는 새로운 검색까지 준비했다"고 소개했다.

23일 경기도 용인 카카오AI캠퍼스에서 열린 'if(kakao)25' 컨퍼런스 현장. 홍민택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가 기조연설을 통해 카카오톡 개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양태훈 기자]

또 "이제는 답장을 바로 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메시지를 미리 보고 맥락을 파악할 수 있고, 긴 통화도 쉽게 텍스트로 변환해 원하는 대목을 빠르게 찾을 수 있다"며 "AI가 대화를 더 편리하게 만드는 시대로 진입했다"고 말했다.

이어 "채팅방 입력창의 샵 검색은 카나나 검색으로 대체돼, 사용자가 검색어를 입력하지 않아도 필요한 정보를 요약해 제공하고, 선물하기·쇼핑·예약 같은 서비스 실행까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는 '카나나'의 성능 향상을 통한 카카오톡 개편의 성과를 기대했다.

김병학 카카오 카나나 성과리더는 "카나나는 글로벌 모델에 견줄 성능을 확보하면서도 효율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달성한 AI"라며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특화된 이해력을 바탕으로 통화 요약, 숏폼 추천과 생성, 상담 매니저 등 서비스 곳곳에 적용됐다"고 밝혔다.

또 "작은 기기 안에서만 작동하는 온디바이스 모델을 구현해 민감한 데이터를 서버로 보내지 않고도 AI 기능을 활용할 수 있게 했다"며 "30분 통화를 10초 만에 텍스트로 변환하거나, 긴 대화를 6초 만에 다섯 문장으로 요약하는 등 실시간 처리 성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23일 경기도 용인 카카오AI캠퍼스에서 열린 'if(kakao)25' 컨퍼런스 현장. 카카오 김병학 카나나 성과리더가 대해 자체 모델 '카나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양태훈 기자]

카카오에 따르면, 카나나는 이 과정에서 GPT-4 수준의 성능을 2% 비용으로 구현하는 높은 효율성을 확보했다. 특히 한국어 맥락 이해력은 세계 최고 수준을 달성했으며, 또한 온디바이스 방식으로 민감한 데이터 보호와 효율적 서비스 제공을 동시에 실현했다.

이어 강지훈 카카오 AI디스커버리 성과리더는 대화 요약부터 통화 녹음 텍스트 변환, AI 기반 검색, 일정·할 일 관리까지 이번 개편을 통해 사용자가 직접 요청하지 않아도 먼저 동작하는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시했다.

강지훈 리더는 "카나나는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의 맥락을 읽고 필요한 순간 먼저 다가와 정보를 제안하는 친구 같은 AI"라며 "카카오가 자체 개발한 온디바이스 AI 모델을 적용해 모든 대화는 스마트폰 안에서만 처리되고 서버에 저장되지 않는다"고 특히 프라이버시 보호 원칙을 강조했다.

23일 경기도 용인 카카오AI캠퍼스에서 열린 'if(kakao)25' 컨퍼런스 현장. 강지훈 카카오 AI디스커버리 성과리더가 카나나를 활용한 카카오톡 개편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양태훈 기자]

이어 "한국어 이해에서 글로벌 소형 모델을 압도하는 성능을 보여주고, 이를 경량화해 스마트폰에 탑재할 수 있었다"며 "온디바이스 AI가 사용자의 맥락을 이해하고 서버 기반 에이전트와 결합해 일정·할 일 관리, 쇼핑·예약, 콘텐츠 추천까지 실시간으로 지원하며, 앞으로 더 많은 에이전트가 추가돼 일상을 챙겨주는 생활 밀착형 AI로 확장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오픈AI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카카오톡에 챗GPT를 도입하는 것에서 나아가 카카오톡과 외부 서비스를 연결하는 에이전트 생태계를 함께 구축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유용하 카카오 AI에이전트 플랫폼 성과리더는 "양사 협업은 카카오톡 이용자가 챗GPT를 안전하고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챗GPT 안에 카카오와 외부 서비스를 연결해 AI 생태계를 확장하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유 리더는 또 "사용자는 채팅 탭에서 바로 챗GPT와 대화할 수 있고, 대화 내용을 카카오톡 대화방에 공유하거나 선물하기·지도·음악 등 카카오 서비스와 연동할 수 있다"며 "AI가 질문에 답하는 것을 넘어 곧바로 실행으로 이어지는 경험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23일 경기도 용인 카카오AI캠퍼스에서 열린 'if(kakao)25' 컨퍼런스 현장. 유용하 카카오 AI에이전트 플랫폼 성과리더가 카카오와 오픈AI와의 협업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양태훈 기자]

이어 "이번 협업은 카카오톡을 AI 네이티브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첫걸음"이라며 "앞으로 카카오 생태계와 외부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에이전트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이번 프로젝트의 중요한 기술적 기반 중 하나는 챗GPT 안에서 카카오 에이전트를 연동한 것"이라며 "사용자가 노래 추천이나 장소 찾기와 같은 요청을 하면 카카오 서비스가 바로 호출돼 실행될 수 있도록 연결하는 구조를 마련했다. 앞으로는 카카오페이·모빌리티·엔터테인먼트·카카오뱅크 등 그룹 서비스와 외부 파트너가 참여해 에이전트 생태계를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오픈AI 측 인사도 참석해 협력의 의미와 청사진을 함께 제시했다.

23일 경기도 용인 카카오AI캠퍼스에서 열린 'if(kakao)25' 컨퍼런스 현장. 올리버 제이 오픈AI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총괄이 카카오와의 협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양태훈 기자]

올리버 제이 오픈AI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총괄은 "챗GPT를 카톡에 도입하는 것은 세계적 AI 기술을 한국인의 일상에 녹여 넣는 것"이라며 "한국은 AI 대중화의 최적지"라고 평가했다.

그는 "카카오톡은 국민 대부분이 사용하는 앱인 만큼 글로벌 기술과 로컬 리더십을 결합해 더 자연스럽고 유용한 경험을 만들 수 있다"며 "이번은 시작에 불과하며, 앞으로 카카오 생태계 전반으로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크다드 재퍼 오픈AI 프로덕트 매니저도 "한국 사용자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AI 기능을 받아들이고, 가장 오래 활용한다"며 "챗GPT와 카카오톡의 결합은 단순한 대화형 기능을 넘어, 판교역 카페 찾기나 선물 추천처럼 일상 과제를 곧바로 실행으로 연결하는 경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사용자들은 현지 문화와 창의성, 최신 AI를 결합해 메시징 서비스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낼 것"이라며 "수많은 카카오톡 이용자들이 AI를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활용하는 미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if(kakao)25는 오는 25일까지 3일간 진행되며, AI·광고·디자인·콘텐츠 등 40여 개 세션이 마련됐다. 카카오는 마지막 날 '크루 데이'를 통해 사내 개발자들과 기술 노하우를 공유하고, 체험존에서 AI 모델을 직접 시연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할 예정이다.

dconnec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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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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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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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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