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예일대 인도주의연구소 보고서 "조직적으로 어린이들을 군사화"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러시아가 지난 2022년 2월 말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이후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조직적으로 납치해 210여곳의 시설에 집단 수용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일부 시설에서는 이 어린이들을 상대로 군사 훈련과 세뇌 교육을 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납치된 어린이가 약 2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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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북부 도시 수미에서 한 피란민 여성과 자녀들이 난민 센터에 앉아있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FT가 미국 예일대 공중보건대학원 인도주의연구소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러시아는 국내 전역과 우크라이나 점령지 등에 납치 어린이 수용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시설 중 절반 이상은 러시아 중앙정부 또는 지방정부가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보고서는 "러시아는 장기간 수만 명의 우크라이나 어린이를 수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며 "대규모 재교육과 군사 시설, 기숙사 시설 등으로 구성된 체계적인 시스템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연구소 측은 러시아 정부의 성명과 뉴스 보도, 소셜미디어, 상업용 위성 사진 등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나다니엘 레이먼드 사무국장은 "이 네트워크는 실존하는 것이며 우리 연구자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최대 두 배 이상 큰 규모"라고 말했다.
연구소측은 이들 시설 3곳 중 2곳에서 러시아의 세계관에 맞춰 어린이들의 생각을 바꾸려는 '재교육'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최소 39곳에서는 군사 훈련과 세뇌 교육이 병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레이먼드 국장은 "어린이들의 군사화 작업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조직적이고 심도있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어린이들은 드론과 지뢰 탐지기, 로봇, 돌격소총용 고속 장전 장치 등을 개발하는 시설에 수용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FT는 "국제형사재판소는 지난 2023년 우크라이나 어린이 납치와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고위 관료 한 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