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오는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의 유력 무대로 검토되고 있지만, 중국은 자국에서의 양자 정상회담을 선호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제4차 미·중 고위급 무역 협상이 개시되면서, 양측 대표단은 연내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물밑 조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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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은 내달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회담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중국은 베이징에서의 별도 회담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은 지난 6월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방중을 공식 초청한 바 있다.
중국이 경계하는 것은 시 주석의 체면 손상 가능성이다. 특히 지난 2월 백악관을 찾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질책당한 전례를 의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개방적이고 돌발 변수가 많은 APEC 무대보다는 자국에서 철저히 연출된 회담을 통해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국은 이달 말 리창 총리를 유엔총회에 파견해 미국 행정부 고위 인사들과 접촉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리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안에 중국을 방문할 경우, 시 주석이 내년 미국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할 용의가 있음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여부가 중국이 어떤 조건을 내놓느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 현재 중국은 미국의 대두 수입 확대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으며, 펜타닐 원료 유입 차단 문제 역시 미국이 먼저 20% 관세를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무역과 펜타닐 문제 등에서 양국 간 입장차가 여전한 만큼, APEC 이전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설령 APEC에서 만난다 하더라도 형식적 만남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