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불확실성·긴축경영 이유…채용 축소 기업 급증
기업들 "적합한 인재 부족"…규제 완화·지원책 요구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내수침체와 글로벌 통상질서 변화로 하반기 채용시장이 위축될 전망이다. 11일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62.8%가 올해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세우지 않았거나 채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한 기업은 38.0%, 채용이 없는 기업은 24.8%였다.
올해 하반기 채용 '없음' 응답 비중은 24.8%로 지난해 17.5%에서 7.3%포인트 늘었다. 채용계획 '미정' 비중은 38.0%로 지난해 40.0%보다 2.0%포인트 줄었다. 채용계획을 세운 기업은 37.2%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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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액 500대 기업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 [사진=한경협] |
이 가운데 채용을 줄이겠다는 기업과 유지하겠다는 기업이 각각 37.8%, 늘리겠다는 기업은 24.4%였다. 지난해 같은 조사와 비교하면 채용 축소 응답은 20.2%포인트 증가했고 확대 응답은 6.8%포인트 늘었다. 한경협은 채용 축소 기업이 2배 이상 증가해 시장이 더 위축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신규채용을 줄이는 이유로는 경영불확실성 확대와 수익성 악화에 따른 긴축경영을 56.2%가 꼽았다. 이어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증가 등 비용 부담 12.5%, 글로벌 경기침체와 고환율에 따른 경기 부진 9.4% 순이었다. 반면 채용 확대 기업들은 미래 인재 확보 차원 45.4%, 신산업 인력 수요 증가 36.4%, 기존 인력 이탈 충원 18.2%를 이유로 들었다.
업종별로는 건설·토목이 83.3%로 채용 부진이 가장 심각했다. 이어 식료품 70.0%, 철강·금속 69.2%, 석유화학·제품 68.7% 순으로 높았다. 한경협은 건설업 침체, 식료품 원가 부담, 미국 철강 관세, 석유화학 수요 감소 등이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청년층 취업난에도 불구하고 기업 현장에서는 적합한 인재 확보가 최대 애로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신규채용 관련 어려움으로 32.3%가 인재 확보 곤란을 꼽았다. 요구수준에 맞는 인재 부족이 29.4%, 신산업‧신기술 분야 인재 부족이 2.9%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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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신규채용 관련 애로사항(%) [사진=한경협] |
인력 확보가 어려운 직군으로는 연구·개발직이 35.9%로 가장 많았고 전문·기술직 22.3%, 생산·현장직 15.9%가 뒤를 이었다. 한경협은 산업현장의 빠른 기술 변화에 대응할 연구·기술 인력 수요가 높지만 공급은 부족해 미스매치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요구하는 청년 일자리 확대 정책으로는 규제 완화를 통한 투자·고용 확대가 38.9%로 가장 많았다. 이어 고용 증가 기업 인센티브 확대 22.3%, 신산업 성장동력 기업 지원 강화 10.7%, 구직자 역량과 기업 수요 간 미스매치 해소 10.7% 순이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통상질서 재편과 내수침체로 전통 주력산업은 활력을 잃었고 신산업 기업도 고용을 늘릴 경쟁력이 부족하다"며 "정부와 국회는 규제 완화와 투자 지원으로 기업의 고용 여력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