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지난달 31일 중국에서 개최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와 지난 3일 전승절 열병식에 이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서도 미국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이어 나갔다.
8일 저녁(중국 현지 시간) 브릭스 정상회의 화상 회의가 진행됐다고 중국 신화사가 9일 전했다. 브릭스 순회 의장국인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이 정상회의를 주재했다. 다극화된 세계 질서에 대한 위협과 미국의 관세 제재에 대한 대응 방안이 논의됐다.
시진핑 주석은 "많은 분석가에 따르면, 개별 국가가 잇따라 무역 전쟁과 관세 전쟁을 일으키면서 세계 경제에 엄중한 충격을 줬고, 국제 무역 규칙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브릭스 국가들이 다자주의를 수호하고 공동 발전을 촉진하는 역사적 책임을 다하며, 국제 문제에 적극적이고 안정적인 힘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시 주석은 연설을 통해 3가지 제안을 했다. 첫 번째는 다자주의를 고수해 국제 공정과 정의를 수호하자는 것이고, 두 번째는 개방과 상생을 견지해 국제 경제 질서를 지키는 것이며, 세 번째는 단결 협력을 강화해 함께 힘을 모으자는 것이었다.
시 주석은 "패권주의, 일방주의, 보호주의가 팽배한 상황에서 세계무역기구를 중심으로 한 다자 무역 시스템을 확고히 수호하고 보호주의를 배격하는 것은 국제 사회를 안정시키는 뚜렷한 선언"이라며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이 집단적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브릭스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글로벌 거버넌스 시스템을 구축하는 전략적인 역량이 됐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시 주석은 "브릭스 국가들은 공동 논의, 공동 건설, 공동 공유의 글로벌 거버넌스 실천을 기본 원칙으로 삼아,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의 공동 발전을 추진하며, 전 세계에 끊임없는 확실성을 주입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릭스는 중국과 브라질, 러시아, 인도,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으로 이루어진 다자 협력체다. 지난해 에티오피아, 이집트,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아르헨티나 등이 가입하면서 세를 키우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 7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최된 브릭스 정상회의에 집권 후 처음으로 불참했으나, 이번 정상회의에는 화상으로 참석했다.
한편 시 주석은 SCO 정상회의에서 "냉전적 사고방식과 진영 대결, 괴롭힘 행동에 반대해야 한다"며 반미 결집을 촉구했다. 이어 지난 3일 전승절 열병식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북중러 3국 협력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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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8일 화상으로 진행된 브릭스 정상회의에 참여해 발언하고 있다. [신화사=뉴스핌 특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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