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공판에 봉지욱 뉴스타파 기자 출석 예정
[서울=뉴스핌] 백승은 기자 = 10·26 사건으로 사형당한 고(故)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형사재판 재심의 두 번째 공판이 열렸다. 이날 검찰 측은 사건 당시 현장에 있었던 가수 심수봉(심민경) 씨 등을 증인으로 채택해 줄 것을 재판부에 제시했다.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이재권)는 5일 오후 김 전 부장의 내란목적살인 등 혐의에 대한 재심 두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이번 재심은 지난 2020년 5월 JTBC의 10.26 군사재판 녹음 테이프 보도로 촉발됐다. 김 전 부장의 유족은 약 120여시간 길이의 녹음 테이프를 바탕으로 그해 재심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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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이재권)는 5일 오후 고(故)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내란목적살인 등 혐의에 대한 재심 두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서울고등법원. [사진=뉴스핌 DB] |
올해 2월 재판부는 '수사 과정에서 가혹 행위가 인정돼 재심 사유가 있다'라고 판단해 재심을 결정했다. 재심을 통해 당시 검찰의 공소가 정당했는지, 수사관할이 옳았는지, 내란목적 살인이 맞았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이날 김재규 측 변호인은 당시 전두환 보안사령관을 중심으로 한 신군부의 비상계엄 자체가 적법했기 때문에 검찰의 공소 제기 자체가 잘못됐고, 군사재판에 절차적 정당성이 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변호인 측은 "역사적인 재판이기 때문에 당연히 공소 기각을 구하지만, 예비적으로도 실체법적으로도 내란이 아니라는 점에 대해 동시에 판단해 달라"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 측은 구성요건 입증을 위한 증언을 위해 심 씨를 증인으로 채택해 달라고 요청했다. 심 씨는 10·26 사건 당시 서울 종로구 궁정동 중앙정보부 안가 만찬장에서 살해 현장을 목격한 인물이다.
증인 채택에 대해 검찰 측은 "(심 씨는) 살해 현장도 직접 목격한 생존자고, 제3자로서 객관적인 보고 들은 그대로를 진술할 수 있다. 목격 사실을 또 방송 인터뷰에서 한 적이 있다"라고 말했다. 심 씨는 지난 1993년 4월 방송 등에서 10·26 사건 현장을 언급한 바 있다.
또 "(김 씨의) 살인 부분까지 다툰다면 그런 부분 증언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라며 "김재규가 살해하며 한 말 같은 거라든지, 들은 부분이 있을 수도 있어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다음 기일은 오는 17일 열린다. 이날 녹음 테이프를 보도한 봉지욱 뉴스타파 기자가 법정에 설 예정이다.
한편 지난 7월16일 김 전 부장의 사형이 집행된 후 45년 만에 첫 공판이 열렸다. 첫 공판에는 김 전 부장의 셋째 여동생 김정숙 여사가 재판에 참석했지만 이번 공판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당시 김 여사는 "오빠가 막지 않았다면 우리 국민 100만명 이상이 희생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달 법원은 10·26을 계기로 사형 선고를 받았던 고(故) 김계원 전 대통령비서실장에 대한 재심도 결정했다. 지난 2일 서울고법 형사8부(재판장 김성수)는 내란목적살인 등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던 고 김계원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재심 개시를 확정했다.
김 전 실장은 박정희 정권 당시 육군 참모총장을 비롯해 중앙정보부장·주대만 대사·대통령 비서실장 등을 역임한 인물로, 1979년 10월 26일 박 전 대통령이 총에 맞자 박 전 대통령의 시신을 업어 국군서울지구병원에 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실장은 김 중정부장과 내란목적살인 및 내란중요임무종사미수 공모 혐의를 받아 군법회의에서 사형을 선고 후 무기징역으로 감형됐다. 이후 1982년 형집행정지로 풀려났고 1988년 특별사면복권됐다.
100win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