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러시아와 밀착 행보를 보이던 북한이 중국의 전승절 열병식을 계기로 중국과의 관계 역시 전격 복원하면서 몸값을 높였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원을 얻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대미 관계에 더욱 큰 유연성을 확보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진행된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시진핑 주석과 푸틴 대통령과 함께 걸어서 톈안먼(天安門) 망루에 올랐다. 망루에서 김 위원장은 시진핑 주석 바로 옆에 위치해 열병식을 관람했다. 시 주석의 또 다른 한편에는 푸틴 대통령이 배석했다. 때때로 김 위원장은 시 주석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연출했다.
김 위원장으로서는 중국과의 긴밀한 관계를 전 세계에 과시했으며, 북중러 3국의 밀접한 전략적 관계 역시 드러냈다.
향후 북한은 중국과의 경제 협력을 강화해 민생을 안정시키는 한편, 러시아로부터 군사 기술을 이전받으며 국방력을 키워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에 대해 "그동안 북한이 러시아와 굉장히 가까워졌는데, 아마 러시아의 한계를 알았을 것"이라고 김 위원장 중국행의 의미를 평가했다.
더 나아가 한미일 협력에 대응해 북중러 3국이 군사적인 협력을 시도할 수 있다. 이 경우 동북아에서 한·미·일 대 북중러의 경쟁 구도가 조성된다.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안보상 그리고 경제상 지원을 얻어내면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공세에 소극적으로 응대할 전략적 공간이 생긴다.
과거 2019년 하노이 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UN 제재 해제를 요구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바 있다.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충분한 지원을 얻게 된다면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UN 제재 해제를 요구할 동인이 약해진다. 경우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UN 제재 해제를 북한에 대화 유인책으로 제시하는 상황 발생할 수 있다.
베이징 외교가 관계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향후 중국으로부터 충분한 경제적 지원을 얻어내려 할 것"이라며 "중국 입장에서도 한반도 문제를 대미 협상 카드로 사용할 수 있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지원을 북한에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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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걸어가고 있다. 북중러 3국 정상은 3일 베이징에서 진행되는 전승절 열병식을 함께 참관한다. [사진=CCTV 캡처] 조용성 특파원 = 2025.09.03 ys1744@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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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3일 베이징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북중러 3국 지도자는 이날 진행될 중국 전승절 열병식을 함께 참관한다. [사진=CCTV 캡처] 조용성 특파원 = 2025.09.03 ys1744@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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