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로 전세난 심화... 서울 아파트 가격 0.06% 상승
전세 매물 급감에 월세화 가속까지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최근 전국 주택 임대차 시장은 수급 불균형과 이에 따른 가격 상승이라는 구조적 문제에 직면했다. 업계에선 세입자의 주거권을 보장하면서도 금융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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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정부의 6.27 대출규제로 전세 매물이 급감하면서 전세난이 확산되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리치고'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1790건으로 6개월 전 2만8968건에 비해 약 25% 감소했다. 자치구별로는 같은 기간 강동구가 3035건에서 642건으로 78.9% 급감했으며, 송파구는 2248건에서 1165건으로 48.2%, 강북구는 267건에서 156건으로 41.6% 줄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부동산에 매물 정보 게시판이 비어있는 모습. 2025.08.21 yooksa@newspim.com |
2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넷째 주(8월 25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은 0.02% 오르며 직전 주(0.01%) 대비 상승 폭을 늘렸다. 수도권(0.02%→0.03%)과 서울(0.05%→0.06%) 모두 가격 상승세가 빨라졌으며 지방(0.00%→0.01%)은 상승 전환됐다.
전세 가격과 함께 매물 감소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4000여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줄었다. 올 6월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을 막고,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 실거주 의무를 부여해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를 방지한 새로운 대출 규제가 등장한 영향이다.
이 같은 영향으로 월세 거래는 늘고 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1~7월 전국 누적 월세 계약은 105만6898건(확정일자 기준)으로 집계됐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의 평균이 80만 건대였음을 감안하면 증가량이 상당한 수준이다. 서울은 약 34만 건을 기록하며 월세 거래량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임대차 시장에서의 수도권과 비수도권, 아파트와 비아파트 사이 수급불균형과 지역간 양극화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수도권의 경우 전세매물 부족으로 전세가격이 상승하는 한편, 월세로 전이된 임차수요에 기인해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지역별 주택 수급 격차와 다가구·연립주택 전세사기에 대한 여파로 전세가격 양극화와 월세화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 사이에선 차주의 상환능력과 동떨어진 과도한 보증, 대출 부실로 인한 공공의 재원 소진 등으로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온 한국 전세시장의 제도적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서민주거 지원과 기존 전세제도의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현 임대차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신 연구위원은 "서민 주거권 보장 문제의 핵심은 서민들이 장기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좋은 입지에 양질의 임대주택을 충분히 공급하는 것"이라며 "전세 관련 보증에 대한 보험료 산정과 리스크 관리가 시장원리에 따라 작동하도록 보증의 민영화 추진 또한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