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인천 SSG경기서 2.1이닝 4실점 조기 강판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KIA의 좌완 선발 이의리는 KBO리그 차세대 에이스로 불릴 만큼 잠재력이 크지만, 동시에 뚜렷한 약점도 지닌 선수다. 빠른 공과 날카로운 변화구를 앞세운 구위는 현역 좌완 가운데서도 손꼽힐 정도라는 평가를 받지만, 정작 그 구위를 살리지 못하는 제구 불안은 팬들에게 늘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이의리의 성적은 이 같은 장단점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는 통산 9이닝당 탈삼진 9.69개를 기록할 만큼 삼진 능력만큼은 누구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하지만 동시에 9이닝당 볼넷이 5.40개에 이르러 안정감 있는 1군 선발 투수로 자리 잡기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이로 인해 등판마다 기복이 심하고, 심지어 한 경기 안에서도 이닝별로 전혀 다른 투구 내용을 보일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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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선발 투수 이의리. [사진 = KIA] |
28일 인천에서 열린 SSG와의 원정 경기에서도 이의리의 문제점은 극명히 드러났다. 이날 그는 선발로 나섰지만 불과 2.1이닝 동안 7개의 4사구를 내주며 자멸했다. 안타는 단 두 개를 내줬고, 삼진은 5개나 잡아냈지만, 결국 제구 불안에 발목이 잡혀 3회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10.17로 치솟았다.
사실 KIA는 이의리에게 이날 적어도 5이닝은 버텨주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불펜이 연이틀 과부하된 상황에서 이의리가 최대한 길게 던져주면 이후 불펜 운영이 수월해질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1회부터 이 계획은 무너졌다. 이의리는 첫 타자 박성한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안상현에게 몸에 맞는 공을 던졌다. 이어 최정에게도 스트라이크를 잡지 못하고 다시 볼넷을 내줘 무사 만루에 몰렸다. 이범호 감독이 1회부터 마운드에 올라 진정을 당부했지만, 곧바로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며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 류효승의 땅볼 때 추가 실점까지 내주면서 1이닝 만에 무려 5개의 4사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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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선발 투수 이의리. [사진 = KIA] |
2회 들어서는 잠시 반등하는 듯 보였다. 안타 두 개를 맞고도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하지만 3회 다시 볼넷 두 개를 허용하자 KIA 벤치는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었다. 결국 투구 수 78개 만에 강판됐고, 뒤이어 등판한 김건국이 고명준에게 3점 홈런을 허용하면서 이의리의 자책점은 4점으로 확정됐다.
이의리는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으며 1년 넘게 재활에 매달렸다. 올 시즌 후반기에 어렵게 복귀한 그는 구속과 구위 면에서는 부상 전보다도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이날도 최고 시속 140km 후반대의 포심 패스트볼을 뿌리며 힘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제구 난조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과제였다.
KIA 이범호 감독은 경기 전까지도 "자신 있게 던지면 충분히 통할 수 있는 구위다. 지금 이의리는 한국 최고의 좌완 투수"라며 믿음을 보냈다. 하지만 기대는 오래가지 못했다.
결국 KIA가 바라는 해법은 단 하나다. 이의리가 본래의 구위를 살리면서 동시에 제구 불안을 극복해 진정한 에이스로 거듭나는 것이다. 지금은 딜레마의 상징처럼 보이지만, 반등에 성공한다면 팀의 구세주로 떠오를 가능성도 충분하다. 팬들과 구단 모두의 시선이 다시 한번 이의리의 어깨 위에 쏠리고 있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