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팸·플랜터스 모회사 호멜 푸즈
육류와 견과류 가격 급등 부담
4분기 실적 전망까지 하향 압박
이 기사는 8월 29일 오전 04시30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스팸과 플랜터스 견과류로 유명한 호멜 푸즈(종목코드: HRL)가 육류와 견과류 등 상품 가격 급등으로 3분기 실적 부진을 기록하며 주가가 역대 최대 폭 하락했다. 28일(현지 시각) 뉴욕증시 장중 호멜 주가는 23.71달러로 전일 종가에서 18.30% 하락하며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다.
![]() |
호멜 푸즈 로고 [사진 = 블룸버그] |
경영진은 투입 비용 상승으로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됨에 따라 목표에 맞는 가격 책정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호멜 푸즈 주가는 이날 S&P 500 가운데 최악의 성과를 기록했다.
◆ 실적 부진의 핵심 원인
호멜 푸즈의 실적 악화는 주요 상품 가격의 예상보다 가파른 상승에서 비롯됐다. 제프 에팅거 임시 최고경영자(CEO)는 "쇠고기, 돼지고기, 견과류 시장이 예상보다 상당히 악화됐다"고 밝히며, 특히 베이컨 제조에 사용되는 돼지 뱃살 가격이 작년 대비 30%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재신스 스마일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 "공급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쇠고기 가격이 업계 전반에 걸쳐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역풍을 일으키고 있으며, 거의 역대 최고치에 가깝다"고 말했다. 견과류와 땅콩 가격도 6월부터 소폭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 3분기 실적 "실망스러워"
7월 27일 마감한 3분기에 호멜의 순이익은 1억8374만 달러(주당 33센트)로 전년 동기 1억7670만 달러(주당 32센트) 대비 소폭 증가했다. 그러나 일회성 항목을 제외한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35센트에 그쳐 팩트셋이 집계한 월가 컨센서스 예상치 40센트를 밑돌았다.
이 기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한 30억3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월가 예상치 29억 8000만 달러를 상회했다.
![]() |
호멜 푸즈의 스팸 신제품 [사진 = 업체 홈페이지] |
에팅거 CEO는 "3분기는 각 부문에서 강력한 유기적 판매량과 순매출 실적을 통해 포트폴리오의 중요성을 입증했다"고 강조하면서도 "하지만 실적은 실망스러웠고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제니-오 칠면조는 소비자 수요 증가와 유통망 개선에 힘입어 "또 다른 인상적인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호멜의 식품 서비스 부문에서 프리미엄 페퍼로니 판매량이 20% 이상 증가했으나, 업계 전체 트래픽 감소로 해당 부문 고객 매출은 4% 이상 줄었다.
플랜터스 견과류 사업의 경우 성과 개선 노력으로 매출은 증가했지만, 수익성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스팸 브랜드는 베이컨맛, 매운맛 등 새로운 싱글 포션 제품 출시로 브랜드 확장에 나섰다.
◆ 4분기 전망 하향 조정
호멜은 상품 가격 상승 압박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4분기 전망을 대폭 하향 조정했다. 경영진은 4분기 주당순이익을 38~40센트로 제시했는데, 이는 팩트셋이 집계한 월가 컨센서스 47센트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4분기 매출은 31억5000만~32억5000만 달러로 예상했는데, 애널리스트들은 32억5000만 달러의 매출을 전망하고 있다.
에팅거 CEO는 "3분기에 경험한 단기적 압박이 4분기까지 지속되면서 이익 회복은 내년으로 미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회복 지연을 시사했다.
◆ 대응 전략과 가격 정책
호멜은 상품 가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목표에 맞는 가격 책정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에팅거 CEO는 "상품 시장의 급등은 갑작스러웠고, 우리 사업에 중요한 요소 전반에 걸쳐 발생했기 때문에 중대한 일이었다"며 가격 인상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 |
뉴욕증권거래소(NYSE) 전광판에 비친 호멜 푸즈 로고 [사진=업체 제공] |
존 긴고 사장은 "이번 실적과 수익성 간의 격차는 우리가 목표로 했던 결과가 아니며, 확실히 회사 전반에 걸쳐 몇 가지 밝은 면이 가려졌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 업계 동향과 시장 환경
호멜의 어려움은 업계 전반의 구조적 문제와도 연관이 있다. 육류 가공업체들은 수년간 돼지고기 공급 과잉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도축량을 줄여왔다. 미국 정부 자료에 따르면 쇠고기 가격은 공급 부족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식업계 부진도 호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외식 서비스 부문의 매출 감소가 지속되고 있으며, 에팅거 CEO는 "매출이 여전히 감소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최근 들어 에이스 하드웨어(Ace Hardware), JM 스머커 등 다수 기업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상품 가격 상승을 이유로 제품 가격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호멜의 가격 인상 조치도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고 볼 수 있다.
◆ 투자 포인트와 리스크
호멜의 주가는 2022년 초 이후 약 50% 하락하며 장기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2021년 크래프트 하인즈로부터 30억 달러에 인수한 플랜터스 사업의 부진한 성과와 수년간 계속된 수익성 악화가 주가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 |
호멜 푸즈의 플랜터스 견과류 제품 [사진 = 업체 홈페이지] |
에팅거 CEO는 지난 2005년부터 2016년까지 호멜 CEO를 역임한 바 있으며, 전임 CEO 짐 스니의 은퇴 발표 후 올 여름 임시 CEO로 복귀했다. 에팅거의 복귀는 플랜터스 인수 이후 지속된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28일 호멜 주가는 S&P 500 지수에서 최악의 성과를 기록했으며, 상품 가격 상승 압박이 지속되는 한 단기적인 회복은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강력한 브랜드 포트폴리오와 안정적인 판매량 기반을 고려할 때, 상품 가격 안정화와 효과적인 가격 정책 시행이 이루어진다면 중장기적 회복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평가된다.
kimhyun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