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대규모 자본 확충...IMA 인가 우위 선점
미래에셋·NH투자증권과 경쟁...11월중 인가 결과 관측
인가시 자기자본 300%까지 자금 조달...IB 경쟁력 확대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한국투자증권이 종합금융투자계좌(IMA) 사업 진출을 앞두고 대규모 자본 확충에 나섰다. 이번 한국투자증권의 유상증자로 IMA 사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과 등 경쟁사와의 자기자본 격차는 더욱 벌어지게 된다. 연내 금융당국의 IMA 인가 발표가 예상되고 있어 증권사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지난 6월 말 기준 10조5216억원으로, 이번 9000억원의 유상증자 후에는 약 11조4000억원 수준으로 불어나게 된다. 하반기 예상 순이익을 반영할 경우 연말에는 자기자본이 12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상반기 순이익이 업계 최초로 1조원을 넘어선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최근 공격적으로 자본확충에 나선 건 IMA 인가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해 '초대형 IB'(투자은행)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발행어음 출시 이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은 IMA 초기 고객 선점시 장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예리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IMA 신청이 승인될 경우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확충된 자기자본은 조달한도 확대와 함께 관련 사업기반을 강화하는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미래에셋증권과 함께 자기자본 8조원 요건을 충족해 금융당국에 이미 IMA 인가 신청서를 제출한 상황이다. NH투자증권도 내달 중 IMA 인가 신청서를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미래에셋증권의 자기자본은 10조2639억원, NH투자증권은 7조4809억원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말 NH농협금융지주를 대상으로 6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해 자기자본 8조원 기준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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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증권사들이 IMA 사업에 적극 나서는 건 자금 조달 여력이 확대되기 때문이다. IMA는 고객 자금을 증권사가 통합 운용해 수익을 나누는 실적배당 상품으로 주식 ·채권 ·파생상품을 한 계좌에서 운용할 수 있는 구조로 돼 있다. 기존 발행어음은 자기자본의 200%까지만 발행이 가능하지만 IMA는 발행어음과의 통합한도가 자기자본의 200%+100%로 설정돼 있어 자기자본의 최대 300%까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IMA 사업 허가를 받게 된다면 증자 이후 자기자본을 고려해 단순 계산하면 약 34조원의 자금을 활용할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보다 약 4조원 가량 많은 금액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형 증권사들이 IMA 인가를 받는다면 장기 자금 조달력을 강화하고 IB 경쟁력을 확장할 수 있다"며 "새로운 수익 모델 창출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고 전했다.
한편 금융당국이 증권사들의 모험자본 공급 역할 확대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업계에선 11월 중에는 IMA 인가 결과가 나올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인가 심사에서는 모험자본 운용 계획이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부터 증권사는 발행어음의 10%는 모험자본에 의무적으로 투자해야 하고 2028년 25%까지 늘어나게 되는데 IMA에도 동일한 규제가 적용된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