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대 기업 신규 채용 및 퇴직 현황 분석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국내 대기업의 고용 경직성이 심화되고 있다. 경기 침체와 업황 부진으로 신규 채용이 줄어든 가운데 기존 인력은 이직이나 퇴사 대신 자리를 지키면서 조직 내 인력 순환이 더뎌지는 '고용 정체'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26일 리더스인덱스가 500대 기업 가운데 올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제출한 152개사 중 신규 채용 및 퇴직 인원을 공개한 기업의 고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24년 기준 전체 신규 채용 인원은 15만4266명으로 전년보다 12.0%(2만998명) 줄었다. 2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29.9%(6만5784명) 감소한 수치다. 같은해 퇴직자는 6만9354명으로 전년 대비 12.0%, 2년 전과 비교하면 8.7% 줄었다.
전체적으로 보면 지난해보다 53곳이 채용을 늘렸고 그보다 훨씬 많은 95곳이 줄였으며, 1곳은 변동이 없었다. 삼성전자·삼성전기·삼성SDI 등의 삼성 계열사는 고용 현황을 공시하지 않아 조사에서 제외됐다.
신규 채용과 퇴직 간 격차는 2년 새 좁혀졌다. 2022년만 해도 신규 채용이 퇴직자의 2.9배에 달했으나, 2023년와 지난해는 2.2~2.3배 수준에 머물렀다. 퇴직자도 줄었지만 채용 감소폭이 더 크면서 인력 교체 흐름이 더뎌지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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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대 기업 업종별 신규채용 및 퇴직 변동 현황. [사진=리더스인덱스] |
업종별로는 IT전기전자, 2차전지, 서비스, 석유화학 등 업황이 전반적으로 어려운 분야에서 채용 감소가 두드러졌다.
IT전기전자는 지난해 신규 채용이 3만7657명으로 전년 대비 22.2%(1만736명) 줄었다. 2년 전(7만4163명)과 비교하면 –49.2%로 절반 수준이다. 퇴직자는 2022년 2만2769명에서 2023년 1만8510명, 2024년 1만3494명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2차전지 업종은 채용 감소폭이 더 컸다. 신규 채용은 2022년 1만3890명에서 2023년 5432명, 2024년 3115명으로 2년 새 77.6% 급감했다. 퇴직자는 같은 기간 3034명→5695명→6535명으로 늘어, 채용 감소와 동시에 퇴직 증가가 맞물리며 전반적인 고용 축소 국면으로 나타났다.
서비스 업종 또한 채용 축소와 함께 퇴직 증가가 동시에 나타났다. 신규 채용은 2022년 1만428명에서 2023년 7916명, 2024년 6104명으로 2년 새 41.5%, 전년도와 비교해도 22.9% 감소했다. 퇴직자는 2198명→3815명→3926명으로 늘어 2년 전 대비 78.6% 급증했다.
석유화학 업종은 퇴직자는 비슷한 수준을 보인 가운데 채용만 크게 줄었다. 신규 채용은 2022년 8405명에서 2023년 6416명, 2024년 4335명으로 2년 새 48.4% 감소했다. 퇴직자는 2225명→2187명→2228명으로 거의 변동이 없었다.
한편 전반적인 채용 위축 속에서 자동차·부품, 조선·기계·설비 등 소수 업종은 인력 수요가 늘었다.
자동차·부품은 2022년 3만6451명에서 2023년 3만8609명, 2024년 3만9040명으로 2년 새 7.1% 증가했다. 퇴직자는 2만명 안팎(1만9537명→2만4221명→2만915명)에서 등락을 보였다.
조선·기계·설비는 4664명에서 6719명, 7306명으로 늘며 2년 새 56.6%나 증가했다. 퇴직자는 3305명→2603명→3136명으로 집계됐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