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과 러시아가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점령을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모델로 삼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영국 더타임스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967년 요르단으로부터 빼앗은 팔레스타인 영토를 사실상 지배해 온 이스라엘의 통치 방식을 모방해, 러시아가 자체 행정기구를 통해 점령지 우크라이나를 군사·경제적으로 통제하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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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 아이디어는 수주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와 러시아 측 카운터파트 간 논의에서 제기됐다고 미국 국가안보회의(NSC)와 가까운 소식통이 전했다.
위트코프는 이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미국은 우크라이나 헌법이 규정한 '전국 국민투표 없이는 영토 양도 불가' 조항을 우회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영토 양도를 전면 거부하고 있어, 우크라이나 정부가 이를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15일 알래스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한다. 미·러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는 배제된 채 '영토 거래'가 이뤄질까 우크라이나와 유럽국이 우려하는 가운데, 러시아는 영토 문제가 이번 회담 의제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현지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알렉세이 파데예프 외무부 정보보도국 부국장은 "러시아의 영토 구조는 헌법에 명시되어 있으며,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다가오는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사항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일부 영토를 되찾아줄 것처럼 발언한 것에 대한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2022년 9월 침공으로 장악한 우크라이나 도네츠크·루한스크·헤르손·자포리자 4개 지역에서 주민투표를 실시한 뒤, 같은 해 10월 이를 자국 헌법에 영토로 명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미·러 정상회담 후 젤렌스키를 포함한 3자 회담 개최 가능성을 언급했으며, 로이터통신은 미국과 유럽 정상들이 유럽·중동을 포함한 회담 장소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