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패션기업, 2분기 매출·이익 모두 하락
해외 시장 공략, 성과 미미…경쟁·경기 둔화 부담
뷰티·금융·F&B 등 신사업 안정성 부각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국내 주요 패션기업들이 올해 2분기 실적에서 일제히 고전했다. 경기 침체와 소비심리 위축, 이상기후에 따른 계절상품 판매 부진이 겹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줄이 감소했다. 전통 의류사업만으로는 성장과 수익성 방어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 업계는 뷰티·금융 등 비(非)패션 신사업을 돌파구로 모색하는 모습이다.
◆ 주요 기업 실적 일제히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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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에도 대부분의 기업에서 실적이 악화됐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2분기 매출 5100억 원, 영업이익 330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36.5% 줄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또한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3086억 원으로 전년 대비 3.8% 줄었고, 영업손실은 23억 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한섬은 수익성 하락이 두드러졌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7억 원으로 전년 대비 82.0% 급감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381억 원으로 1.1% 감소했고, 당기순이익도 184억 원으로 22.4% 줄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코오롱FnC) 역시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2분기 매출은 2964억 원, 영업이익은 75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9.2%, 53.4% 줄었다. 특히 스포츠·아웃도어 부문이 소비 심리 위축과 할인 경쟁 심화로 타격을 받았다.
업계 전반의 공통된 고민은 '패션만으로는 버티기 힘들다'는 점이다. 이상기온과 소비심리 위축이 겹치면서 계절성 상품 판매가 저조했고, 고정비 부담이 커지며 영업이익 감소 폭이 확대됐다.
◆ 해외 성과 제한…신사업으로 돌파구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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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인터내셔날이 지난해 지분 100%를 인수한 비건 & 웰니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어뮤즈(AMUSE)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뷰티 부문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젊은 층을 사로잡은 뛰어난 제품력과 탄탄한 브랜딩, 트렌드를 이끌어 나가는 독창적인 기획력으로 전세계 시장에서 호응을 얻으며 견고한 성장세를 입증했다. [사진=어뮤즈 제공] |
국내 패션기업들은 내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는 곳은 드물다. 일부 브랜드는 매장 수를 늘리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지만 현지 소비 경기 둔화와 경쟁 심화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F&F는 MLB와 디스커버리를 앞세워 중국과 동남아 시장에서 매장을 확대하고, 글로벌 골프 브랜드 테일러메이드 인수를 추진 중이지만, 단기적으로 수익성 개선 효과는 미미하다. 코오롱FnC 역시 '코오롱스포츠'와 골프웨어 '지포어'의 프리미엄 전략으로 중국·일본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나 현지 경기 불확실성이 발목을 잡고 있다. 한섬은 프랑스 파리를 거점으로 유럽 백화점 입점을 추진하고 있으나 물류·운영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
이에 비해 뷰티·금융·F&B(식음료) 등 비(非)패션 신사업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특히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분기 뷰티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9.8% 증가한 1156억 원을 기록하며 3개 분기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하반기부터 뷰티 부문이 전체 실적을 보완하는 등 수익 개선이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LF 역시 금융 사업을 통해 패션 부진을 일정 부분 상쇄하고 있다. 올해는 오규식 부회장을 LF푸드 회장으로 선임하는 등 식품 부문에도 힘을 주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외 진출은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는 도움이 되지만, 투자 회수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외부 변수에 크게 좌우되는 측면이 있다"라며 "뷰티 등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사업을 통해 단기 실적 방어와 안정적 매출 확보를 하는 곳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mky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