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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교대 폐지' 선언했지만…SPC, '노조·인력·투자' 삼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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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직 '2교대 폐지' 약속했지만…인건비·설비 교체 등 난제 산적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SPC그룹이 반복되는 산업재해의 고리를 끊기 위해 생산직 2교대 폐지를 포함한 고강도 근무체계 개편에 나섰지만, 실행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근무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 감소 문제를 두고 노조와의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 3교대 전환은 인력 충원 없이는 불가능해, 상당한 비용 부담이 불가피하다. 업계에서는 노사 협력, 인력 확충, 설비 현대화라는 '3대 과제'가 함께 풀려야 안전한 근로 여건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12.01 leehs@newspim.com

1일 업계에 따르면 SPC는 오는 10월부터 기존 하루 12시간씩 근무하는 2조 2교대 근무제를 전격 폐지하는 등 생산공장 근무체계에 대한 대수술을 단행한다. 야간 근로자의 근무시간을 줄이고 대체 인력을 투입해 장시간 노동 구조를 해소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야간 근로자의 8시간 근무를 보장하기 위한 3교대 전환은 곧 인력 증원을 의미한다. SPC삼립은 유통기한이 짧은 베이커리와 샐러드 등 신선식품을 생산하는 만큼 24시간 공장 가동이 불가피하다. 자사 프랜차이즈 납품은 물론 B2B(기업간 거래) 계약 물량 공급도 담당하고 있어, 야간 생산이 끊기면 곧장 제품 공급 차질이 빚어진다. 이는 협력사 매장 운영 차질과 소비자 불편으로 이어지는 만큼, SPC는 야간 생산을 멈출 수 없는 구조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

실제 지난 5월 사망 사고가 발생한 시화공장은 유통기한이 7일 미만인 제품의 대부분을 생산한다. 사고 이후 해당 공장 가동이 중단되자, 일부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햄버거 번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야간 근무제 변경에 대한 근로자들의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다. 근무시간 단축으로 인한 임금 감소분에 대한 보전책이 없다는 지적이다. 일선 현장에서는 "근무시간이 단축되면 임금이 삭감된다"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는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 구조는 연결돼 있는데도, SPC는 임금 보전에 대한 구체적 의지를 밝히지 않고 있다"면서 "SPC가 국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도 '3조 2교대'나 '신(新) 2조 2교대'만 언급됐을 뿐, 4조 3교대 도입 계획은 없었다"고 짚었다. 

실제 SPC가 국회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그룹 내 2조 2교대 비중은 53.7%, 3조 2교대는 17.9%로, 하루 평균 근무시간은 10.4시간다. 3교대 전환 시 근로시간은 하루 2시간 줄면서 월급이 약 20%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흥시 소재 SPC삼립 시화공장 사고 현장. [사진=경기도소방재난본부]

◆"근무제 개편만으론 부족"…스마트 공장 투자 나선 SPC

SPC는 근무체계 개편 외에도 '스마트 공장' 건립을 추진한다. 샐러드 등 푸드 부문에서 담당하는 제품을 생산하는 청주공장에 베이커리 신규 라인을 신설하고, 이를 신선식품·육가공 제품과 연계한 통합 생산거점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투자 금액은 1030억원. 기존 시화공장에 715억원을 들여 증설하려던 계획을 전면 수정한 결과다. 

SPC삼립의 베이커리·푸드 부문 매출은 전체의 절반에 육박한다. 이들 제품은 유통기한이 짧아 신속한 생산과 출하가 필수다. 현재 시화공장은 하루 9만8000박스(box)를 생산한다. 1분으로 환산하면 69박스꼴이다. 이 정도 생산능력을 갖춘 곳은 국내에서는 찾기 힘들다는 게 식품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식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SPC는 편의점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샐러드 제품을 생산하고 유통기한이 7일 이내인 시판 빵도 만들어 납품한다"며 "유통기한이 짧은 제품에 대해 이 정도 생산 능력을 갖춘 곳은 SPC가 유일할 것이다. 공장을 24시간 돌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처럼 '빠른 생산·빠른 유통'이라는 SPC 특유의 방식이 오히려 장시간 노동 환경을 고착화시켰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초구 SPC 본사의 모습. [사진=뉴스핌DB]

◆수익성도 '빨간불'…투자 여력은 제한적

문제는 투자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SPC는 수익성 저하에 시달리고 있다. SPC삼립의 영업이익률은 3년째 2%대에 머물러 있으며, 파리크라상은 1.6%로 더 낮다. 비알코리아는 지난해 9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023년에는 290억원의 영업 적자를 냈다. 식품업계 평균 영업이익률은 3%대 수준이나, SPC는 이보다 낮은 편에 속한다. 

현금성 자산도 빠듯하다. SPC삼립의 보유 현금은 585억원에 불과하다. 청주공장 투자금(1030억원)을 감당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부채는 7751억원, 부채비율은 163%로 재무 건전성도 좋지 않다.

스마트 공장 구축에는 공장 1곳당 1000억~2000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화·세종·충주·대구·서천 등 기존 공장의 생산라인을 전면 자동화하려면 최소 5000억원이 넘는 비용이 든다.

인력 확충과 자동화 설비 투자, 노사 협력이라는 '3중고' 속에서 SPC가 추진 중인 근무체계 개편과 생산구조 전환이 산재의 악순환을 끊는 데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SPC그룹 전체의 영업이익률이 사실상 '제로(zero)'에 가까운 수준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노조와의 임금 협상부터 난항이 예상된다. 여기에 인력 충원에 따른 인건비, 스마트공장 전환 비용까지 더해지면 재정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산재를 줄이기 위해서는 자동화 설비 교체나 스마트공장 전환이 근본적인 해법이긴 하지만, 현재로선 밝힌 계획들이 제대로 이행될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nr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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