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경기 5.1이닝 7실점 부진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이번 시즌 최악의 투구를 보이고 있는 한화의 엄상백이 전반기 이후 선발에서 불펜으로 보직을 변경했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한화는 올 시즌을 앞두고 kt 선발 출신 엄상백과 4년 최대 78억 원 규모의 대형 계약을 맺으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엄상백은 선발 15경기에서 64이닝 1승 6패 평균자책점 6.33이라는 실망스러운 성적을 남겼고, 퀄리티스타트는 단 두 차례뿐이었다. 마지막 승리도 4월 18일 대전 NC전 이후로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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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선발 투수 엄상백. [사진 = 한화] |
7월에는 더욱 부진했다. 지난 3일 대전 NC전에서는 3.2이닝 3실점, 9일 대전 KIA전에서는 3.1이닝 3실점으로 모두 4이닝도 채우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결국 한화는 2년 차 좌완 황준서를 선발로 투입하며 엄상백을 불펜으로 전환했다.
한화의 김경문 감독은 지난 17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엄상백에게 양해를 구했고, 컨디션이 좋은 황준서에게 선발 기회를 먼저 주기로 했다"라며 보직 변경의 이유를 설명했다. 엄상백은 롱릴리프 요원으로 활용될 예정이며, 김 감독은 "앞으로 57경기 동안 불펜은 반드시 승리를 지켜야 하기 때문에 엄상백이 그 부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7월 23일 두산전은 엄상백에게 2년 만의 불펜 복귀전이었다. 선발 황준서가 1이닝 4실점으로 무너지자 엄상백은 2회부터 마운드에 올라 2.2이닝 동안 7안타(2홈런), 6실점을 기록했다. 2~3회는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았지만 4회에 무너졌다. 1사 후 박준순에게 3루타를 허용한 뒤 적시타, 2루타, 백투백 홈런까지 맞으며 대량 실점했다.
하지만 26일 대전 SSG전에서는 비교적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2이닝 무실점. 한화 이적 후 첫 무실점 경기였다. 류현진이 조기 강판된 뒤 2회 마운드에 올라 3회까지 실점 없이 막았다. 4회초 무사 1, 2루에서 강판됐지만, 후속 투수 김종수가 위기를 막아주면서 실점 없이 내려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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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한화의 투수 엄상백이 지난 23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구원 투수로 등판했지만 6실점을 허용했다. [사진 = 한화] 2025.07.23 wcn05002@newspim.com |
29일 대전 삼성전에서도 엄상백은 두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3회 2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위기를 자초했지만 박병호를 삼진으로 잡으며 이닝을 끝냈다. 그러나 4회에 다시 흔들렸다. 연속 안타와 희생번트로 1사 1, 3루 위기를 맞은 후 강판됐고, 후속 투수 김범수가 김성윤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엄상백의 자책점이 기록됐다.
결과적으로 후반기 불펜 등판 3경기에서 5.1이닝, 평균자책점은 11.81로 여전히 부진하다. 선발에서 불펜으로 보직은 바뀌었지만, 흐름은 아직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경문 감독은 엄상백의 가능성을 믿고 있다. 김 감독은 "상백이가 좋아지면 다시 선발로 가고 싶다고 말했다. 내 뜻을 잘 따라줘서 고맙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3연패로 궁지에 몰린 한화는 어느새 2위 LG와 단 2경기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엄상백이 살아나지 않으면, 한화의 남은 후반기는 험난할 수밖에 없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