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2억 → 올해 731억 전망…'기저효과'에 실질 개선 더해져
글로벌 리밸런싱 본격화…미국·유럽 시장이 성장 견인
중국도 회복세…1분기 흑자 전환, 2분기 소매 반등 기대
코스알엑스는 일시적 부진…가격 조정 따른 이탈 영향
하반기에도 탄력 전망…면세·관광객 회복, 수요 지속 긍정적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000% 이상 급증할 것이라는 증권가의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부진했던 실적에 따른 기저효과가 가장 큰 원인이지만 글로벌 사업의 확장에 따른 실질적 개선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2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2분기 매출 1조154억 원, 영업이익 731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2%, 영업이익은 무려 1660.3% 증가한 수치다. 매출 1조 원을 돌파하는 동시에 영업이익은 10배 이상 뛰어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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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의 아모레퍼시픽 본사 건물. [사진=뉴스핌DB] |
가장 큰 이유는 기저효과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은 마케팅 비용 확대와 데일리뷰티 부문의 적자 전환 등의 영향으로 2분기 영업이익이 42억 원에 그쳤다.
하지만 실질적인 실적 회복도 큰 영향을 미쳤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글로벌 리밸런싱' 전략을 추진했다. 중국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 미국, 유럽, 일본 등 고수익 시장으로 브랜드 입지를 재정비하고 아마존·세포라 등 글로벌 유통 채널과 틱톡샵 등 디지털 플랫폼 대응 역량도 강화했다.
'글로벌 리밸런싱' 효과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시화됐다. 서구권 시장에서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며 연간 기준으로는 처음 미주 지역 매출이 중화권을 넘어서기도 했다.
올해 1분기에는 중국 법인의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며 중화권 매출 또한 흑자로 전환됐다. 2분기에도 북미, 유럽, 일본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 시장 역시 소매 회복세에 힘입어 매출 반등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북미 시장에서는 라네즈가 립 제품 외 크림류에서도 유통 채널 내 순위를 높이고 있으며 유럽에선 영업이익률이 두 자릿수로 확대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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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설화수가 진설 론칭을 기념해 중국 상해에서 글로벌 행사를 열었다.[사진=아모레퍼시픽] |
다만 아모레퍼시픽 해외 매출 이익 비중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코스알엑스 매출은 하락세가 예상된다. 코스알엑스는 지난 2023년 아모레가 9300억원을 들여 인수한 기초화장품 중심의 브랜드로, 북미·유럽 등에서 인지도가 높아 아모레퍼시픽의 서구권 해외 매출에 효자 역할을 도맡아 왔다.
증권가에선 코스알엑스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5%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북미와 동남아 시장에서 제품 가격이 인상된 것이 원인이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이를 '가격 안정화 과정'이라 설명했다. 초기 시장 진입을 위해 낮춰둔 가격에서 점차 정상 가격대로 조정하면서 일부 고객 이탈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3분기부터는 매출 감소 폭이 10% 이내로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있다. 코스알엑스가 가격 인상 이후에도 일정 수준의 충성 고객을 유지하고 있고 리브랜딩 및 채널 최적화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점진적 회복세에 들어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올해 하반기 아모레퍼시픽의 실적 성장세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오린아 LS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면세점 반등, 중국의 턴어라운드, 서구권 수요 지속 등으로 실적 개선세가 강화될 것"이라며 "중국의 내수 부양 정책과 관광객 유입 등 우호적인 영업 환경, 서구권 주요 유통 채널에 자사 브랜드 입점 확대도 긍정적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아직 2분기 실적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외부에서 예상하는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 사업이 지속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mky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