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가계대출 목표 50% 축소' 숙제
주담대 심사 기준 높이고 신규 신청도 중단
대출 제한에 예·적금도 관리, 금리 내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정부의 6.27 규제에 따른 은행권의 가계대출 조이기가 본격화된다. 은행별로 주택담보대출 등 신청을 한시 중단하고 심사기준을 높이는 등 대출 문턱을 높히는 모습이다. 수익성 보전을 위해 예적금 금리도 내리는 추세다. 높은 금리를 내세운 예적금 특판상품은 당분간 찾아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오는 21일부터 대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상품 '퍼스트홈론' 변동금리 상품의 기준 금리를 '금융채 5년물'로 제한한다. 9월 말까지는 비대면 주담대 신규 취급을 중단한다.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한 취지다. SC제일은행 측은 9월 말까지 상황을 지켜본 뒤 재개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방침이다.
![]() |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에서 직원과 고객 사이 상담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담대 신청도 속속 중단되고 있다. 기존 목표실적의 절반가량을 담당했던 대출모집인 채널을 사실상 차단, 가계 대출 총량 관리 의지를 나타낸 셈이다.
신한은행은 대출모집인을 통한 8~9월분 수도권 주담대 신규 신청을 받지 않기로 최근 결정했다. 지난 15일 접수분까지 받은 뒤 추가 신청을 멈춘 것이다.
하나은행 또한 대출모집인 기반의 8월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신규 접수를 중단했다. 하나은행은 앞서 지난달 말부터 대출모집 법인별 신규 취급 한도를 제한해오다 결국 접수를 중단하도록 조치한 것이다.
NH농협은행도 오는 9월까지 대출모집인 기반의 주담대와 전세대출 실행분에 대한 접수를 막았고 기업은행도 8~9월 이뤄질 주담대의 모집인 접수를 중단했다.
상반기 가계대출을 크게 늘린 은행일수록 올 하반기 대출 조이기는 더 혹독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해 금융당국은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을 상반기 대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은행들이 대출신청 제한 뿐 아니라 가산금리 인상 등 추가 조치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조치에 역행, 가산금리를 높여 대출 수요를 조절하는 방향이다.
은행들의 예적금 금리는 더 내리는 추세다. 관련해 카카오뱅크는 지난 18일부터 정기예금, 자유적금 상품 전 구간의 금리를 최대 2.00%포인트(p) 인하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7일부터 14개 거치식 예금과 22개 적립식 예금의 기본금리를 0.05~0.25%포인트 낮췄고 우리은행도 지난달 주요 예 주요 예·적금 상품 금리를 최대 0.25%포인트 내렸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이자수익 감소가 불가피한만큼 수익성 관리를 위해 자금조달 비용을 낮추는 방향이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는 고금리를 앞세운 예적금 특판 상품을 찾아보기가 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대출 영업에 제한이 생겼기 때문에 수신을 늘릴 수 없는 상황"이라며 "시장 분위기를 볼 때 예적금 금리는 당분간 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