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유럽으로 향하는 난민이 줄어드는 가운데 스페인이 독일을 제치고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중 난민 신청자가 가장 많은 나라에 올랐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011년 3월 시리아 내전이 발생한 이후 수 많은 시리아 국민들이 해외로 떠났고, 이들 중 상당수가 독일 정착을 시도했는데 최근 들어 시리아 출신 난민들이 크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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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두마 로이터=뉴스핌] 황숙혜 기자 = 폐허가 된 시리아 두마의 위태로운 건물 사이에 한 소년이 지친 기색으로 망가진 의자에 몸을 기대고 있다. |
지중해 섬나라 몰타에 본부를 두고 있는 유럽연합난민청(EUAA)에 따르면 지난 5월 EU 회원국에 대한 난민신청은 6만4000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5% 정도 줄었다.
EUAA 측은 "시리아 출신의 난민 신청자가 갑자기 크게 줄었기 때문"이라며 "시리아 출신의 난민 신청은 작년 10월 1만6000건에서 올해 5월에는 3100건으로 대폭 감소했다"고 말했다.
EUAA 관계자는 "지난 10년 동안 시리아인은 EU에서 가장 큰 망명 신청자 집단이었다"며 "하지만 올해 들어 이러한 추세가 바뀌었고, 시리아 출신의 이민 신청은 크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시리아는 작년 말 반군이 아사드 정권을 몰아내고 내전을 종식시켰다.
국가별로는 스페인이 1만2800건으로 가장 많았다. 1년 전 1만6300건에서 21.5% 줄었지만 EU 회원국 중에서 난민 신청 건수가 가장 많았다. EUAA 관계자는 "스페인에 난민 신청을 한 사람들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남미 베네수엘라 출신"이라며 "그 나라의 심각한 정치, 경제 위기가 국민들을 해외로 밀어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인에 이어 이탈리아가 1만2300건으로 2위에 올랐고, 3위는 1만1900건이 접수된 프랑스였다.
이탈리아의 경우 신청자의 3분의 1이 방글라데시와 페루 출신이었고, 프랑스는 콩고와 아프가니스탄, 아이티 출신이 많았다.
한편 유럽연합 공식 통계기관인 유로스타트(Eurostat)에 따르면 독일은 2008~2024년 15만명의 망명 신청자를 받아들여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프랑스는 6만5200명, 스페인은 5만900명, 이탈리아는 4만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