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천차만별'인 비급여 진료 항목
심평원 '비급여 진료비 정보'로 확인
'진료·치료 시간별' 가격도 확인 'OK'
전문가 "가격·질, 종합적 판단 필요"
2023년부터 정부가 시행한 '진료비 확인 서비스'는 환자가 부담한 진료비가 건강보험(의료급여) 대상에 해당하는지 확인하는 권리구제 제도다. 만약 비급여로 알았던 병원 진료비가 건강보험 대상에 포함될 경우 병원비를 돌려받을 수 있다. 진료비 확인 서비스뿐만 아니라 의료서비스를 똑똑하게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를 소개해 현명한 병원 이용을 돕는다.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A 씨는 집 앞 정형외과에서 주 1회씩 15만원을 내고 도수치료를 받았다. 그러던 중 퇴근길에 회사 근처 병원에서 도수 치료를 받았더니 비용이 10만원에 불과했다. 효과는 크게 차이 없는데도 그동안 15만원씩 낸 도수치료비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8일 정부에 따르면 A 씨와 같은 상황을 겪지 않으려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의 '비급여 진료비 정보'에서 의료기관별·항목별 가격을 확인하거나,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비급여 정보 포털'에서 각종 비급여 정보를 확인하면 된다.
◆ 천차만별인 비급여 진료 가격…같은 치료인데 가격 차이 무려 '62.5배'
비급여 항목은 국민건강보험법에따라 급여 대상에서 제외돼 진료 비용을 환자가 모두 부담하는 진료다. 상급병실료, 교육상담료, 내시경, 초음파, 자기공명영상진단료(MRI), 도수치료, 모발 이식술료 등이 해당된다.
비급여 항목은 건강보험이 지원되는 일반 진료와 달라 의료기관마다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심평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병원급에서 도수 치료비가 가장 비싼 곳은 50만원이다. 반면 가장 저렴한 곳은 8000원으로 62.5배 차이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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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외 충격파 치료도 최대 45만원, 최소 2만원으로 22.5배 차이가 난다. 경피적 경막외강 신경술(염증 부위 약물 주입)의 경우 병원급 기준 가장 비싼 곳은 380만원이지만, 가장 저렴한 곳은 20만원에 불과해 미리 비급여 가격을 알고 가지 않으면 손해 보기 일쑤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백내장 수술용 다초점렌즈의 경우 서울 소재 A 의원은 약 29만원을 받았다. 그런데 같은 지역의 B 의원은 680만원을 받고 있어 가격 차이가 24배에 달했다.
초음파유도하 하이푸시술도 서울의 C 의원은 300만원을 받았다. 반면 같은 지역의 D 의원은 1500만원으로 5배나 많은 금액을 받고 있었다.
비밸브재건술 가격차이도 25배 차이가 났다. 대구 E 의원은 20만원을 받았으나 부산의 F 의원은 500만원을 받았다.
◆ 심평원, 비급여 항목 공개 제도 실시…병원 별 프로그램 가격 안내
심평원은 2013년부터 국민 의료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비급여 항목에 따른 가격을 공개하기 시작했다. 2014년 종합병원 이상으로 336기관을 대상으로 적용하고 2017년부터는 전체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비급여 진료 비용을 공개하도록 했다. 2021년부터는 의원급을 포함해 전체 의료기관이 비급여 진료 비용을 공개하고 있다.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까. 심평원 홈페이지에서 '비급여 진료비 정보'를 선택한 A 씨는 사는 지역인 세종을 선택하고 의원급 도수치료를 선택했다. 총 28개의 병원이 나왔다. 가장 오른쪽에 가격 정보를 누르면 도수치료 시간에 따른 금액이 나온다. 치료 시간 20분 9만원, 30분 10만원, 40분 15만원, 50분 17만원, 90분 24만원으로 치료 시간에 따른 정확한 금액을 알 수 있다.
해당 지역 동일 규모의 중간 금액도 제시돼 병원에서 제공하는 비급여 가격이 적정한지도 판단할 수 있다. 그래프도 제시돼 가려는 병원의 비급여 가격의 수준을 한눈에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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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비급여 진료비 정보] 2025.07.07 sdk1991@newspim.com |
인터넷 쇼핑을 하는 것처럼 고민이 되는 병원을 선택해 담은 후 한눈에 병원별로 진료비를 비교할 수 있다. 지역별·규모별 금액 비교란을 클릭하면 지도로 17개 시·도의 평균 금액을 따져 볼 수 있다.
비급여에 대한 통계 정보는 건보공단의 '비급여 정보 포털'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비급여 정보 포털은 '비급여 바로 알기' , '알고 받는 비급여' , '통계로 보는 비급여' 메뉴로 구성돼 있다.
비급여 항목별 가격, 주요 질환·수술별 진료비, 비급여 항목의 안정성·효과성 평가 결과, 비급여 관련 다양한 통계 결과도 확인할 수 있다. 의료기관별로 비급여 가격을 공개하는 심평원의 제도와는 차이가 있어 필요한 정보에 따라 확인하면 된다.
윤영미 보건의료정책연대 공동대표는 "비급여 항목 공개 제도는 소비자들이 가격 측면에서 비교하고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다만 진료 질이 가격만으로 산정되는 것이 아니라 종합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심평원은 "비급여 진료비용 공개는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할 수 있다"며 "의료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선택 기회를 넓힐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심평원은 "비급여 진료 비용 공개 제도를 강화해 의료서비스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라고 덧붙였다.
sdk19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