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기한 연장' 유력 시나리오 반영
개인투자자 열렬 매수, 각 지표 과매수 신호
기관 아직 소극적, 일각선 '추격 매수'시사도
안일함 경계, 하트넷 "6300 도달 시 매도"
이 기사는 7월 7일 오전 11시37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이번 주 미국 주식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9일(미국 동부시간 9일 오전 12시1분) '상호관세 기한 만료'에 따른 정책 결정에 집중할 전망이다.
주식시장의 시세 동태 상으로는 투자자 사이에서 관련 기한이 연장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읽힌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지나친 안일함'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연장, 유력 반영"
지난주 미국 주식시장의 동향에서 이런 기대감이 새어나온다. S&P500과 나스닥종합지수는 한 주 동안 각각 모두 1.5% 넘게 올라 최고치를 경신해 지난주 마감한 한편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2% 넘게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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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주가지수 및 자산군별 주간 성과 [자료=에드워드존스] |
투자자들이 기한 연장을 기대하는 것은 지난 7월 행정부가 마감일들은 '중요하지 않다'고 발언한 점을 배경에 두고 있다. 기한 자체보다 협상 진전이 중요하다는 의미로, 행정부가 합의 성사 의지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투자자들은 기한 연장의 시나리오를 기대하면서도 유럽연합(EU), 일본, 인도 등과의 무역협상 관련 소식을 주시 중이다. 가장 큰 관심사인 중국에 대한 유예기간은 8월12일까지 지속된다.
☞[GAM] 월가가 예상하는 트럼프 상호관세 3가지 시나리오
낙관론자 사이에서는 기한 연장과 추가 협상을 거쳐 미국의 실효 관세율이 10%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정도의 관세율은 현재의 미국 경제가 침체로 진입하지 않고 충분히 흡수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다.
10%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전인 2.5%보다 높지만 최초 상호관세가 발표된 4월2일 '해방의 날' 뒤의 27%(4월9일)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당초 전문가 사이에서는 25%가 넘으면 경기가 침체에 진입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전문가들은 기한 연장은 작금의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단기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관련 심리가 계속될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각종 지표를 통해 주식시장에서 과열 양상이 감지되고 있어서다.
씨티그룹에 따르면 주식시장 투자심리 지표인 레브코비치지수는 현재 0.39다. '도취 국면' 혹은 포지션의 과도한 확장 상태를 의미하는 0.38을 넘어선 수치다.
또 시세 변동폭을 활용해 과열 여부를 판단하는 시세 보조지표인 S&P500의 상대강도지수(RSI, 14일)는 약 76로 과매수 기준선인 70을 훌쩍 넘어섰다.
파이퍼샌들러의 마이클 칸트로위츠 전략가는 지난주 3일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에 올린 게시물에서 "투자자들이 또 다시 거시적 위험을 거의 '0'에 가깝게 평가 중"이라며 "4월 저점 이후 전개된 위험선호 심리가 이어지려면 거시적 위험이 계속해서 더 낮게 평가돼야 한다"고 했다.
◆"방향타는 기관에"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까지 주가 상승세를 이끈 주된 세력은 개인투자자라고 한다. 반면 기관투자자들은 관망의 자세가 우세한 상황으로 주가가 추가 상승세를 이어가려면 기관의 적극적인 매수세가 전개돼야 한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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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연도 반기별 개인투자자의 누적 순매수액(단위: 10억달러) [자료=반다리서치] |
JP모간의 이른바 '리테일 레이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주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순매수액은 84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30일에는 일간 순매수액이 30억달러가 넘어서기도 했는데 한 달여 만에 최다액에 해당됐다.
개인투자자들은 주가 하락 시 기계적으로 매입하는 행태를 계속 유지 중이다. 반다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들어 &P500가 하루 1% 하락할 때마다 순유입된 개인투자자의 투자금액은 1억달러인 것으로 파악됐다.
개인투자자의 올해 상반기 미국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매수 규모는 1553억달러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다액을 기록했다. 2021년 밈 주식 열풍과 2022년 베어마켓 초기 국면에서 세운 종전의 상반기 최고 기록을 모두 넘어선 것이다.
◆"기관은 아직 소극적"
모간스탠리웰스매니지먼트의 리사 샬렛 최고투자책임자는 "[올해 4월 저점부터 현재까지의] 이번 랠리는 확실히 더 투기적이고 불안정한 성격"이라며 "지난주 정도부터는 기관보다 개인이 훨씬 더 많이 투자를 주도 중이고 기관의 포지션은 그저 평균 수준"이라고 했다.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현재 기관투자자들의 주식 포지션은 2월 수준에 크게 못 미치고 여전히 언더웨이트(비중 축소) 상태라고 한다.
기관투자자들이 아직 매수세에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로 분석되는 것은 단기간 급등에 따른 과매수 상태와 이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 떄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S&P500의 주가수익배율(PER, 포워드)는 23배다. 올해 초반 S&P500이 최고치를 경신했던 당시의 22배를 넘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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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500의 14일 상대강도지수 5년 추이 [자료=코이핀] |
일각에서는 기관투자자의 추격 매수를 암시하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골드만삭스의 고객사 대상 프라임브로커리지 자료에 따르면 헤지펀드들의 미국 금융주 순매수 규모가 약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방코빌바오 비스카야아르헨타리아의 미칼리스 오니시포루 전략가는 지난주 보고서에서 대형 투기 세력[헤지펀드를 의미]이 최근 몇 달 동안 숏 포지션을 청산한 뒤 현재는 '추격 매수'로 방향을 전환했다고 분석했다.
◆"안일함 과도"
일부 경계론자는 기한 연장을 상정하고 위험선호 심리를 보이는 투자자들에 대해 과도하게 안일한 행태라며 주의를 촉구하고 나섰다.
블랙록의 릭 라이더 글로벌 채권 최고투자책임자는 지난달 하순 "시장은 이제 7월9일에 집중할 것인데 이때 다양한 관세에 대한 실상이 드러날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10%의 관세율을 예상하지만 과소평가하고 있다. 15%가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GAM] 상호관세 앞두고 옵션시장 '안일'...'해방의 날' 학습효과
지난주 공개된 베트남과의 무역합의 결과가 관련 경계감의 수위를 올렸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관련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대베트남 관세율은 20%다. 당초 4월에 제시됐던 46%보다는 낮지만 기대했던 '10% 기준선'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다른 신흥국과의 협상에서 우려스러운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세바스찬 래들러 유럽 주식 전략 책임자는 "베트남 거래에서 우리가 배운 것은 관세가 앞으로 내려간다는 게 아니라 올라갈 것이라는 것"이라고 했다.
일부 낙관론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안 연장 조처가 담긴 세제법안(크고 아름다운 법안<일명 'BBB'>)이 발효된 것이 주식시장에 추가 상승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보기도 한다.
이에 대해 BofA의 마이클 하트넷 전략가는 '여름철 거품 위험'을 높이는 요소라고 했다. 그는 "과매수 상태의 시장은 탐욕을 이기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과매수 상태를 지속할 수 있다"고 했다.
하트넷 전략가는 S&P500의 6300 돌파 시 매도를 권장했다. 6300은 지난주 종가 6279.35 대비 0.3% 높은 수준에 불과하다. 현재 시세 수준은 매도 신호 발동 직전을 시사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