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상호관세 8월 1일 공식 발효...멕시코는 90일 유예"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협상 마감 시한이 다가오면서 아직 미국과 무역 합의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들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자 31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하락하고 금 값은 소폭 상승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9월물은 이날 만기를 맞아 71센트(0.97%) 내린 72.53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9월물은 배럴당 74센트(1.06%) 내린 69.26달러에 마감됐으며, 장중 한때 1달러 이상 떨어지기도 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설정한 상호관세가 오는 8월 1일부터 공식 발효되며 무역 협정을 새롭게 체결하지 못한 나라에 대해선 이날 자정까지 관세를 최종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은 상위 18개 무역 상대국 가운데 3분의 2와 이미 협정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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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주 러빙 카운티 멘톤의 퍼미안 분지에 위치한 저장탱크 옆면에 "원유(Crude Oil)"라고 적힌 스티커가 부착되어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과 기존 무역 협정을 90일 연장하고, 새로운 합의 체결을 목표로 그 기간 동안 협상을 계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뉴욕의 어게인 캐피탈 소속 존 킬더프 파트너는 이 협정 연장이 유가 선물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관세는 향후 원유 수요에 부정적이며, 이번 멕시코 협정은 문제를 미루는 조치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미 상무부가 공개한 6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3% 상승해 5월의 상향 수정된 0.2% 상승률에 이어 물가가 다시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는 수입 제품에 대한 관세가 일부 품목의 가격 상승을 유발한 결과로 분석되는데, 이로 인해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10월 이후로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버팔로바이유 커머디티 거시거래 책임자 프랭크 몽캄은 "투자자들이 (유가) 상승 랠리를 지나치게 이어가지 않도록 조심하는 모습"이라며, "OPEC과 러시아에 대한 주말까지의 불확실성, 그리고 8월 1일 미국 관세 마감 시한까지 좀 더 명확한 상황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의 5월 원유 생산량은 하루 1349만 배럴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4월보다 하루 2만 4000배럴 증가한 수치다. 또한 7월 25일로 끝나는 주간 미국 원유 재고는 7700만 배럴 증가해 4억 2670만 배럴에 달했으며, 이는 1300만 배럴 감소를 예상했던 시장 전망과 정반대였다. 재고 증가는 수출 감소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휘발유 재고는 2700만 배럴 줄어 2억 2840만 배럴이 됐으며, 이는 60만 배럴 감소를 예상한 시장 예측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일본 후지토미 증권의 애널리스트 다자와 도시타카는 "미국 재고 데이터에서 예상 밖의 원유 재고 증가가 있었지만, 휘발유 재고가 큰 폭으로 줄어든 점은 운전 성수기 수요가 강하다는 점을 시사하며, 결과적으로 유가에 대한 중립적 영향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금 가격은 관세 협상 마감 시한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로 소폭 올랐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8월물은 트로이 온스(1ozt=31.10g)당 전날보다 0.1% 하락한 3348.60달러에 마감됐고, 금 현물은 장중 한때 1% 넘게 오르다가 한국시간 기준 1일 오전 2시 54분 전날보다 0.6% 오른 3294.56달러를 기록했다.
제이너 메탈스의 부사장이자 수석 금속 전략가인 피터 그랜트는 "8월 1일 관세 마감 시한이 다가오면서 무역 불확실성이 다시 고개를 들었고, 이에 따라 안전자산 수요가 약간 되살아났다"고 분석했다.
이제 투자자들은 금요일 발표 예정인 미국 비농업 고용지표(NFP)를 통해 연준의 향후 금리 정책 방향에 대한 단서를 얻을 전망이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