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봉석 부회장·조주완 사장 등 혼다 본사 찾아
테크데이에서 베터리부터 인포테인먼트까지 소개
현대차·도요타·벤츠 이어 완성차 세일즈 박차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LG그룹이 글로벌 전장(차량용 전자·전기장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진이 일본 완성차업체 혼다 본사를 찾아 대규모 비공개 테크데이(기술설명회)를 열며 미래차 전장사업 확대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7일 재계에 따르면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COO) 부회장과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CEO, 정철동 LG디스플레이 CEO, 문혁수 LG이노텍 CEO 등 LG그룹 사장단은 전날 일본 도쿄에 도착했다. 사장단은 7~8일 혼다 본사에서 'LG 테크데이'를 열 예정이다. 올해 들어 LG그룹 사장단이 해외에서 모빌리티 전장 사업을 위해 총집결한 첫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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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사진=뉴스핌DB] |
이번 테크데이에서 LG그룹은 자사의 전장 솔루션과 핵심 기술을 집중 소개한다. 배터리, 차량용 디스플레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카메라·센서, 조명 등 미래차를 구성하는 주요 부품과 기술 역량을 한자리에 모아 선보인다. 이를 통해 LG는 미베 도시히로 혼다 CEO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과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전략적 접점을 넓힐 계획이다.
LG그룹은 전장사업을 구광모 회장이 직접 챙기는 미래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LG전자, LG이노텍, LG에너지솔루션, LG디스플레이, LG마그나, ZKW 등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전장 원팀' 체제를 구축, 각 사의 기술과 제품을 묶어 글로벌 완성차업체에 통합 솔루션 형태로 공급하는 방식을 확대하고 있다.
LG는 이미 지난해 3월 독일 진델핑겐의 메르세데스-벤츠 본사에서 첫 테크데이를 열었다. 이어 같은 해 4월 현대차 남양연구소, 9월 일본 도요타 본사에서도 테크데이를 개최하며 글로벌 완성차 고객사를 직접 찾아가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이번 혼다 방문은 이러한 '찾아가는 세일즈' 행보의 연장선으로, 일본 내 전기차·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려는 의도가 담겼다.
특히 혼다는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일본 주요 완성차업체로 꼽힌다. LG가 이번 테크데이를 통해 혼다와 협력 폭을 넓힐 경우 일본 시장 내 고객 저변을 한층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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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솔루션 [사지=LG전자] |
LG전자는 최근 초거대 AI를 기반으로 한 차량 인캐빈(In-Cabin) 솔루션을 공개하며 미래차 경쟁력에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LG전자 전장부품솔루션(VS)사업본부는 지난달 온라인 설명회에서 "운전자 표정과 시선을 실시간으로 인식해 상황에 맞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인캐빈 AI를 3~4년 내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미 여러 완성차 업체와 상용화를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며, 실제 도로에서 구현 가능한 수준까지 논의가 진척됐다.
LG전자 관계자는 "LG는 자체 초거대 언어모델까지 보유한 유일한 자동차 부품사"라며 "AI는 더 이상 돈을 벌기 위한 기술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LG의 테크데이가 고객사들의 요청으로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고 본다. 실제로 벤츠를 시작으로 현대차, 도요타를 거쳐 혼다에 이르기까지 LG 전장 원팀은 글로벌 완성차업체에 한꺼번에 전장 솔루션을 선보이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만들어왔다. 주요 계열사 사장단이 한 자리에서 고객사를 상대하다 보니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지고, 고객사 입장에서도 필요한 기술을 한 번에 비교·검토할 수 있는 장점이 크다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LG가 미래차 전장 부문을 그룹 차원에서 집중 육성하는 만큼 이번 혼다 테크데이 역시 수주 확대와 협력 관계 심화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