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D 기술이전 신약 연내 2상 결과 발표
두 파이프라인 모두 FDA 패스트트랙 지정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 시장이 본격적인 개화기에 접어들면서 국내 기업 중 개발 속도가 앞서 있는 한미약품의 임상 성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기술이전과 자체 개발이라는 '투 트랙' 전략 아래 주요 파이프라인 모두 임상 2상에 진입한 가운데, MSD에 기술이전한 후보물질의 글로벌 2상 결과가 오는 연말 발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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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의 '레즈디프라'를 MASH 치료제로 최초 승인하면서, 글로벌 빅파마들이 잇따라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MASH는 간에 지방이 쌓이고 염증과 섬유화가 진행되는 만성 간질환이다. 과거에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으로 불렸으나, 대사이상 유무를 반영한 'MASH'라는 용어로 변경되며 질환의 정의가 재정립됐다.
그동안 치료제가 없던 영역으로 미충족 수요가 높은 질환 중 하나였으나 첫 치료제 등장 이후 글로벌 빅파마들이 시장 진입을 위해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의 세마글루타이드는 지난 4월 FDA로부터 MASH 적응증에 대해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된 바 있다. 올 하반기 승인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기업들도 MASH 치료제 시장 진입을 위해 임상에 주력하고 있다. 임상 속도가 앞서 있는 한미약품은 MASH 치료제 후보물질로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와 '에피노페그듀타이드'를 개발해왔다.
자체 개발 중인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는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 2b상을 진행 중이다. 이 약물은 글루카곤(Glucagon),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위 억제 펩타이드(GIP) 등 세 가지 수용체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삼중작용 혁신 바이오 신약으로, MASH 환자의 지방간, 간 염증, 간 섬유화 등 복합 증상에 대한 치료를 목표로 한다.
지난해 말 미국 간학회에서 간 섬유화 직접 개선 가능성과 글루카곤 활성을 통한 차별화된 치료 효능을 확인한 연구 결과를 발표해 주목받은 바 있다. 반면, 현재 임상 단계에 있는 다수의 MASH 치료제 후보물질들은 간 섬유화 개선에서 뚜렷한 효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어, 한미약품의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가 미충족 수요를 충족할 혁신 치료제로 개발될 것이란 기대가 모인다.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는 2020년 FDA로부터 MASH 치료를 위한 패스트트랙 개발 의약품으로 지정됐으며, FDA와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특발성 폐섬유증(IPF), 원발 담즙성 담관염(PBC), 원발 경화성 담관염(PSC) 치료를 위한 희귀의약품으로도 지정된 바 있다.
한미약품이 지난 2020년 MSD에 기술이전한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오는 연말 글로벌 임상 2상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올 초 MSD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에피노페그듀타이드의 임상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바 있어, 2상 결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글루카곤과 GLP-1을 활성화하는 이중작용제다. 2023년에는 FDA로부터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로 패스트트랙 지정을 받았다. 앞선 글로벌 임상 2a상 결과에서는 비교군인 세마글루타이드 대비 지방간 감소 효능이 우수하다는 결과도 확보했다.
한미약품은 GLP-1 기반의 이중 및 삼중작용제 파이프라인을 모두 보유하며, 기술이전과 자체 개발을 병행하는 차별화된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에피노페그듀타이드의 글로벌 임상 2상 결과가 긍정적으로 도출돼 향후 상업화에 성공할 경우 마일스톤과 로열티 유입도 기대할 수 있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이 MSD에 기술이전한 에피노페그듀타이드의 글로벌 임상 2상에서 유효성이 확인된다면 R&D 가치 상승에 따른 기업가치 상승이 예상된다"며 "임상 2상 데이터에서 경쟁력 있는 결과를 확보하게 된다면, 글로벌 임상 3상 진입이 확정되면서 블록버스터로서의 상업화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s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