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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인문학] 실종된 전쟁문학, 질문이 사라진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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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광장', '지리산', '태백산맥' 등 전쟁문학 잇는 작품 실종
질문이 없는, 그저 소비하는 문화는 씹다 버리는 추잉검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유월은 우리에게 어떤 계절일까. 저마다 답이 다르겠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유월은 한국전쟁의 계절이 아닐까? 올해로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75주년이 됐다. 그 뜨거웠던 동족상잔의 전쟁에 동원됐던 청춘들은 이제 대부분 고인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전쟁은 지금도 여전히 휴전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금의 시대에 한국전쟁을 기억하고 반성하는 문화적 행위들이 현저히 줄었다. 어쩌면 우리가 여전히 분단국가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잊은 게 아닐까? 돌이켜보면 한국전쟁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갖게 된 건 교과서가 아니었다. 청소년 시절부터 읽었던 소설 속에서 한국전쟁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배웠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김원일 장편소설 '노을'. [사진 = 문학과지성사] 2025.06.17 oks34@newspim.com

'그의 눈에 비친 하늘은 분명 어둠을 맞는 핏빛 노을이 아니라 내일 아침을 기다리는 오색찬란한 무지갯빛이리라. 그와 마찬가지로 지금 차창 밖을 내다보고 있는 현구의 눈에 비친 아버지의 고향도 반드시 어둠을 기다리는, 그런 상처 깊은 고향이기보다는 내일 아침을 예비하는 다시 오고 싶은 고향일 수도 있으리라.' - 김원일, '노을' 일부.

경남 김해시 진영읍에 있는 소설가 김원일의 문학비에 새겨진 장편소설 '노을'의 마지막 부분이다. 이 소설은 해방 후 좌우 이데올로기의 대립으로 빚어진 남로당 폭동에 휘말린 아버지, 그 아버지로 인해 받은 어린 시절의 상처를 평생 안고 살아가는 주인공 김갑수의 이야기다. 주인공 김갑수는 중년이 되어 고향으로 돌아가서 자신의 뿌리를 확인하고, 상처를 맞대면하면서 유년의 상처를 치유한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영화 '태백산맥'. 2025.06.17 oks34@newspim.com

황순원의 장편소설 '나무들 비탈에 서다'는 소설의 제목처럼 비탈에 선 인물들의 일그러진 삶을 그린다. 작중 주인공들은 모두 일그러진 삶을 사는데, 그 근본적인 원인은 한국전쟁이다. 전쟁의 한가운데서 청춘을 보내야 했던 이들이 얼마나 파행적인 삶을 살았는지 작품을 통해 고발한다. 누구나 한 번쯤 읽어봤을 최인훈의 장편 '광장'은 어떤가? 한국 전후문학의 가장 탁월한 작품 중 하나인 '광장'은 남과 북의 이데올로기적 갈등과 대립, 한국전쟁과 조우한 인간의 고뇌, 사랑을 통한 구원과 좌절 등의 문제를 폭넓게 다룬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주인공 이명준이 남도 북도 아닌 제3국을 택해 떠나는 장면이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최인훈 소설 '광장'. [사진= 문학과지성사] 2025.06.17 oks34@newspim.com

훗날 이병주의 '지리산', 조정래의 대하장편 '태백산맥'을 읽으면서 우리는 한동안 금기어였던 빨치산의 존재를 알게 됐다. 조정래의 '태백산맥'이 없었다면 우리에게 빨치산은 여전히 동족이 아닌 폭도의 무리로 남아있을지 모른다. 문학이 우리의 편견을 바꾸는 데 얼마나 크게 기여하는지 보여준 사례가 '태백산맥'이 아니었을까?

그러나 지금 우리는 전쟁문학의 실종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우리가 남과 북으로 대치하여 살고 있는 현실을 애써 잊으려 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문학은 물론 영화나 드라마, 연극과 뮤지컬 등 어떤 장르도 불과 75년 전 우리에게 어떤 일들이 벌어졌고, 그로 인해 우리가 어떤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는지 묻는 작품이 없다. 문학의 힘, 혹은 문화의 힘은 질문하는 데서 나온다. 질문이 없는, 그저 소비하는 문화는 추잉검일 뿐이다. oks3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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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로저스 대표 위증 고발 요청"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이 해럴드 로저스 쿠팡 대표를 위증 혐의로 고발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문회 도중 "국정원이 오늘 청문회를 모니터링하던 중, 청문회를 지켜보던 국정원장이 로저스 대표를 위증죄로 고발해 달라고 과방위에 요청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며 "구체적인 위증 내용도 함께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사안은 간사에게 전달해 내일 청문회 종료 시점에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5.12.30 pangbin@newspim.com 로저스 대표는 이날 청문회에서 쿠팡이 정부 및 수사기관을 거치지 않고 정보 유출자를 접촉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저희는 피의자와 연락하는 것을 원치 않았지만 여러 차례에 걸쳐 그 기관(국가정보원)에서 피의자와 연락하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명확한 지시나 명령이 있었느냐'는 추가 질의에는 "명령이었다. 지시 명령"이라고 주장했다. '국정원 누구와 소통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현재 이름은 없지만 해당 이름을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로저스 대표는 해킹에 사용된 장비의 포렌식과 관련해서도 "정보기관이 복사본을 보유하고 있고, 원본은 경찰에 전달했다"며 "그 기관이 별도의 카피를 만들어 우리가 보관하는 것도 허락했다"고 말했다. 또 '셀프 면죄부 조사 아니냐'는 지적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한 조사"라며 "이사회도 한국 법에 따라 협력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 측은 로저스 대표의 주장과 선을 긋고 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청문회에서 "포렌식 검사와 로그 분석의 주체는 과기정통부가 주관하는 민관합동조사단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경찰청"이라며 "국정원이 지시하거나 조사를 주도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배 부총리는 "국정원은 증거물을 국내로 반입하는 과정에서 훼손이나 분실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적 지원을 한 것으로 안다"며 "이를 조사 지시나 개입으로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국정원도 별도의 입장을 내고 로저스 대표의 발언을 부인했다. 국정원은 지난 26일 공지를 통해 "쿠팡 사태와 관련해 국정원은 쿠팡 측에 어떠한 지시를 할 위치에 있지 않으며, 어떠한 지시를 한 바도 없다"고 밝혔다. 다만 "외국인에 의한 대규모 정보 유출 사태를 국가안보 위협 상황으로 인식해, 관련 정보 수집·분석을 위한 업무 협의를 진행한 바는 있다"고 설명했다. mkyo@newspim.com 2025-12-3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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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훈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하는 일이며 실체파악 잘 못했다"라며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5.12.30 yym58@newspim.com   2025-12-3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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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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