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 화웨이(華爲)가 자체 개발한 CPU(중앙처리장치) 실물이 공개되며 중국 내에서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화웨이는 지난 6일 자체 개발한 노트북인 '메이트북 폴드'를 판매하기 시작했다.메이트북 폴드는 화웨이가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CPU를 장착했고, 자체 OS(운영체제)인 '하모니OS'를 기반으로 구동된다.
중국내 한 IT 전문 블로거가 이 제품을 구매해 해체했으며, 노트북 내에 장착된 반도체들을 분석한 결과가 공개되면서 중국 SNS상에서 이슈로 떠올랐다.
메이트북 폴드에 장착된 CPU에는 Hi9600이라는 코드명이 기재돼 있다. 'Hi'는 화웨이의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업체) 자회사인 하이실리콘(하이쓰, 海思)을 뜻하며, 9600은 코드명이다.
블로거는 Hi9600은 화웨이가 개발한 반도체 시리즈 중 하나인 기린 X90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기린 X90은 하이실리콘이 설계했고,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외주 제작) 업체인 SMIC(중신궈지, 中芯國際)가 5나노(nm) 공법으로 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CPU에는 또한 '2035CN'이라는 문구도 기재돼 있다. '2035CN'은 화웨이의 스마트폰용 반도체인 기린9020, 기린9000, 기린9010 칩에도 적어져 있다.
'2035CN'이 무슨 의미인지에 대해 화웨이가 직접 설명한 적은 없다. 다만 CN은 중국을 뜻하며 2035는 2020년 35번째 주를 뜻한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미국은 2020년 5월15일에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제재안을 발표했다. 이후 2020년의 35번째 주 첫날인 9월15일에 제재안이 발효됐다. 이 날부터 화웨이는 TSMC의 파운드리 서비스 이용이 금지됐고, 퀄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으로부터 반도체 구매도 금지당했다.
화웨이의 반도체 사업부가 반도체 자체개발의 의지를 다지기 위해 자체 제작한 반도체마다 '2035CN'이라는 표식을 기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메이드북 폴드에는 CPU 외에도 하이실리콘이 제작한 와이파이칩, 블루투스칩, 스타플래시칩, 전원관리칩이 사용됐다.
한편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 창업자는 10일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화웨이의 반도체 분야에서의 성과를 과장하고 있다"며 "화웨이는 아직 그리 대단하지 않으며, 더욱 열심히 해야 그들의 평가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런정페이 창업자는 "화웨이의 반도체는 여전히 미국에 비해 한 세대 뒤처져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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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의 노트북인 메이트북 폴드 내부의 CPU 사진 [사진=중국 콰이커지 캡처] |
ys174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