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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살 집도 부족한데" 외국인 부동산 '싹쓸이', 규제 필요성 도마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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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4월 중국인의 국내 부동산 매입 2791건… 경기도에 몰려
120억원에 달하는 고급주택 대출 없이 매입하기도
일부 지역에 한해 외국인 토지거래 제한해야 한단 법안 발의
전문가 "상호주의 원칙에 유의해야"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늘면서 부동산을 매입하는 비중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과 미국 자산가들이 주택시장의 큰손으로 자리하면서 자칫 투기 시장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외국인 토지거래 허가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현실적으로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전국 외국인 집합건물 소유권 이전(매매) 등기 건수. [그래픽=김아랑 미술기자]

◆ 한국 부동산 쇼핑 나선 중국인 '큰손'… 4월에만 1200여건 매매

5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4월 외국인이 신청한 집합건물 소유권 이전(매매) 등기는 4169건을 기록했다. 1월 833건에서 2월 1011건, 3월 1087건으로 늘더니 4월에는 1238건을 찍었다. 

국적별로는 중국인이 66.9%(2791건)로 가장 많았다. 이들이 전국에서 집합건물을 가장 많이 사들인 곳은 경기도로, 전체 외국인 매수(1863건)의 76.8%(1431건)로 집계됐다.

그다음으로는 미국인(519건)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비교적 고가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부동산을 58건 매입했으며, 이 중 서초구가 24건으로 40% 이상을 차지했다. 

외국인의 국내 주택 보유 비중은 점점 커지고 있다. 2022년 8만3052가구에서 지난해 10만216가구로 2년 동안 21% 뛰었다. 이 중 절반 이상이 외국 국적을 갖고 한국에서 경제 활동을 하는 이들로 추정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에 토지를 보유한 순수 외국인은 10.5%에 그쳤고 55.7%는 교포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여러 채를 보유하거나 50억원 이상의 고가 주택을 사들이는 외국인도 적지 않다. 올 1~4월 기준 5가구 이상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다주택자는 461명이었다. 3월에는 한 중국인이 전액 현금으로 서울 성북구 단독주택을 119억7000만원에 구입했다. 같은 달 서울 서초구 반포자이 전용 244㎡를 40대 우즈베키스탄인이 74억원(26층)에 매입, 소유권이전등기를 완료하며 신고가를 썼다. 

보유한 집을 전세 놓거나 월세를 받는 외국인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서울 내 임대차 거래 중 외국인이 임대인인 계약은 7966건으로 전년(4627건) 대비 72% 증가했다. 경기(5118건)와 인천(1322건)을 합하면 수도권에서만 1만3084건의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전국 전체 임대차 거래 건수(약156만건)의 약 1%에 달했다.

외국인 임대인 수가 급증하면서 임대차 계약을 둘러싼 사고도 빈번하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충북 제천시단양군)이 국토교통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로(HUG)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외국인 집주인 전세보증사고는 총 52건 발생했다. 사고금액은 약 123억4000만원이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인 약 64억원은 HUG가 임차인에게 대위변제했으며 나머지는 임대인 직접 반환, 소송, 경매 등 법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2021년 3건(5억원)뿐이던 보증사고는 지난해 1~8월 23건(61억4000만원)으로 확대됐다.

HUG 관계자는 "내국인과 달리 외국인은 전세사기행각을 벌인 후 본국이나 타국으로 도주하는 등 행적을 감출 우려가 크다"며 "이 경우 대위변제금 회수를 위한 채권 추심이 쉽지 않으며 수사기관 등의 수사도 어렵다"고 말했다.

◆ 외국인 대상 '토허제' 수면 위로…개정안 통과 여부 불투명

현재 외국인이 국내 부동산을 사고파는 데에는 별도의 규제가 없다.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를 받아야 거래가 가능한 토지거래허가구역이나 군사시설보호구역, 문화재보호구역 등 특수 구역 내 토지를 빼면 내국인과 똑같이 신고만으로 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다.

그렇다 보니 외국인 집주인으로 비롯되는 문제를 해결할 방법도 마땅치 않다. 이들은 한국 대출 규제를 적용받지 않아 자금 마련이 비교적 쉽고, 다주택자 중과세도 회피할 수 있다. 외국인이 국내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다면 같은 수준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나 LTV(담보인정비율)를 적용받겠지만, 해외에서 빌려오는 돈까지 일일이 확인하긴 어려워서다. 

지난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을 대상으로 외국인 토지거래허가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부동산거래신고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고 의원은 "국민들은 각종 대출 규제로 내 집 마련이 어려웠지만, 외국인은 자국 금융기관에서 대규모 대출을 받아 한국 부동산을 쉽게 취득하고 있다"며 "정부도 이에 대응하는 제한 조치를 조속히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발의 이유를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 국회에도 비슷한 법안이 국토위 법안심사소위원회까지 올라왔으나 반대 의견이 다수 있어 계류됐다"며 "이번 법안은 아직 국토부까지 넘어오지 않아 차후 천천히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이러한 법 개정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상호주의란 외국인의 권리를 그의 본국이 한국 국민에게 인정하는 것과 같은 정도로 인정하는 것을 뜻한다. 헌법에도 명시돼 있고 부동산거래신곡법 또한 이를 따른다. 그럼에도 외국인의 부동산 취득에 대해 일률적으로 허가제를 도입한다면 상호주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다.

김예성 서울대 도시계획학 박사는 "비거주 외국인의 투기성 주거용 부동산 취득을 규제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건 사실이지만, 규제 정도가 헌법상 과잉금지의 원칙을 벗어나선 안된다"고 우려했다.

제21대 국회에서 외국인 부동산 거래에 취득세와 양도소득세를 중과하는 내용의 '지방세법'과 '소득세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결국 시행되지 못한 것도 같은 측면에서의 비판이 거셌기 때문이다. 상호주의뿐 아니라 국적에 따른 소득세 등의 차별적 적용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모델조세협약 등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사항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국인 부동산 거래 규제 방안을 만들기 전에 통계부터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허가 대상자를 특정하려면 세금 납부나 대출 여부, 거주지, 특정 기간 토지거래 횟수 등 정보를 알아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기에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남정 LH 토지주택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지금보다 더 다양하고 정확한 부동산 거래정보 구축이 우선적으로 필요하고, 이를 위한 제도적 환경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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